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투기 의혹으로 경찰 압수수색…'뒤숭숭한' 세종시

간부급 직원 투기 정황도 추가로 드러나…"공무원 전체가 투기 집단 매도 착잡"
"공무원 전체가 투기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 같아 착잡하네요."
경찰이 세종시 공무원 등의 투기 의혹과 관련해 19일 세종시청을 전격 압수수색하자 직원들은 영장 집행에 협조하면서도한편으론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세종경찰청 수사과는 이날 오전부터 시청 4개 부서에 수사관 10여명을 보내 시 공무직 직원이 연서면 스마트 국가산업단지 지정 전 땅을 매입한 뒤 보상을 노리고 조립식 주택을 지어 투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토지정보과에 이어 산업입지과, 건축과, 세종시의회 사무처 등에서 산단 내 토지 거래 내역 자료와 컴퓨터 하드 디스크, 산단 지정 전 시와 의회간 협의 내용이 담긴 회의록 등을 확보했다.
사무실에 들이닥친 수사관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제시하자 직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제출할 자료를 찾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시 토지정보과 관계자는 "경찰이 산단 내 토지 거래내용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해 가져갔다"며 "종일 일도 손에 안 잡히고 사무실 전체가 뒤숭숭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어 산업입지과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진행돼 1시간 여 만에 끝났지만, 직원들은 점심시간이 지났음에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심란해했다.사무실 앞에 수십 명의 기자가 진을 친 모습을 보고 당황한 직원들은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해 보며 관련 소식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 직원은 '땅 한 평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라며 '웃픈'(웃기면서도 슬픈) 심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날 또 다른 시 간부급 직원이 도시개발 관련 부서에서 근무할 당시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 세종시 관내 읍·면 지역 일부 토지를 사들여 투기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추가로 확인된 가운데 연차가 낮은 젊은 직원들은 박탈감을 내비치기도 했다.한 직원은 "간부급 직원이 어떤 경로로 개발 예정 부지를 샀는지 모르겠지만, 신입 공무원들은 아파트 특별공급 자격도 없는데…박탈감마저 든다"며 "공무원 전체가 투기 집단으로 매도되는 것 같아 착잡하다"고 토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