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24년 전 서귀포에 '합동 훈련캠프'를 지었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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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1997년 서귀포 전지 훈련장 건립 추진하다 무산
지자체들, 프로구단 유치에 적극적…팬 호응도 높아 프로야구 10개구단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서 처음 스프링캠프를 펼쳤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다. 이강철 kt wiz 감독과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 등은 "처음엔 날씨를 상당히 우려했는데 큰 문제 없이 훈련을 소화했다"라며 "오히려 장거리 비행이나 시차 적응할 필요가 없어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두 팀뿐 아니라 나머지 구단들도 국내에서 펼친 스프링캠프 훈련에 별다른 애로사항 없이 대체로 만족한다고 한다.
민경삼 SSG 사장은 "제주 도의원을 만났는데 내년에도 다시 와주기를 기대하더라"라며 "이참에 KBO와 10개 구단이 제주도나 남쪽 지방에 훈련캠프장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 스프링캠프를 통해 '추운 날씨 탓에 국내에서는 시즌 준비를 할 수 없다'는 오랜 고정관념은 깨졌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출범 이듬해인 1983년부터 일본과 대만, 괌 등지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40년 동안 봄이면 해외로 나가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국내에 훈련했지만, 오히려 여러 방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는 것도 깨달았다. 사실 KBO는 24년 전에 서귀포에 합동 전지훈련장 건립을 추진했었다.
KBO는 1997년 4월 서귀포시 호근동 일대 15만 평을 70억∼80억원에 매입하기 위해 서귀포시와 업무협약을 했다.
KBO는 향후 5년간 600억∼700억원을 들여 2만∼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용구장을 비롯해 3∼4개의 연습구장, 수영장, 체육관, 숙박시설 등을 모두 갖춘 종합 전지훈련장을 짓겠다는 청사진까지 공개했었다. 서귀포시도 담당 직원이 매주 KBO를 방문할 만큼 적극적이었다.
방풍림 설치 등 훈련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 구축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자세였다.
8개 구단 사장들은 몇 차례 현지 답사했고 이듬해 우리나라를 찾은 피터 오말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구단주도 KBO의 안내로 서귀포를 다녀갔다.
그러나 '서귀포 전지훈련장' 건립 방안은 이사회에서 끝내 부결됐다.
KBO는 부결된 사유를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다수 구단이 국내보다는 해외전지훈련을 선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지훈련장 건립을 위해 각 구단에서 기금을 일부 갹출하는 것도 부담이 됐다고 한다. 훈련캠프 건립은 24년 전에 무산됐지만 아무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 스프링캠프가 성사됐다.
그런데 의외로 훈련 성과와 만족도가 높다.
만약 24년 전에 KBO가 국내 훈련캠프장을 건립했더라면 지금보다 훈련시설이 탁월했을 것이다.
선수들은 훨씬 편하고 효율적으로 훈련했을 것이고 캠프에는 열성 팬들도 북적거렸을 것이다.
이제라도 KBO와 10개 구단은 다시 국내 전지훈련장 건립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그동안 10개 구단의 해외 전지훈련 기간에는 선수와 팬들이 단절된 시기였다"라며 "만약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하게 되면 팬들과의 만남도 더욱 자연스러워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10개 구단과 지자체가 합심한다면 시간 낭비, 돈 낭비를 줄이면서 전지훈련장을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 수도 있다. 때마침 KBO는 9구단 NC 다이노스, 10구단 kt wiz에 이어 SSG 랜더스가 새로운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모처럼 기금도 두둑한 상황이다.
/연합뉴스
지자체들, 프로구단 유치에 적극적…팬 호응도 높아 프로야구 10개구단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에서 처음 스프링캠프를 펼쳤지만 의외로 반응이 좋다. 이강철 kt wiz 감독과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 등은 "처음엔 날씨를 상당히 우려했는데 큰 문제 없이 훈련을 소화했다"라며 "오히려 장거리 비행이나 시차 적응할 필요가 없어 큰 도움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두 팀뿐 아니라 나머지 구단들도 국내에서 펼친 스프링캠프 훈련에 별다른 애로사항 없이 대체로 만족한다고 한다.
민경삼 SSG 사장은 "제주 도의원을 만났는데 내년에도 다시 와주기를 기대하더라"라며 "이참에 KBO와 10개 구단이 제주도나 남쪽 지방에 훈련캠프장을 건립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만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올 스프링캠프를 통해 '추운 날씨 탓에 국내에서는 시즌 준비를 할 수 없다'는 오랜 고정관념은 깨졌다.
프로야구 구단들은 출범 이듬해인 1983년부터 일본과 대만, 괌 등지로 스프링캠프를 떠났다.
40년 동안 봄이면 해외로 나가다가 코로나19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국내에 훈련했지만, 오히려 여러 방면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는 것도 깨달았다. 사실 KBO는 24년 전에 서귀포에 합동 전지훈련장 건립을 추진했었다.
KBO는 1997년 4월 서귀포시 호근동 일대 15만 평을 70억∼80억원에 매입하기 위해 서귀포시와 업무협약을 했다.
KBO는 향후 5년간 600억∼700억원을 들여 2만∼3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전용구장을 비롯해 3∼4개의 연습구장, 수영장, 체육관, 숙박시설 등을 모두 갖춘 종합 전지훈련장을 짓겠다는 청사진까지 공개했었다. 서귀포시도 담당 직원이 매주 KBO를 방문할 만큼 적극적이었다.
방풍림 설치 등 훈련에 필요한 각종 인프라 구축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자세였다.
8개 구단 사장들은 몇 차례 현지 답사했고 이듬해 우리나라를 찾은 피터 오말리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구단주도 KBO의 안내로 서귀포를 다녀갔다.
그러나 '서귀포 전지훈련장' 건립 방안은 이사회에서 끝내 부결됐다.
KBO는 부결된 사유를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지만, 대다수 구단이 국내보다는 해외전지훈련을 선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지훈련장 건립을 위해 각 구단에서 기금을 일부 갹출하는 것도 부담이 됐다고 한다. 훈련캠프 건립은 24년 전에 무산됐지만 아무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서 스프링캠프가 성사됐다.
그런데 의외로 훈련 성과와 만족도가 높다.
만약 24년 전에 KBO가 국내 훈련캠프장을 건립했더라면 지금보다 훈련시설이 탁월했을 것이다.
선수들은 훨씬 편하고 효율적으로 훈련했을 것이고 캠프에는 열성 팬들도 북적거렸을 것이다.
이제라도 KBO와 10개 구단은 다시 국내 전지훈련장 건립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류대환 KBO 사무총장은 "그동안 10개 구단의 해외 전지훈련 기간에는 선수와 팬들이 단절된 시기였다"라며 "만약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하게 되면 팬들과의 만남도 더욱 자연스러워질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10개 구단과 지자체가 합심한다면 시간 낭비, 돈 낭비를 줄이면서 전지훈련장을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 수도 있다. 때마침 KBO는 9구단 NC 다이노스, 10구단 kt wiz에 이어 SSG 랜더스가 새로운 회원으로 가입하면서 모처럼 기금도 두둑한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