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봐 해봤어?" 정주영 20주기…범현대家 차분한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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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청운동 제사도 시간대별로…22일부터 계동서 추모 사진전
21일로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한 지 20년이 된다.아산은 '한국 산업 근대화의 주역' '세기의 도전자' '위기의 승부사' 등 다양한 수식어가 방증하듯 한국 현대경제사와 궤를 같이한 한국의 대표 기업가다.
범현대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대대적인 추모 행사 대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아산의 업적과 정신을 기릴 예정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1915년 11월25일 강원도 통천군에서 6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아산은 소 판 돈 70원을 들고 가출해 인천에서 부두 하역일과 막노동을 했고, 쌀가게에 취직해 일하다 3년 만에 가게 주인으로부터 쌀가게를 넘겨받으며 홀로서기를 시작했다.이후 '아도서비스'라는 정비업체 사장이 됐고 이는 후일 현대자동차라는 글로벌 회사가 탄생하게 된 씨앗이 된다.
아산은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 1947년 현대토건사를 세워 본격적인 기업인의 길에 나섰고 1950년 두 회사를 합병해 현대건설을 설립했다.
1967년에는 현대차를 세웠고 1968년에는 2년5개월이라는 세계 최단기간 완공 기록을 남긴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착공했다.이후 조선에 눈을 돌렸다.
조선소가 없는 상황에서도 선박왕 오나시스의 처남에게 26만t급 2척을 수주했으며 1973년 현대조선중공업, 1975년 현대미포조선 등을 세워 현재 조선업계의 토대를 닦았다.
1976년에는 순수 국산 자동차 1호인 포니를 만들어내며 세계 자동차 업체 중 16번째로 독자 모델을 개발했고, 그해 사우디아라비아 공사를 따내며 중동 진출의 꽃을 피웠다.1983년에는 현대전자를 설립해 첨단전자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아산은 1981년에는 서울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5개월 뒤 '바덴바덴의 기적'을 일구기도 했다.
아산은 한국 경제의 살아있는 신화로 추앙받았지만 1992년 국민당을 만들어 대권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 쇠락의 길을 걸었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 경협 시대가 본격 개막하자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1998년 6월17일 85세 고령에 소 500마리를 끌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감격적인 모습을 연출했다.3개월 뒤 금강호가 출항하면서 시작된 현대의 대북사업은 결과적으로 그룹의 부실을 심화시켰고, 2000년 현대그룹 경영권을 놓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충돌한 '왕자의 난'으로 그룹은 쪼개졌다.
아산은 "신용은 곧 자본이다", "나는 생명이 있는 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 있고 건강한 한, 나한테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 등의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조선소를 짓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반대하거나 비웃었지만 "이봐, 해봤어?"라는 한마디와 함께 도전해 결국 현대중공업이라는 세계 최대 조선업체를 일궈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타운홀 미팅에서 "정주영 창업주가 가장 중요하게 지킨 것이 신용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그 정신을 배우고 반드시 우리 것으로 만들어내서 해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추모 행사 차분히…제사도 시간대별로
범현대가는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다양한 추모 행사를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분위기를 고려해 조촐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기일 전날인 3월20일 청운동 자택에 범현대가가 모여 제사를 지냈지만 올해는 한꺼번에 모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그룹별로 시간을 달리 해 제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8월16일인 아산의 부인 변중석 여사의 14주기 제사도 함께 지낼 예정이다.매년 아산의 기일을 전후로 범현대가 가족과 그룹 임직원이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영을 찾아 진행하던 참배 행사 역시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1일 이전에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인 가운데 다른 그룹들도 21일 전후로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22일부터는 범현대가 차원의 20주기 사진전이 계동 사옥에서 진행된다.
기업별 추모 행사도 진행한다.
우선 현대그룹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선구자'라는 제목의 추모 영상을 그룹사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배포할 예정이다.
5분26초 분량의 영상에는 아산이 창의적 사고와 열정으로 기업을 일구고 성공시킨 사례를 비롯해 남북경협사업의 서막을 연 판문점 소 떼 방북 등 굵직한 족적이 담겼다.
청년을 향한 조언이 담긴 육성도 함께 실린다.현대중공업은 16일부터 울산 현대예술관 미술관에서 '아산 정주영' 사진전을 열고 다양한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14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강연과 대담 영상도 상영 중이다.
19일에는 현대중공업 본관 로비에 있는 아산의 흉상 앞에서 추모식을 할 예정이다.
정치·경제·언론·문화 등 각계 인사와 임직원이 존경과 그리움을 담은 추모글 50여편을 모은 특별 추모문집 '새봄을 기다리며'도 발행한다.
이밖에 아산이 설립한 현대청운고, 현대고 등 현대학원 산하 5개 중·고교는 19일 창학정신비에 헌화하며 아산을 추모하고, 울산대병원도 본관 로비에 설치된 대형 디지털 아트월에서 26일까지 추모 사진을 전시할 예정이다.아산나눔재단은 '아산 정주영과 기업가정신' 콘퍼런스를 온라인으로 개최했고,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 독후감 대회를 열기도 했다./연합뉴스
21일로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한 지 20년이 된다.아산은 '한국 산업 근대화의 주역' '세기의 도전자' '위기의 승부사' 등 다양한 수식어가 방증하듯 한국 현대경제사와 궤를 같이한 한국의 대표 기업가다.
