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고형 이상을 받은 의료인의 면허를 취소하는 법안이 국회 본회의에 오르지 못한 가운데 지난 5년간 의사 면허 재교부율이 91.6%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의 의사가 면허 취소 처분을 받고도 재교부 신청을 하면 다시 활동할 수 있는 것이다.
14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실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6∼2020년 의사 면허 재교부 신청 96건 중 88건이 인용됐다.
이 중에서는 마약중독자 의사의 면허 재교부 사례도 있다. 이 의사는 2014년 3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지만, 3년만인 2017년 4월 재교부받았다.
의료법 제8조에 따르면 마약·대마·향정신성의약품 중독자는 의료인이 될 수 없다.
복지부는 전문의 진단서와 소견서를 통해 마약중독이 해소된 것을 확인하고 해당 의사에게 면허를 다시 부여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복지부 장관은 면허가 취소된 자라도 취소의 원인이 된 사유가 없어지거나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이 뚜렷이 보인다고 인정되면 면허를 재교부할 수 있다.
의사들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거부'라는 카드까지 꺼내 들며 반대하고 나선 '중대범죄 의료인 면허취소' 법안도 의료인의 면허를 영구히 취소하는 내용은 아니다.
법안에 따르면 금고 이상의 실형을 받은 경우 형 집행 종료 후 5년, 집행유예는 기간 만료 후 2년까지 면허 재교부가 금지된다. 이 기간이 지나면 지금과 마찬가지로 면허 재교부가 가능하다.
게다가 의료행위 도중 일어난 업무상 과실은 면허 취소 대상이 아니다.
이 법은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와 한의사 등 모든 보건의료인에 적용된다.
이 법안은 여야 의원들의 합의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했으나, 지난달 26일 의료계 압력과 야당의 반대 등으로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