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청소한다는 중국 앱…개인정보만 탈탈 털어갔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사진=게티이미지뱅크
스마트폰의 메모리 정리 등 청소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위장하고 사용자 정보를 무단으로 탈취한 앱들이 시장에 퇴출됐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메모리 최적화 대사', '최강 정리 대사', '지능 정리 대사', '휴대전화 관리자 프로' 등 앱은 중국 관영 CCTV가 방영한 '3.15 완후이' 방송 이후 대부분 중국 앱마켓에서 삭제됐다.앞서 CCTV는 이들 앱들이 표면적으론 휴대폰 청소, 메모리 정리 등 기능을 내세웠지만 실제론 사용자의 스마트폰에서 소프트웨어 자동 설치, 정보 탈취 등 문제를 일으킨다고 지적했다. 특히 위장 광고를 지속적으로 내보내 사용자들을 속이기도 했다.

CCTV가 중국전자기술표준화연구원과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한 앱은 테스트에서 스마트폰의 정보를 대량으로 빼갔고, 다른 앱은 메모리를 정리하면서 새로운 소프트웨어(SW) 설치를 유도했다. 일부 앱은 자신들이 내세운 청소 효과조차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 이후 중국 산업정보기술부(MIIT)는 중국 최대 앱 스토어에 4 개의 앱을 제거하도록 명령했다. MITT는 성명을 통해 "이들은 사용자를 속여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도록 유도하고 개인 데이터 보호 규정을 위반했다"고 말했다.중국 국방부는 "베이징, 톈진, 상하이 및 광동의 규제 당국이 이러한 앱의 배후에있는 회사를 조사하도록 준비했다"고 밝혔다.

CCTV는 "'휴대전화 관리자 프로 앱'을 운영하는 안거우거우는 휴대전화 관리류 앱의 누적 사용자가 5억명에 달하는 중국의 유력 모바일 앱 기업"이라며 "보도 이후 성명을 통해 즉각 문제를 시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별개로 허위 앱을 운용하다 적발된 제조사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그룹홀딩스와 치후360 등 유력 업체들도 포함됐다.한편 1991년 방영을 시작한 CCTV의 소비자 고발 프로그램 '3.15 완후이'는 매년 중국 소비자 관점에서 기업을 고발해 왔다. 국가 정부 기관과 CCTV 특별 취재팀이 공동으로 6개월에서 1년간 준비하는 방송으로, 기업들 사이에서 315완후이는 '기업의 저승사자'라고도 불린다.

올해 3.15 완후이는 미국 욕조 생산업체 콜러, 독일 완성차 기업 BMW, 이탈리아 패션업체 막스마라 등이 중국 내 매장에 안면인식 기술이 탑재된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소비자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미국 자동차 업체 포드, 일본 닛산 인피니트의 일부 변속기 결함 문제를 지적했다. 변속기에 하자가 있음에도 차주와 불평등 계약 등을 맺었다는 것이다. 방송 이후 콜러와 포드, 인피니트는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웨이보 공식 계정을 통해 즉각 사과문을 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