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금융투자 플랫폼으로 진화…'증권업계 아마존'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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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IB 퀀텀점프' 나선 이현 사장“키움증권은 단순한 증권사가 아닙니다. ‘금융투자 플랫폼 기업’입니다. 하반기에 차세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올해 또 한 번의 플랫폼 진화를 일궈낼 것입니다.”
'영웅문'서 모든 금융 서비스 한번에
하반기 차세대 MTS 선보일 것
로보어드바이저 통한 자산관리
5월 주식 거래 가능 ISA도 출시
이현 키움증권 사장(64·사진)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유례없는 주식투자 붐이 일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키움증권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자체 트레이딩시스템 ‘영웅문’은 개인투자자 사이에 가장 막강한 플랫폼이다. 대형 증권사들도 넘볼 수 없는 입지를 갖췄다. 하지만 이제 시작이다. 키움증권을 금융투자업계의 아마존으로 도약시키겠다는 게 이 사장의 포부다.그는 “‘영웅문’ 안에서 금융과 관련된 모든 필요를 충족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발전시키겠다”며 “하반기에는 국내외 금융상품을 한눈에 보여주고, 독창적인 유저 인터페이스(UI)를 구축해 초보 투자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새로운 영웅문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핀테크 서비스 개발, 해외 금융 네트워크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며 “20년간 국민 트레이딩시스템을 운영한 노하우를 통해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매력적인 기능을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사장은 “올 상반기에는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온라인 자산관리 플랫폼도 선보일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해당 투자자의 특성에 맞는 재테크 및 자산 관리를 해주는 서비스도 비슷한 시기에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투자자에게 꾸준히 선택받기 위해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게 중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 투자자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5월에는 ‘투자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중개형 ISA는 올초 법령 개정에 따라 새롭게 허용된 유형의 ISA를 말한다. 기존 ISA의 절세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개별 주식 거래가 가능한 게 특징이다. 이 사장은 “주식투자 붐이 일면서 다른 금융권에서 증권사로 자산관리 계좌를 옮기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중개형 ISA는 증권사에서만 개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영웅문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들을 키움증권 고객으로 흡수할 것”이라고 말했다.키움증권의 성장세는 놀랍다. 순이익은 2019년 3620억원에서 지난해 7034억원으로 불어났다. 금융투자업계 3위다. 실적의 상당 부분은 개인 투자 부문(리테일)에서 나오고 있다. 이 사장은 키움증권의 기업금융(IB), 법인영업(홀세일) 분야에서도 초대형 증권사 수준의 경쟁력을 갖추는 데 회사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그는 “경기 상황에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수익이 나는 증권사를 만들려면 IB 역량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며 “채권자본시장(DCM) 분야 역량을 집중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대한항공과 HDC현대산업개발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하나금융지주 영구채 발행, 롯데칠성음료·CJ대한통운 회사채 발행 등도 담당했다. 초대형 증권사들이 장악하고 있는 DCM 분야에서 점차 보폭을 넓히고 있다.
주식발행(ECM) 분야 실적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기업공개(IPO)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 들어 오로스테크놀로지 등 총 3건의 IPO 주관을 성공시켰다.동원증권 출신인 그가 키움증권에 합류한 게 21년 전이다. 명실상부 키움증권 성장 스토리의 주역이다. 키움증권을 벤처기업에서 대형 증권사로 탈바꿈시켰다. 이 사장이 2018년 사장으로 부임한 뒤 키움증권은 크게 성장했다.
이 사장은 “키움증권은 늦어도 2022년까지 자기자본 3조원 규모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는 회사를 초대형 IB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이은 사모펀드 논란으로 금융투자업계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만큼 확실한 개선책을 내놓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며 “평생 함께하는 금융투자 파트너가 되기 위해서는 신뢰를 회복하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