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피해자 "그분의 '위력' 세상 떠나고도 여전" [전문]

피해자 지원단체와 함께 직접 언론 앞 나서
與 겨냥하며 "자신들만 정의라고 생각 해"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사진=연합뉴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는 17일 "그분의 위력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고 밝혔다.

피해자는 이날 오전 '서울시장 위력성폭력사건 공동행동' 주최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심경을 밝혔다. 입장문은 대독됐지만 피해자는 이날 직접 언론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다음은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상임대표가 대독한 피해자 입장문.

더 늦기전에 말하고 싶습니다.

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에 대해, 그 사람을 향해 잘못이라 말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을 다른 사람들에게 말할 때, 그 내용을 다듬고 다듬으며 수백번 고민하게 만들었습니다.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이 점점 심각한 수준이 되더라도 제가 온전히 감내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분의 위력은 그의 잘못으로 인해 제가 겪는 피해보다 그 사람이 가진 것을 잃었을 때 제가 직면하게 될 상황을 두렵게 만들었습니다.

그분의 위력은 그가 세상을 떠난 이후에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저를 지속적으로 괴롭게 하고 있습니다.그분의 위력은 자신들만이 정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무자비하게 저를 괴롭힐 때 그들의 이념 보호수단으로 활용됐습니다.

그분의 위력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합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