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들은

만나면 즐겁고 헤어지면 그리웁고
한번의 살떨림을 갖기 위해
열번의 한숨을 각오하였다면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만나든 그저
만나다는 것 하나만을 축복으로 생각한다면
그 사람을 위하여 많은 것을 잃을 수 있어도 좋을 쯤에는
이제 그 두 사람은 사랑에 빠져도 좋을 때이다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없을 때
무엇인가 더 줄 수 없음을 안타까워 할 때
한 시간만 그의 품에서 잠들어봤으면 할 때
세번째 만난다고 위로하면서 마지막 만나는 날처럼 사랑할 때
기름때 묻은 머리칼부터 코랑내 나는 발가락까지 모두가 사랑스러울 때쯤에는
이제 그 두 사람은 사랑의 노예가 되어도 좋을 때이다



한번 만날 때마다 달라지는 자신을 발견할 때
그 사람 있는 쪽 하늘만 바라보아도 마음이 따뜻해질 때
가끔 서로가 닮아져가는 것을 느낄 때
그 사람의 하루 모든 것이 하나도 궁금하지 않아질 때
몸과 마음이 하나가 되어 같이 움직이게 될 때
이제 그 두 사람은 사랑의 노예에서 벗어나도 좋을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