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삭 "할머니께서 심었던 '미나리'가 잘 자라 축복된 것 같다"

윤여정 "74세 나이에 영광"…스티븐 연 "훌륭한 배우·제작진과 함께해 행복"
영화 '미나리'의 리 아이작 정(한국명 정이삭) 감독이 "저희 할머니께서 물가에 심었던 미나리가 잘 자라 제게 축복이 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정 감독은 17일 배급사를 통해 '미나리'가 올해 미국 아카데미 6개 부문 후보에 지명된 데 대해 "아칸소 농장 집을 사랑으로 가득 채워 주셨던 저의 어머니, 아버지, 누나에게 특별히 감사드리며 저에게 그 무엇보다 소중한 아내와 딸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며 가족들을 언급했다.

'미나리'는 한인 2세인 정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로 한인 가족이 미국 남부 아칸소주에 정착하는 과정을 그린다.

정 감독은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연기상 후보에 오른 윤여정과 관련해서도 "세계 무대에서 윤여정 선생님의 작품이 영예를 누리는 역사를 만들 수 있도록 지지해준 한국의 관객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아카데미 후보 발표날인 지난 15일 귀국한 윤여정은 "여러분을 직접 뵙고 인사를 드려야 하는데 외화벌이를 하러 촬영에 다녀왔다"며 운을 뗐다.

윤여정은 "지금 나이 74세인데 이 나이에 얼마나 영광스러운 일이고 여러분의 응원에 감사를 전해야 하는데 이렇게 밖에 인사를 못 드려 죄송하다"며 "지인들도 축하해주고 싶어 하는데 격리 중이라 만날 수 없어 너무 속상하다"고 전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배우로서는 최초로 연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 역시 "멋진 아티스트들과 함께 후보에 오를 영광을 준 아카데미에 감사하다"며 기뻐했다. 그는 "영화를 통해 인생을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을 배웠는데, 훌륭한 배우, 제작진과 함께해 행복했다"고 덧붙였다.

'미나리' 가족인 한예리와 앨런 김 역시 벅찬 마음을 전했다.

엄마 모니카 역을 맡은 한예리는 윤여정과 스티븐 연의 연기상 후보 지명을 축하하며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노력한 만큼 보상받는 것 같아 기분 좋다"며 "모두가 이뤄낸 성과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돼 너무 기쁘고, 매일 촬영이 끝나면 함께 모여 서로를 응원하고 다독였던 식사 시간이 그립다"고 말했다. 막내아들 데이비드를 연기한 아역 배우 앨런 김은 "엄마, 아빠가 미나리가 노미네이트 됐다고 해서 기뻤는데 6개나 된다고 해서 정말 깜짝 놀랐다"며 "미나리 패밀리와 줌(화상) 미팅을 했는데 너무 보고 싶고 좋다.

정말 신난다"고 귀여운 소감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