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리 퍼밀' 식재료 산지직송…2년새 6배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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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의 유통…衣·食·住 벤처가 뜬다
(12) 농가 스타트업 '퍼밀'
"오직 이 곳에서만 살 수 있다"
스페셜티 푸드로 '입소문'
하이트진로 등 100억 투자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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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밀을 운영하는 식탁이있는삶(식삶)은 김재훈 대표(사진)가 2014년 설립했다. 동굴속고구마, 생으로 먹을 수 있는 초당옥수수, 의성 토종마늘 등 퍼밀에서만 살 수 있는 상품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한끼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는 점도 퍼밀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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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밀이 추구하는 시장은 토종 고급 식재료다. 커피 시장도 대중화 단계를 넘어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수요로 전환하고 있듯이 농산물 소비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에서다.김 대표의 이 같은 ‘비전’은 ‘청년을 농촌으로 돌아오게 만들겠다’는 평소 생각에서 비롯됐다. “귀촌도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산지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농산물을 바로 소비자 식탁에 올릴 ‘통로’만 넓어진다면 귀촌도 더 늘어날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신념이다.
퍼밀은 전국 160여 곳에 독점적 산지 및 협력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독점계약 재배 품목은 100여 종에 이른다.
퍼밀이 농가와의 상생에 방점을 찍은 이유 중 하나는 농민들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한 김 대표의 경험 덕분이다. 2003년 대학 재학 시절 흑마늘 유통으로 첫 번째 사업에서 ‘대박’을 터뜨린 그는 2010년 킹크랩을 들여오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다. 4개월이나 억류되면서 그는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4년 식삶 설립으로 재기에 나설 때 도와준 이들이 예전에 거래하던 농장주들이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