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앱스토어서 사라진 알리바바 브라우저…"'마윈 길들이기'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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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전자상거래기업 알리바바의 인터넷 브라우저가 중국 내 여러 앱스토어에서 삭제됐다고 CNBC가 보도했다. 최근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에 연일 압박을 하고 있는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CNBC는 화웨이와 샤오미 스마트폰 이용자 여럿을 인용해 화웨이와 샤오미가 운영하는 앱스토어 등에서 알리바바의 UC브라우저가 삭제됐거나 다운로드가 막혔다고 보도했다. 반면 삼성·애플 앱스토어에선 UC브라우저를 기존처럼 검색해 다운받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BC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내 대형 기술기업에 대한 고강도 압박을 시사한 이후 알리바바 앱이 앱스토어에서 내려갔다"고 지적했다.
시 주석은 지난 15일 중국 공산당 중앙재경위원회 회의에서 "플랫폼 경제는 중대한 시기를 맞았다"며 "장기적 시각에서 모순과 문제를 해결해 건강한 발전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플랫폼 기업의 성장은 표준적이지 않으며, 위험도 여럿 있다"고도 했다.
CNBC에 따르면 앞서 중국 국영 CCTV는 "UC브라우저가 사설 병원에 검색 결과 우선권을 주는 등 부적절한 온라인 의료광고로 돈을 벌고 있다"고 비판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조치가 중국 당국의 '알리바바 길들이기'의 일환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작년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가 중국 정부의 시장 규제 정책을 공개적으로 비판하자 알리바바와 관련기업에 전방위 압박을 가하고 있다. 작년 11월엔 알리바바의 핀테크 자회사인 앤트그룹의 상하이·홍콩 증시 동시 상장을 무산시켰다.
중국 정부는 알리바바에 보유 중인 언론사 지분을 매각하라는 명령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올초 알리바바가 보유한 미디어 자산 규모를 조사하고, 알리바바 측에 언론사 지분을 대폭 축소할 것을 요구했다. 알리바바는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와 홍콩의 대표 영어신문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중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유큐의 지분을 들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