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인프라딜'…금리 상승세 부추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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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의 관심이 인프라딜에 쏠리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1조9000억 달러 규모의 재정 부양책에 이어 추진중인 인프라 투자법이 추가 경기 회복을 부를 지, 아니면 물가와 금리 상승을 가속화할 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3조 달러가 넘는 초대형 인프라딜이 별다른 증세 방안없이 통과될 경우 미 국채 공급량이 대폭 확대될 수 있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부터 인프라 투자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고속도로, 교량, 상하수도 등 낙후한 인프라의 현대화와 함께 고용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인프라 투자 법안을 주도하는 피터 드파지오 하원 교통·인프라위원장(민주)는 올 봄 하원, 오는 5월 말까지 상원에서 각각 인프라 법안이 처리되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격적 돈 풀기’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워 금리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규모와 재원이다. 모건스탠리는 전체 규모와 재원 조달 방법에 따라 인프라딜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긍정에서 부정까지 다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먼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부양안의 크기에 나온다. 향후 미국 경제에 추가 수요가 얼마나 발생할 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인프라 지출 법안은 최소 1조5000억 달러에서 시작해 일부 제안에선 3조 달러를 넘기도 한다. 골드만삭스는 인프라 부양법안이 최소 2조 달러에서 최대 4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안이 인프라 투자를 넘어 헬스케어나 교육 투자 등까지 포함할 경우, 4조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인프라딜은 최근 통과된 재정부양책과 달리 즉각적 경제 부양 효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모건스탠리는 인프라딜이 통과되어도 향후 5~10년에 걸쳐 집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인프라딜이 통과되면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기존 연 6.9%에서 연 7.0%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인프라딜의 경우 수년에 걸쳐 분산되어 집행되며, 일부 사업은 아예 집행되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2021년이나 2022년에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 뿐 아니라 더 큰 관심은 재원 조달에 쏠린다. 인프라 투자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은 증세와 차입 두 가지다. 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청정에너지 등 인프라 투자 재원 마련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지저스 공공정책 애널리스트는 "인프라딜 규모 뿐 아니라 재원 조달 방법은 향후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이 얼마나 증가할 지, 국채 수익률이 얼마나 더 올라갈 지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세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부유세부터 법인세, 자본소득 등에 대한 세율 인상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증세 폭이 클수록 미 국채 공급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세는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증세로 5000억~6000억 달러를 초과해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상원 내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온건파는 과격한 규모의 증세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현재 상원내 의석 분포가 민주 50대 공화 50이어서 재원 마련 증세안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모든 민주당 의원의 지지가 필요하다.마이클 지저스 애널리스트는 "민주당이 재정 적자 우려에도 불구하고 1조9000억 달러 부양책을 밀어부쳐 원안대로 통과시킨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재정 적자를 통해 3조 달러가 넘는 인프라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 위원인 제라드 번스타인에 따르면 이들은 차입 규모를 늘리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채 발행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골드만삭스도 재원의 일부는 법인세와 자본소득세 인상을 통해 조달되겠지만 일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증세 규모가 1조달러가 넘는 증세안은 미 의회를 통과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하원 세입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케빈 브래디 의원은 "팬데믹에서 나와 경제를 재건하려는 시점에서 경제에 투자하려는 고용주에게 세금을 올리거나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세금인상은 최악"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는 이달 초부터 인프라 투자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고속도로, 교량, 상하수도 등 낙후한 인프라의 현대화와 함께 고용 확대를 염두에 둔 포석이다.인프라 투자 법안을 주도하는 피터 드파지오 하원 교통·인프라위원장(민주)는 올 봄 하원, 오는 5월 말까지 상원에서 각각 인프라 법안이 처리되길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공격적 돈 풀기’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워 금리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규모와 재원이다. 모건스탠리는 전체 규모와 재원 조달 방법에 따라 인프라딜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긍정에서 부정까지 다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먼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부양안의 크기에 나온다. 향후 미국 경제에 추가 수요가 얼마나 발생할 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인프라 지출 법안은 최소 1조5000억 달러에서 시작해 일부 제안에선 3조 달러를 넘기도 한다. 골드만삭스는 인프라 부양법안이 최소 2조 달러에서 최대 4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안이 인프라 투자를 넘어 헬스케어나 교육 투자 등까지 포함할 경우, 4조 달러를 넘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다만 인프라딜은 최근 통과된 재정부양책과 달리 즉각적 경제 부양 효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모건스탠리는 인프라딜이 통과되어도 향후 5~10년에 걸쳐 집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인프라딜이 통과되면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기존 연 6.9%에서 연 7.0%로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인프라딜의 경우 수년에 걸쳐 분산되어 집행되며, 일부 사업은 아예 집행되지 못할 수도 있어서다. 골드만삭스는 2021년이나 2022년에 경제에 미칠 영향은 적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규모 뿐 아니라 더 큰 관심은 재원 조달에 쏠린다. 인프라 투자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은 증세와 차입 두 가지다. WSJ은 바이든 행정부가 청정에너지 등 인프라 투자 재원 마련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모건스탠리의 마이클 지저스 공공정책 애널리스트는 "인프라딜 규모 뿐 아니라 재원 조달 방법은 향후 미 재무부의 국채 발행이 얼마나 증가할 지, 국채 수익률이 얼마나 더 올라갈 지 파악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증세와 관련,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부유세부터 법인세, 자본소득 등에 대한 세율 인상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증세 폭이 클수록 미 국채 공급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금리 상승세는 약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증세로 5000억~6000억 달러를 초과해 조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상원 내 민주당 의원들 가운데 온건파는 과격한 규모의 증세에 반대하고 있어서다. 현재 상원내 의석 분포가 민주 50대 공화 50이어서 재원 마련 증세안이 의회를 통과하려면 모든 민주당 의원의 지지가 필요하다.마이클 지저스 애널리스트는 "민주당이 재정 적자 우려에도 불구하고 1조9000억 달러 부양책을 밀어부쳐 원안대로 통과시킨 것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재정 적자를 통해 3조 달러가 넘는 인프라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실제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 위원인 제라드 번스타인에 따르면 이들은 차입 규모를 늘리는 것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국채 발행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뜻이다.
골드만삭스도 재원의 일부는 법인세와 자본소득세 인상을 통해 조달되겠지만 일부에 그칠 것으로 봤다. 증세 규모가 1조달러가 넘는 증세안은 미 의회를 통과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분석하기 때문이다.
하원 세입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케빈 브래디 의원은 "팬데믹에서 나와 경제를 재건하려는 시점에서 경제에 투자하려는 고용주에게 세금을 올리거나 경제성장을 둔화시키는 세금인상은 최악"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