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 어린 女당원에 "예쁘다 술 마시자"…'스토킹' 정의당 간부 제명

서울 여의도 정의당 당사. 사진=연합뉴스
같은 당 여성 당원을 스토킹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정의당 전남도당 순천시위원회 간부 A씨(33)가 당으로부터 제명처분을 받았다.

정의당 전남도당은 15일 낸 결정문에서 도당 순천시위원회 소속 간부 A씨를 제명했다고 밝혔다. 정의당은 지난 13일 도당 당기위원회를 열고 A씨에 대한 징계 수위를 논의해 이날 이같이 결정했다.앞서 당대회 대의원 등을 맡았던 간부 A씨가 지난 2019년 10월부터 3개월간 신입 여성 당원 B씨(23)를 상습적으로 스토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예쁘다 ', '한 여배우와 닮았다', '만나고 싶다', '친한 오빠 동생 사이로 지내자' 등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단체 대화방에서 'B씨와 술을 마시고 싶다', '공연을 보러 가자' 등의 말을 했다.

또 '내 어깨에 기대라', '당신은 내게 설레는 봄이다', '당신만 있으면 된다'는 내용의 시를 보내고 늦은 시각 B씨 SNS에 접속해 모든 게시글에 '좋아요'를 눌러 알림이 뜨게 했다.A씨는 "당신의 직장 상사를 알고 있다"며 "직장에 찾아가겠다"고 B씨를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A씨의 스토킹이 시작된 지난 2019년 10월부터 정신과 상담을 받았으며 최근에는 극단 선택을 시도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B씨는 2년 만인 지난달 16일 피해 사실을 당에 알리기로 결정하고 당기위원회에 제소장을 제출했다.정의당은 결정문에서 "B씨의 주장에 일관성이 있고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으며 A씨도 이를 인정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스토킹 의도는 없었다고 소명했지만, B씨의 고통의 정도가 치유 불가능한 상황으로 A씨의 행위는 성폭력(스토킹)"이라고 판단했다.

또 "A씨가 당을 대변하는 모범을 보여야 하는 직책을 수행하며 책임 의식과 윤리의식이 엄중해야 하는데도 위와 같은 행위로 당의 강령 정신을 훼손하고 신뢰감에 깊은 상처를 줬다"고 지적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