범현대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해 대대적인 추모 행사 대신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아산의 업적과 정신을 기릴 예정이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
1915년 11월25일 강원도 통천군에서 6남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아산은 소 판 돈 70원을 들고 가출해 인천에서 부두 하역일과 막노동을 했고, 쌀가게에 취직해 일하다 3년 만에 가게 주인으로부터 쌀가게를 넘겨받으며 홀로서기를 시작했다.이후 '아도서비스'라는 정비업체 사장이 됐고 이는 후일 현대자동차라는 글로벌 회사가 탄생하게 된 씨앗이 된다.
아산은 1946년 현대자동차공업사, 1947년 현대토건사를 세워 본격적인 기업인의 길에 나섰고 1950년 두 회사를 합병해 현대건설을 설립했다.
1967년에는 현대차를 세웠고 1968년에는 2년5개월이라는 세계 최단기간 완공 기록을 남긴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착공했다.이후 조선에 눈을 돌렸다.
조선소가 없는 상황에서도 선박왕 오나시스의 처남에게 26만t급 2척을 수주했으며 1973년 현대조선중공업, 1975년 현대미포조선 등을 세워 현재 조선업계의 토대를 닦았다.
1976년에는 순수 국산 자동차 1호인 포니를 만들어내며 세계 자동차 업체 중 16번째로 독자 모델을 개발했고, 그해 사우디아라비아 공사를 따내며 중동 진출의 꽃을 피웠다.1983년에는 현대전자를 설립해 첨단전자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아산은 1981년에는 서울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아 5개월 뒤 '바덴바덴의 기적'을 일구기도 했다.
아산은 한국 경제의 살아있는 신화로 추앙받았지만 1992년 국민당을 만들어 대권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뒤 쇠락의 길을 걸었다.
1998년 김대중 정부가 들어서면서 남북 경협 시대가 본격 개막하자 새로운 기회를 맞았다.
1998년 6월17일 85세 고령에 소 500마리를 끌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감격적인 모습을 연출했다.3개월 뒤 금강호가 출항하면서 시작된 현대의 대북사업은 결과적으로 그룹의 부실을 심화시켰고, 2000년 현대그룹 경영권을 놓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몽헌 회장이 충돌한 '왕자의 난'으로 그룹은 쪼개졌다.
아산은 "신용은 곧 자본이다", "나는 생명이 있는 한 실패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살아 있고 건강한 한, 나한테 시련은 있을지언정 실패는 없다" 등의 어록을 남기기도 했다.
특히 조선소를 짓겠다고 했을 때 모두가 반대하거나 비웃었지만 "이봐, 해봤어?"라는 한마디와 함께 도전해 결국 현대중공업이라는 세계 최대 조선업체를 일궈낸 것은 유명한 일화다.
장손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6일 타운홀 미팅에서 "정주영 창업주가 가장 중요하게 지킨 것이 신용이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그 정신을 배우고 반드시 우리 것으로 만들어내서 해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추모 행사 차분히…제사도 시간대별로
범현대가는 현대차그룹을 중심으로 다양한 추모 행사를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분위기를 고려해 조촐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매년 기일 전날인 3월20일 청운동 자택에 범현대가가 모여 제사를 지냈지만 올해는 한꺼번에 모이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그룹별로 시간을 달리 해 제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8월16일인 아산의 부인 변중석 여사의 14주기 제사도 함께 지낼 예정이다.매년 아산의 기일을 전후로 범현대가 가족과 그룹 임직원이 경기도 하남시 창우동 선영을 찾아 진행하던 참배 행사 역시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21일 이전에 선영을 찾아 참배할 예정인 가운데 다른 그룹들도 21일 전후로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22일부터는 범현대가 차원의 20주기 사진전이 계동 사옥에서 진행된다.
기업별 추모 행사도 진행한다.
우선 현대그룹은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선구자'라는 제목의 추모 영상을 그룹사 임직원에게 이메일로 배포할 예정이다.
5분26초 분량의 영상에는 아산이 창의적 사고와 열정으로 기업을 일구고 성공시킨 사례를 비롯해 남북경협사업의 서막을 연 판문점 소 떼 방북 등 굵직한 족적이 담겼다.
청년을 향한 조언이 담긴 육성도 함께 실린다.현대중공업은 16일부터 울산 현대예술관 미술관에서 '아산 정주영' 사진전을 열고 다양한 생전 모습을 담은 사진 140여점을 전시하고 있다.
강연과 대담 영상도 상영 중이다.
19일에는 현대중공업 본관 로비에 있는 아산의 흉상 앞에서 추모식을 할 예정이다.
정치·경제·언론·문화 등 각계 인사와 임직원이 존경과 그리움을 담은 추모글 50여편을 모은 특별 추모문집 '새봄을 기다리며'도 발행한다.
이밖에 아산이 설립한 현대청운고, 현대고 등 현대학원 산하 5개 중·고교는 19일 창학정신비에 헌화하며 아산을 추모하고, 울산대병원도 본관 로비에 설치된 대형 디지털 아트월에서 26일까지 추모 사진을 전시할 예정이다.아산나눔재단은 '아산 정주영과 기업가정신' 콘퍼런스를 온라인으로 개최했고, 아산사회복지재단은 자서전 '이 땅에 태어나서' 독후감 대회를 열기도 했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