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연의 삶도 조명받아 마땅하다
입력
수정
지면A34
소설 이후 이야기 '두 번째 엔딩'
이런 궁금증을 해소해주는 책이 등장했다. 창비가 최근 출간한 《두 번째 엔딩》이다. 김려령, 배미주, 이현, 김중미, 손원평, 구병모, 이희영, 백온유 등 소설가 8명이 각자 썼던 소설의 결말 이후를 풀어낸 독특한 소설집이다.
손원평 작가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의 성장 이야기로 40만 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 《아몬드》를 ‘상자 속의 남자’에서 또 다른 시선으로 풀어냈다. 《아몬드》에서 벌어진 그날의 끔찍한 사건을 다른 관점에서 접한 청년의 이야기다. 윤재의 눈으로 세상을 본 전작과 달리 주변인의 시선으로 윤재를 바라본다.
원작 소설을 보지 않았더라도 흥미롭게 읽힐 만큼 각 소설은 독립적이며 완성도를 갖췄다. 전작의 조연들이 새로운 삶의 주인으로서 새로운 세계를 열어 보인다. 이를 통해 모든 삶은 조명받아 마땅한 가치가 있음을 시사한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