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가여운 (박원순)피해자 아닌 잘못 용서하는 존엄한 인간"…安 울렸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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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피해자' 언론 앞에 모습 드러내며 눈물
'피해호소인' 3인방 향해서도 비판 쏟아낸 안철수
"시장 당선되면 피해자 일상 회복 도와드리겠다"
안철수 후보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불쌍하고 가여운 피해자가 아니라,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는 존엄한 인간'이라는 대목이 제 마음을 크게 울렸다"며 이같이 적었다.이날 오전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 A씨는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회복에 가장 필요한 것은 용서"라며 "그분의 잘못뿐만 아니라 지금 행해지는, 상처를 줬던 모든 일들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라. 저의 회복을 위해 용서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 캠프에 있는 고민정·남인순·진선미 민주당 의원 등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 등 부적절한 호칭으로 부르며 '2차 가해'를 했던 것을 언급한 것이다.
다음은 안철수 페이스북 전문.
조금 전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범죄 사건 피해자의 입장문을 보았습니다.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
그가 원하는 것은 단 한 가지였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당당하게 일상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용서'라고 했습니다. 2차 가해, n차 가해를 저지른 분들이 진심으로 사과하면 모든 걸 용서하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불쌍하고 가여운 피해자가 아니라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을 용서할 수 있는 존엄한 인간'이라는 대목이 제 마음을 크게 울렸습니다.
젊은 피해자의 진정성이 대통령과 정부여당의 서울시장 후보와 '피해호소인 3인방'을 이렇게 무너뜨리는구나, 라는 느낌이었습니다.상식과 양심을 가진 보통사람의 진솔한 말이 세상 어떤 정치인들의 웅변보다 감동스럽다고 느꼈습니다. 진영논리에 빠진 거대세력이 아무리 한 인간의 존엄을 짓밟고 주저앉히려 해도 인간으로서의 품위를 지키고자 하는 한 젊은이의 용기를 이길 수 없습니다.
봄이 되면 새싹이 언 땅을 뚫고 나오기 마련입니다. 용기를 내신 피해자분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저는 약속합니다. 제가 시장이 된다면 피해자분이 일터, 삶터로 돌아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피해자에게 용기와 신뢰를 주는 일은 서울시장의 소명입니다. 그래야 또다른 사건이 발생해도 모두가 당당하게 문제제기를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서울시에서는 힘없는 약자들이 외롭게 눈물 흘리거나 애써 웃으며 넘어가지 않아도 되는 시스템을 완성하겠습니다. 독립적인 인권센터를 만들어 성범죄를 포함한 인권침해에 적극 대응하겠습니다.
서울시청 공무원이 성범죄와 관련이 되면 일벌백계, 원스트라이크 아웃을 하겠습니다. 기소되면 업무 정지시키고, 형이 확정되면 파면시키겠습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도 최첨단 기법으로 확실하고 종합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
그것이 곧 대한민국 상식과 정의를 회복하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합니다. 2차 가해까지 저지르고도 "여성의 인권이 우리 모두의 인권"이라는 현수막을 내거는 비양심 파렴치 범죄집단을 심판하는 선거입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 피해자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야권 전체가 힘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