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고객 강조한 정의선 " 가장 두려운 건 무관심"

"고객을 위해서라면 자존심도 버리겠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6일 열린 타운홀미팅에서 할아버지인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얘기를 꺼냈다.

그는 “창업주께서 돌아가신 지 20주기인데, 돌이켜보면 그분이 사업을 계속 키울 수 있던 것은 신용 덕분”이라며 “정몽구 명예회장께서도 계속 품질을 강조했는데, 그것도 결국 신용”이라고 강조했다. 신용 측면에선 경쟁 기업인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배워야 한다는 발언도 했다. 그는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며 “우리가 기본을 갖춰 놓으면 후대에 이 회사를 이끌 인재들이 더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정 회장은 그러면서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도 소개했다. 그는 “드러커 교수의 책에 ‘유능한 임원은 고객의 관점에서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정확한 지적”이라고 동의했다. 실패한 기업의 임원은 고객이 아닌, 자신에게 이익이 되는 결정을 한다는 얘기다. 정 회장은 “고객 중심적인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각 사 대표 역시 그렇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정 회장은 자신부터 자존심을 버리겠다고도 했다. 그는 “현장 얘기를 들어보면 굉장히 죄책감을 느낀다”며 “현장에서 고객을 위해 잘하려는 직원들은 뭐든 돕겠다. 이런 부분에선 자존심도 없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이 이날 직원들에게 강조한 세 단어는 품질, 안전, 고객이다. 그는 “품질, 안전, 고객이 가장 기본이고, 기본을 잘할 때 다른 것을 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본에 충실하지 못하면서 다른 것을 좇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는 시각이다.정 회장은 품질 문제와 관련, ‘악성 루머에 대응이 필요하지 않냐’는 질문에 “도움이 되는 지적은 받아들여야 한다. 좋은 품질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면 루머는 자연스럽게 잦아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지적해주는 분들에게 감사해야 한다”며 “제일 두려운 것은 무관심”이라고 덧붙였다.

품질 개선 방안에 대해선 “일단 저부터 잘해야 한다”며 “현장에서 고생하는 직원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품질 이슈가 불거지면 책임 소재를 가리기보다 모두가 자기 문제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당부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