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회담에서 양국은 입장차를 극복하지 못할 것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4일 보도했다. 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 고위급회담에서 외교적 성과를 낼 가능성은 희박하며 공동성명조차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측은 이번 회담을 '고위급 전략 대화'로 설정했지만, 미국 측이 이미 이를 일축했고 향후 양국 간 후속 대화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10일 하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번 회담에 대해 "전략적 대화가 아닐뿐더러, 현시점에선 일련의 후속 대화를 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 전문가는 SCMP에 "중국 입장에서는 양국 간 후속 대화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신호를 보여줄 공동성명 발표가 이상적인 시나리오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중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추가 대화는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는데, 중국이 홍콩, 신장과 관련한 문제에서 양보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하이 푸단(復旦)대 중국외교센터의 런샤오(任曉) 교수도 "양국이 특정 이슈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양국이 상호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직접 대화에 나서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양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향후 논의해야 할 이슈가 많기 때문에 앞으로 4년간 점진적으로 이를 다룰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팡중잉(龐中英) 중국해양대학 교수는 미중 고위급회담에 앞서 지난 12일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 정상회의가 열렸고, 미국 블링컨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이 내주 한국과 일본 순방에 나서는 점에 주목했다.
팡 교수는 이는 미국이 중국을 향해 사방이 포위됐음을 경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양국이 어떤 결과를 내지 못하더라고 이번 만남은 시작의 의미가 있다"며 "어찌 됐든 양국 정상은 언젠가는 만나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중은 아직 실제 협상을 시작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만남은 예비 협상의 의미이며 특별한 기대를 걸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