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폭행해 실명"…대구신문, 1년간 청와대 출입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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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현직 청와대 출입기자에게 맞아 오른쪽 눈 실명"자신의 아버지가 현직 청와대 출입기자에게 맞아 오른쪽 눈이 실명됐다며 가해자를 엄벌해달라는 내용의 청와대 청원이 올라온 가운데, 청와대가 이 사건의 가해자인 출입기자 A씨와 소속사 대구신문에 출입 등록 취소 처분을 내렸다.
청와대, 해당 기자와 소속사 대구신문 1년간 출입 등록 금지
15일 청와대는 A씨와 대구신문을 1년간 출입 등록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출입기자단 전체의 품위를 손상할 경우 등록을 취소할 수 있다는 운영 규정을 적용했다.A씨의 폭행 혐의는 지난 12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을 통해 알려지며 사회적 공분을 샀다.
피해자 아들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버지께서 일방적인 폭행을 당해 오른쪽 눈이 실명돼 장애인이 됐습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게시했다.
청원인에 따르면 A씨는 피해자의 아내가 운영하는 가게에 종종 지인들과 술을 마시러 와 술값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기를 반복했다. 그러자 피해자가 A씨에게 "앞으로 가게에 오지 말라"고 말했고, A씨는 그대로 폭력을 휘둘렀다.청원인은 "앞으로 가게에 오지 말라는 말에 A씨는 아버지에게 시비를 걸며 밖에서 대화하자고 했다. 같이 밖으로 나가자 아버지는 주차장에서 다짜고짜 무자비하게 일방적인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아버지께서 쓰러져 있는 와중에도 주먹으로 여러 차례 가격했다"며 당시 CCTV 영상을 공개했다.
나아가 "일방적인 폭행으로 머리 골절과 오른쪽 눈이 실명되어 아버지가 고통으로 살고 계신다"며 "수개월이 지날 때까지 병원 치료비와 잘못됐다는 사과 한번 없는 가해자의 엄중 처벌을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한편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XX신문 최XX기자 아내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자신을 가해자 아내라고 밝힌 글쓴이 B씨는 "피해에 대해서 진심으로 죄스러운 마음이며 피해자의 피해 회복을 위해 거주하고 있는 집을 매물로 내어 놓은 상태다"면서도 "그러나 술값 때문에 말다툼을 하다가 싸움을 하였다는 부분은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B씨는 "피해자와 남편은 알고 지낸 지 17년이 됐다. (사건이 발생한)지난해 5월30일은 코로나19 때문에 대구에 자주 못 온 남편이 동네에 있는 피해자의 주점 개업을 축하하던 날이었다"며 "피해자가 먼저 남편이 앉아있는 자리로 와서 이유도 말하지 않고 '1대1로 싸우자'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재판 과정에서 동네 지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피해자가 평소에도 동네 사람들과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남편에게 '너하고 싸우면 이길 수 있다. 네가 얼마큼 세냐'고 자주 말했다"며 "(사건 당시에도 남편은) 거절을 하였지만 (피해자가) 계속해서 민형사상 책임을 서로 묻지 않기로 하고 싸우자고 하여 주차장으로 나가 싸우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B씨는 "눈 실명은 너무나 죄송하다. 남편은 싸움을 뿌리치지 못한 자신을 원망하며 뉘우치고 있다"면서도 "남편의 입장과 사실 확인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남편이 술값을 제대로 안내는 파렴치한처럼 묘사한 일부 언론의 섣부른 행동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