"40년 터줏대감도 떠나" 장안평 중고차시장 쇠퇴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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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거래 증가에 감염병 사태 겹쳐 3월 대목 '썰렁' "원래 3월은 대학생이나 사회 초년생 고객이 많아 중고차시장이 대목인데, 보다시피 오늘도 손님이 없어요. 온통 업자들만 길목에 나와서….
봄기운이 완연한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매매센터는 주말인데도 썰렁했다.
은 주차장에 차들이 빽빽이 주차돼 있었지만, 손님은 눈에 띄지 않고 업자 서너 명만이 시장 입구에서 쌩하니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호객행위를 할 뿐이었다.
색 바랜 매장 간판과 군데군데 마감재가 떨어져 나간 건물들은 시장의 오랜 역사와 함께 쇠락하는 현재를 보여 주는 듯했다. 국내 첫 중고차 시장인 장안평센터는 한때 아시아 최대 규모로 꼽히며 '서울 미래유산'으로도 선정됐다.
하지만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손님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자 업자 80%가량이 장안평을 떠났다고 상인들은 13일 전했다. 35년째 중고차 영업을 하는 이모(69)씨는 "작년 한 해는 정말 죽을 맛이었다"며 "내가 일하는 구역에서만 400명이 장사를 접었고, 4개 구역을 다 합하면 2천400명 중 1천900명 정도가 떠났다"고 했다.
이씨는 "40년씩 (중고차) 장사를 한 사람들이 일을 그만두고 일용직이나 택시기사 등으로 일하고 있다"며 "나도 배운 게 이거라 여기 나와 있는 거지, 별 기대는 안 한다"고 말했다.
20대에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박모(60)씨도 "90년대만 해도 중고차를 거래하려면 다들 장안평시장으로 모여들었지만 이제 다 옛말"이라며 "직접 와서 중고차를 사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장안평센터는 1979년 문을 열었다.
당시 서울 곳곳의 중고차 매매·정비업체들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한때는 하루 유동 인구가 2만명에 달하고 연간 거래량도 1만대가 넘는 자동차 유통의 '메카'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온라인 거래가 늘고, 대기업이 중고차 사업에 속속 뛰어들면서 차츰 침체에 빠져들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직접 오는 고객이 하루 1∼2명밖에 안 된다는 게 상인들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자는 "예전엔 욕도 많이 먹었지만 여기 사람들은 다 양심적으로 장사하려고 하는데, 못 배우고 나이 들다 보니 인터넷 거래가 어렵다"며 "젊은 딜러들이 우리에게서 산 중고차를 인터넷 손님에게 되파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상인 박씨는 "종일 서 있으면 손님을 한두 명 겨우 받을 수 있다"며 "그럼 업자들끼리 협의해서 매물을 추천하고 소개해주는 식으로 운영한다"고 했다.
서울시에서도 이 일대를 도시재생사업 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재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 큰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이씨는 "이제 업자도 손님도 다 나이 많은 사람들뿐"이라며 "더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
봄기운이 완연한 서울 성동구 장안평 중고차매매센터는 주말인데도 썰렁했다.
은 주차장에 차들이 빽빽이 주차돼 있었지만, 손님은 눈에 띄지 않고 업자 서너 명만이 시장 입구에서 쌩하니 지나가는 차량을 향해 호객행위를 할 뿐이었다.
색 바랜 매장 간판과 군데군데 마감재가 떨어져 나간 건물들은 시장의 오랜 역사와 함께 쇠락하는 현재를 보여 주는 듯했다. 국내 첫 중고차 시장인 장안평센터는 한때 아시아 최대 규모로 꼽히며 '서울 미래유산'으로도 선정됐다.
하지만 지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가뜩이나 온라인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손님이 줄어든 데다 코로나19까지 겹치자 업자 80%가량이 장안평을 떠났다고 상인들은 13일 전했다. 35년째 중고차 영업을 하는 이모(69)씨는 "작년 한 해는 정말 죽을 맛이었다"며 "내가 일하는 구역에서만 400명이 장사를 접었고, 4개 구역을 다 합하면 2천400명 중 1천900명 정도가 떠났다"고 했다.
이씨는 "40년씩 (중고차) 장사를 한 사람들이 일을 그만두고 일용직이나 택시기사 등으로 일하고 있다"며 "나도 배운 게 이거라 여기 나와 있는 거지, 별 기대는 안 한다"고 말했다.
20대에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었다는 박모(60)씨도 "90년대만 해도 중고차를 거래하려면 다들 장안평시장으로 모여들었지만 이제 다 옛말"이라며 "직접 와서 중고차를 사겠다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했다. 장안평센터는 1979년 문을 열었다.
당시 서울 곳곳의 중고차 매매·정비업체들이 모이면서 자연스럽게 조성됐다.
한때는 하루 유동 인구가 2만명에 달하고 연간 거래량도 1만대가 넘는 자동차 유통의 '메카'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온라인 거래가 늘고, 대기업이 중고차 사업에 속속 뛰어들면서 차츰 침체에 빠져들었다.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직접 오는 고객이 하루 1∼2명밖에 안 된다는 게 상인들 얘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자는 "예전엔 욕도 많이 먹었지만 여기 사람들은 다 양심적으로 장사하려고 하는데, 못 배우고 나이 들다 보니 인터넷 거래가 어렵다"며 "젊은 딜러들이 우리에게서 산 중고차를 인터넷 손님에게 되파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상인 박씨는 "종일 서 있으면 손님을 한두 명 겨우 받을 수 있다"며 "그럼 업자들끼리 협의해서 매물을 추천하고 소개해주는 식으로 운영한다"고 했다.
서울시에서도 이 일대를 도시재생사업 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재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아직 큰 진척은 없는 상황이다. 이씨는 "이제 업자도 손님도 다 나이 많은 사람들뿐"이라며 "더는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