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엽서] 까마귀머루 까마귀밥여름나무 까마중 까실쑥부쟁이 까치수영 깽깽이풀

까마귀머루
분명 이 세상에는 까마귀머루는 한가지만 있겠지만
비슷비슷한 녀석들이 많아 사람들은 온통 헷갈린다
나는 무엇으로 이 꽃이 까마귀머루라고 믿는고?
그대는 나를 무엇으로 나라고 믿는고?



까마귀밥여름나무
이상하고 긴 이름 외우려 하지 마세요
못생기고 볼품없는 꽃도 아니 보셔도 됩니다
그러나 적어도 저를 아신다면
당신을 향한 붉게 타는
내 사랑의 열매만은 꼭 기억해 주세요



까마중
입가가 짙은 자주색이 되도록
까마중 따 먹으며 놀기에는 너무 늙었지?
까마중 잎사귀로 손톱 싸매며
봉숭아 물들이기에도 너무 늙었지?



까실쑥부쟁이
바람에 흔들리며 조잘대는 얼굴들
뽀드득 소리가 아드득 정다운 네 몸을 부비면
천국을 헤매도 또 돌아서서 눈물이 나도
사람아 사람아 내 사랑아 그래 이게 사랑이란다







까치수영
열이면 열 백이면 백 언제 어디서나 늘
내 모든 촉각은 너를 향해 있단다
네가 무엇을 하든 어떤 사연이 생기더라도
내 모든 심사는 너만을 향해 있단다



깽깽이풀
한발 깽깽이발로 당신 계신 곳이면 어디든지 갈래요
한눈 짝짝이눈으로 당신 모습 무엇이라도 볼래요
꽃잎 뚝! 떨어져도 당신의 사랑만 기억하고
달콤한 씨앗 하나 영글어 보답할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