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집콕' 시간 늘어나…중대형 아파트 선호도 높아져
입력
수정
지면A27
거래 크게 늘고 가격도 상승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큰 집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대적으로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중대형 주택형의 가격 상승률도 높아지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전용면적 85㎡ 초과 중대형 아파트의 매매 거래 건수는 총 13만4101건으로 집계됐다. 2006년 조사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전년 7만9314건과 비교해도 1.5배 이상 증가했다.중대형의 가격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KB부동산의 전국 면적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에 따르면 지난달 ‘전용 103~135㎡ 이하’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2.06%로 가장 높았다. 이어 △전용 135㎡ 초과 1.98% △전용 61~85㎡ 이하 1.69% △전용 86~102㎡ 이하 1.63% △전용 60㎡ 이하 1.35% 순이었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홈오피스, 홈카페, 홈트 등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면서 다양한 공간 활용이 가능한 중대형 수요가 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중대형 공급이 부족했던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체 분양 물량에서 중대형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5년 이후 연 6~8%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올해는 이 비율이 8.84%, 내년은 6.61%로 중대형 공급 부족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수요는 늘어난 상황에서 공급이 달리다 보니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16일 기준)까지 전국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의 전용 85㎡ 초과 1순위 청약 경쟁률은 48.77 대 1에 달했다. 소형(전용 60㎡ 이하) 9.7 대 1, 중소형(전용 61~85㎡ 이하) 18.01 대 1을 큰 폭으로 앞섰다. 물론 중대형은 추첨 물량이 많기 때문에 청약자가 대거 몰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는 지방 소도시와 인천 등을 중심으로 중대형 공급이 예정돼 있다. 두산건설은 오는 24일 강원 삼척시 정상동에 들어서는 ‘삼척 센트럴 두산위브’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지하 4층~지상 36층, 6개 동, 전용 74~114㎡ 총 736가구 규모다. 포스코건설은 다음달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서 ‘더샵 송도아크베이’를 분양한다. 이 단지는 전용 98~179㎡ 중대형 아파트가 전체의 67% 이상을 차지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중대형 인기가 높아진 것은 맞지만 가격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지방에서 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서울 등 인기 주거 지역에서는 공시가격 급등으로 보유세가 높아져 중대형을 보유하기가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