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현대서울' 두번째 확진자 나왔다…"셧다운" vs "피로감 못 참아"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이 문을 열었다. 전체 영업면적이 8만9천100㎡(약 2만7000평)로 서울에 있는 백화점 중 최대 규모다. 개점 첫 날 방문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뉴스1
서울 시내 최대 백화점으로 지난달 26일 문을 연 여의도 '더현대서울'에서 두 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확진자는 2층 매장에 근무하는 직원으로, 곧바로 자가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일 년 가까이 억눌린 소비 심리가 '보복 소비'로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 유통매장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재확산 경계령'이 떨어진 모습이다.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현대서울 2층의 T 패션브랜드 근무자 중 1명이 지난 8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전날 몸에 이상 증세를 느껴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은 뒤 2주 간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함께 일하던 다른 직원들은 검사 결과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역시 자가 격리 중이다. 해당 매장은 브랜드 본사에서 파견한 대체 인력으로 운영되는 상태다.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는 삼성물산 측은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에게는 확진자 발생 알림 문자가 간 상태"라고 설명했다. 더현대서울 관계자는 "내부 직원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방역 당국과 협의 후에 영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더현대서울은 앞서 지난달 28일 첫번째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바 있다. 3층에 입주한 B 패션브랜드 매장의 근무 직원으로, 확진 통보를 받은 뒤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같이 일했던 직원들은 음성 판정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확진자가 발생했음에도 점포를 일괄 '셧다운'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초기에 백화점·마트들이 전체 폐쇄 조치를 내린 것과 비교해 지금의 대책은 안일하지 않냐"는 지적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인한 피로감이 크고, 업계가 큰 타격을 입은 상태에서 "확진자가 나왔다고 코로나19 확산 초창기와 똑같이 무조건 점포 전체를 폐쇄하라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반박도 나온다.실제로 코로나19 백신 보급에 대한 기대감과 봄 날씨로 기온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보복 소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 년 가까이 억눌린 소비 심리가 폭발한 것이다.

더현대서울은 개장 후 첫 6일 동안 매출액이 약 370억원에 달했다. 휴일 하루에만 100억원 매출을 올렸다. 다른 백화점들도 급격히 매출이 뛰고 있다. 이달 들어 첫 주말에 해당하는 5~7일 현대백화점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약 109%,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도 같은 기간 비슷하게 두 배 가량 늘었다.

여기에 지난 14일 종료 예정이던 '사회적 거리두기'(수도권 2단계·비수도권 1.5단계) 조치가 2주 연장되는 등 거리두기 조치가 이어지자 "더 이상은 못 참겠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는 분석이다.방역당국 및 지방자치단체 등도 곤란함을 겪고 있다는 입장이다. 더현대서울이 위치한 여의도의 코로나19 방역을 담당하는 영등포구청 관계자는 "'에스컬레이터 탑승 때 다른 사람과 세 칸 이상 거리두기' 등 권고 사항을 현장에서 지도하고 있다"면서도 "구청 직원들이 방역 수칙을 상시 점검 중이고, 유통업계 관계자들도 점포에 대거 투입됐지만 인파가 넘치는 상황을 통제하기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