푼돈이 아니라 꿈과 비전을 안겨주는 큰 이익의 法則

푼돈이 아니라 꿈과 비전을 안겨주는 큰 이익의 法則

# 주말을 이용한 회사의 가치관 만들기
주말에 지방 중소기업에서 회사의 가치관을 만드는 워크숍을 진행했다. 직원수 15명에 매출액 20억 수준의 전형적인 중소기업이다. 회사가 설립된 지 30여 년이 지난 이 회사는 몇 년째 정체를 겪고 있었고, 직원들 간의 소통도 문제가 있었다. 워크숍은 오로지 CEO의 결심에 의해 이루어졌다. 총 소요경비는 1,500만원. 작은 회사에서 1박 2일 행사로 쓰기에는 너무 큰 비용이었다. 더구나 새벽부터 저녁까지 전국을 돌아다니며 유통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에게 주말을 반납하고 워크숍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워크숍이 시작되기 전, 직원들의 반응은 그리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강의가 시작되고, 회사의 어려움과 문제점을 토론하고, 회사의 미래상을 함께 만들어 가면서 직원들의 반응은 확 달라졌다. # 지금까지 없었던 백년을 가는 세계적인 농산물 유통회사를 만드는 꿈
이 회사는 30년 역사 동안 외부 강사가 참여한 교육은 처음이었다. 워크숍도 처음이었다. 1박 2일 행사도 처음이었다. 강사와 함께 회사의 미래상을 상징하는 꼴라쥬를 만들며 잡지를 오리고, 색종이를 자르고, 그림을 그리고 붙이는 작업을 하며 그들은 너무나 행복해 했다. CEO는 휴대폰 카메라로 직원들이 발표하는 모습, 토론하는 모습, 그림을 그리고 종이를 오려붙이는 모습을 하나도 빼지 않고 계속 찍었다. 행사를 모두 마치고 플랭카드 앞에서 전 직원이 두 주먹 불끈 쥐고 파이팅을 외치는 사진을 찍었다. 지방 소도시에서 농산물을 유통하는 회사, 새벽부터 나와 농산물 속에 파 묻혀 거친 노동을 하는 그들이 워크숍을 통해 만든 회사의 비전은 ‘지금까지 없었던 백년을 가는 세계적인 농산물 유통회사’였다.
#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100만 원 씩 주시죠”
워크숍 진행 중 쉬는 시간에 CEO와 대화를 나눌 시간이 있었다. CEO는 워크숍 진행에 고민이 많았다고 한다. 재무 담당 임원이 비용이 많이 드는 행사를 하는 것 보다는 그 돈으로 직원들에게 100만 원 씩 보너스를 주면 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를 했었다고 한다. 본인이 결심해서 진행하는 워크숍이지만 직원들에게 상여금 얼마라도 주는 것을 더 좋아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었다고 한다. 하지만 워크숍을 진행하며 회사의 장래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고 서로가 하는 이야기에 경청하고 건설적인 의견을 제시하는 모습을 보며, 왜 진작에 이런 행사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가 들었다고 한다.
# 100만 원의 의미
100만 원. 워크숍을 진행하면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던 질문이 있었다. 하루하루 고되게 사는 직원들에게 100만 원의 보너스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직원 입장에서 회사가 주는 전혀 생각지 못한 100만 원은 마른 땅에 단비 같은 반가움이 있을 것이다. 가족들과 저녁에 근사한 외식을 할 수도 있고, 평소에 제대로 못했던 부모님께 용돈을 드릴 수도 있을 것이다. 아니면 빠듯한 애들 학원비로 쓸 수도 있고, 여유가 없어 옷 한 벌 못해 준 아내에게 조그만 선물이라도 할 수 있는 소중한 돈이 될 수도 있다. # 우리에게 이런 큰 꿈이 있었을까
100만 원은 개인에게 필요한 돈이다. 그러나 개인이 받는 100만 원 보다 회사의 미래를 위해 투자한 100만 원은 개인에게 더 큰 이익을 줄 수 있다. 직원들은 회사의 미래를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10년 후에 지금보다 100배 이상 성장하는 회사의 꿈을 만들었다. 15명이 아니라 300명 이상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는 직장을 꿈꿨다. 지방 중소도시에서 가장 큰 회사를 만들 꿈을 꿨고, 서울에 지사를 설립하는 꿈도 함께 나눴다. 전 세계에 한국에서 생산된 신선하고 질 좋은 과일을 수출하는 꿈도 함께 나눴다. 20대의 젊은 직원은 지금보다 월급을 다섯 배 더 받는 꿈을 얘기했다. 막내 여직원은 자동 유리문이 있는 회사가 되는 소박한 꿈도 얘기했다. 그리고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처럼 직원들은 자기들이 얘기한 큰 꿈과 작은 소망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믿었다.
# 중소기업 경영자의 결심
자금 여유가 없는 중소기업에서는 경영자나 직원이나 당장의 이익이 크게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나 당장의 이익은 보통 우리에게 작은 이익을 준다. 당장의 작은 이익은 말 그대로 그 순간뿐이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작은 이익에 함몰되어 큰 이익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러나 여유가 없다는 함정은 너무나 깊어 미래를 내다 볼 엄두를 못 내게 한다. 미래를 구상하고 비전을 만드는 것은 당장의 작은 이익을 유보할 뿐이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고, 더 좋은 회사에서 일할 수 있고, 더 많은 직원들과 더 넓은 시장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당장의 작은 이익이 눈에 보이더라도 미래의 큰 이익을 안다면 직원들도 기꺼이 비전을 선택한다. 경영자가 결심할 부분은 작은 이익을 유보하고 큰 이익을 직원들에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 JUNG JIN HO

정진호_IGM 세계경영연구원 이사, <일개미의 반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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