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엽서]냉초, 너도바람꽃, 네가래, 노랑꽃창포, 노랑망태버섯, 노랑무늬붓꽃, 노랑물봉선

냉초
너는 왜 너일까
네가 다른 사람이 아닌 이유는
비슷해도 잎사귀가 돌려나야지만 냉초이듯이
냉정 무심 새침떼기라야지만 너란다



너도바람꽃
한뼘도 못되는 작디 작은 키에
외줄기 가녀린 꽃대 하나 잎 몇장
삭바람 씽씽대는 겨울 끝자락에
무엇 하러 그리도 예쁜 꽃을 피우노



네가래
네잎크로바라고 사기쳐 볼래?
사는 곳이나 이름이 다르면 어떠랴
비슷하게 생겼으면 다 비슷한 거 아니니?
그러니까 다른 사람과 날 비슷하다 하지 마!!





노랑꽃창포
창포라는 이름값 하려고 무던 애를 써봐도
내 몫이 아닌 걸 – 창포 아니면 어때
내 모습 내 색깔 내 향기 가지고
이 세상에서 할 일이 많이 있을꺼야

창포라는 이름만 붙었지 창포는 아니어요
꽃창포 사촌이라서 그리 불리어요
노랑붓꽃이라는 사람도 있는데요 뭘
그저 잠시 곁에 있을 때 어여삐 보아 주세요







노랑망태버섯
분명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면서도
현실이라는 나라로 자꾸만 도망가려는 너를
망태버섯 그물로 확 낚아채 가두어서
달나라 계수나무에 걸어두고 혼자만 보고 싶다







노랑무늬붓꽃
그 사람에게 네 최선을 다하지 마라
그 사실 하나 때문에 그 사람이 미워질 테니
너의 진실을 굳이 애써 알리지 마라
사랑은 너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상대를 알아가는 과정이리니





노랑물봉선
무지개물봉선이 있다 하면 넌 믿겠니?
네가 본 것만 믿는 너는 나도 못 믿잖니!
네가 못 보았어도 노랑물봉선은 있듯이
네가 아무리 그럴거라고 믿어도 아니란다
자주 만난다고 정이 빨리 식는 것은 아니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