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사흘 앞둔 공립유치원 천장서 물 '뚝뚝' 난간은 '흔들'

화성 새봄유치원 학부모들 "안전 우려되는데 등원 강행"

"유치원에 가봤더니 계단 난간은 아직 제대로 설치가 안 됐는지 마구 흔들렸고, 천장에선 물이 뚝뚝 떨어져 밑에 바스켓을 놨더라고요. 그런데 당장 사흘 뒤 등원하랍니다.

"
오는 22일 새로 문을 열 예정인 경기도 화성 공립단설유치원인 새봄유치원(완성학급 12개 학급 규모) 6세반 학년대표 학부모 이선율 씨는 19일 방문한 유치원 건물 내부가 어수선한 공사 현장과 다름없어 보였다고 했다.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씨는 "건물 밖에서 봐도 공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로 보였는데, 안으로 들어가 보니 천장 패널이 구석구석 뚫려있었고 마감도 되지 않은 곳이 눈에 들어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씨가 이날 유치원에서 촬영한 사진을 보면, 화장실 세면대는 제 자리를 찾지 못한 채 분진들과 함께 바닥에 누워있었다.

교실 바닥엔 공사 자재와 쓰레기가 어지러이 널브러져 있을 뿐 정돈된 책걸상이나 교구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곧 문을 열 유치원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어 보였다.

새봄유치원은 당초 계획대로라면 이달 2일 문을 열었어야 했지만, 작년 장기 우천 등 이유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개원이 한차례 연기됐었다.

학부모들은 개원을 서두르는 것보다 안전한 교육환경이 조성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맞벌이 가정을 위해 인근 유치원에서 긴급돌봄을 운영했기 때문에 3주간 큰 불만은 없었다. 그러나 등원 사흘을 앞두고도 여전히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모습에 큰 실망과 함께 불안감이 커졌다고 했다.
한 학부모는 "아이들 안전이 우선인데 교육청은 무조건 일정대로 공사를 마치고 아이들을 등원시키겠다고 한다"며 "불안하고 어수선한 환경에 아이를 어떻게 보내라는 거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화성오산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한 업체가 같은 기간 두 개 유치원 공사를 맡으면서 공정에 물리적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며 "오는 20일 준공승인을 받을 예정이라 22일 등원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교육청 직원들을 투입해 주말 동안 공사 마무리와 청소까지 모두 마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나 급식실 조성은 완전히 끝나지 않아 다음 주 3일간 급식을 외부위탁해야 하는 상황이다.
6세반 대표 이 씨는 "유치원이 최근 재원생 학부모 130여명을 대상으로 등원 여부를 조사했는데, 정상 등원한다는 답변은 15명뿐이었고, 8명은 조기하원, 나머지는 등원하지 않겠다고 하거나 답변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안전보다 중요한 건 없다"며 "많은 학부모가 요구하는 대로 긴급돌봄 기간을 연장해 맞벌이가정을 지원하고 개원 일정을 늦춰야 한다"고 했다.
화성오산교육지원청은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긴급돌봄 기간을 연장하고 등원 일정을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