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거품 경고에 주가 폭등한 폭스바겐 "눈부신 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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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보통주, 올해 들어 80% 상승테슬라 주가 거품 경고가 나오는 가운데 세계 최대 완성차 업체 폭스바겐이 독일 증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되찾았다.
테슬라는 국채수익률 상승에 급락
독일 폭스바겐그룹은 17일(현지시간) 프랑크프루트 DAX증시에서 보통주는 15.8%, 우선주는 11% 급등하며 시총이 1400억유로(약 188조원) 규모로 불어났다. 기존 최대 기업이전 소프트웨어 기업 SAP을 제치고 독일 시총 1위를 차지했다.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폭스바겐의 시총 재역전을 "눈부신 재기"라 표현했다. 지난 2015년 디젤 차량 배출가스 배출량을 조작한 ‘디젤게이트’ 사건으로 시총 1위 자리를 내줬던 폭스바겐이 부활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폭스바겐 보통주는 80%가량, 우선주는 55%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야심찬 전기차 목표를 발표하며 기대감을 높인 덕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도 향후 5년간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부문에 460억 유로를 투자해 2025년까지 판매대수에서 테슬라를 제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달 초에는 2030년까지 유럽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중 전기차 비중을 70%로 확대하겠다며 이전 목표치(35%)를 2배 상향조정했다. 2030년까지 6곳의 새 배터리 공장을 세우고 자체생산을 통해 배터리 비용을 절감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신규 통합 배터리 셀을 2023년부터 자사 전기차에 도입해 2030년 전체 전기차의 80%에 탑재하겠단 계획이다.올해에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를 전년보다 2배 이상 많은 100만대를 팔 방침이다. 내년까지 27종의 전기차도 새로 출시한다.
반면에 테슬라 주가는 연일 하락세다.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거래일보다 6.93% 급락한 653.16달러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이 장중 11bp(1bp=0.01%p) 치솟으며 2020년 1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로 뛴 탓이다.
경기과열에 따른 국채금리 상승은 그동안 저금리로 조달한 자금으로 성장했던 기술주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떨어뜨린다. 이로써 테슬라 주가는 2월 중순 이후 18% 급락했다.그럼에도 테슬라와 폭스바겐의 시가총액 격차는 크다. 테슬라 시가총액은 약 6736억 달러(약 757조원) 규모로 세계 자동차 기업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폭스바겐의 약 4배에 달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