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밀한 공조" 말했지만…韓·美 곳곳서 이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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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외교·국방장관 회의한국과 미국이 18일 외교·국방장관(2+2) 회의를 5년 만에 열어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문제가 양국의 우선 관심사라는 점을 재확인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그러나 양국은 이번 회의에서 대북 접근 방식 및 미국의 대중 견제 기조와 관련해 완연한 의견 차를 드러냈다.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남북한, 미·북 간 대화 재개를 추진하려는 우리 정부의 구상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北 비핵화·中 빠진 공동성명서
한·미는 이날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2+2 회의 직후 △북한 핵·탄도미사일 문제 해결 △양국 간 완전히 조율된 대북 전략 수립 △인도·태평양 지역의 자유·개방을 위한 협력 △한·미·일 3국 간 공조 지속 등을 핵심으로 한 공동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양국 간 전략적 소통 강화 의지를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그러나 이날 성명서에는 지난 16일 미·일 2+2 회의 성명에 담겼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나 ‘중국’이란 단어는 들어가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도 언급되지 않았다. 중국이 직접 거론되지 않은 것을 두고 우리 정부와 대중 압박 전선 참여를 요구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간 이견이 마지막까지 좁혀지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회견에서 “우리 동맹들이 중국의 반민주주의적 행동에 대항해야 한다”며 대중 압박에 한국이 적극 동참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그러나 정 장관은 회견이 끝난 뒤 언론 인터뷰에서 “미·중 모두 우리에게 중요하고, 양자 중 하나만 택하라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며 난색을 표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