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승부수' 던진 安…여론조사 앞두고 보수층 구애

국민의힘 "득표 전략, 간보기일 뿐" 심드렁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16일 회심의 승부수로 국민의힘과의 '합당 카드'를 띄웠다. 오는 19일 발표될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경쟁에서 이기려면 제1야당 국민의힘의 핵심 기반인 '보수 표심'을 반드시 붙잡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서울시장이 되어, 국민의당 당원 동지들의 뜻을 얻어 국민의힘과 합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당장 오후 TV토론, 이어질 17∼18일 여론조사를 앞두고 보수층을 향해 노골적으로 구애한 것이다. 안 후보가 던진 승부수는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도 오 후보의 본선 경쟁력에 의문을 품는 이들, 그리고 궁극적 목표인 정권 교체를 위해 누구든 이번 선거를 이기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표적으로 삼았다.

안 후보는 회견에서 차기 대권을 향한 보수 지지층의 열망과 인물에 대한 갈증을 파고들면서 "'더 큰 기호 2번'을 반드시 만들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하고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놓는 데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회견에서 '정권교체'만 7번 반복했다. 최근 안 후보가 반복적으로 거론해온 '더 큰 2번'은 정권 교체의 상징적 인물로 떠오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교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과 손을 잡고 제3지대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가짜뉴스"이자 "지지층을 분열시키는 이간계"라고 선을 그었다.

자신이 정권 교체에 장애물이 될 '분열의 후보'라는 오 후보 측 공격에 대응한 맥락이다. 그는 "우리는 한 몸이고, 원팀"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의 반응은 심드렁하다.

여론조사가 임박해 오 후보의 추격세를 따돌려보고자 하는 막판 '득표전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당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선이 당장 내일모레"라며 "일절 사전교감이 없었던 내용을 혼자 발표해버렸다.

결국 우리 표를 얻어보려는 전략에 지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안 후보가 합당에 앞서 '서울시장이 되어서', '국민의당 당원의 뜻을 모아' 등 전제를 달았다는 점에서 결국 "3개월 전 간 보기 선언과 다를 게 없다"는 지적을 내놨다. 경쟁자인 오 후보 측은 "안 후보가 단일화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