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외신(外信) 3개

2005년 9월 14일자 뉴욕 타임즈(NYT)와 AP통신에서 전달된 슬픈 뉴스가 국내 영자신문(IHT)에 실렸다.

캐나다에 있는 포드 자동차 회사에서 2008년까지 1,100명을 감원한다는 소식은 NYT의 뉴스였고, 세계적인 컴퓨터 회사 휴렛 패커드(HP)가 유럽지역(독일과 프랑스)에서 5,900명의 일자리를 줄인다는 AP 통신의 소식이었다.



9월 15일자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에는 세계적인 항공사 델타(Delta)와 노스 웨스트(Northwest)가 파산신청을 하여 법정관리에 들어 갈 것이라는 뉴스가 1면에 실렸다.

수천 명의 직장인과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고 그의 3~4배에 달하는 가족들이 경제적 고통을 당하게 될 것같은 예감이 든다. 글로 쓰는 고통은 하루하루 겪게 될 현실적인 삶의 고통을 정확히 표현할 수 없다.

세계적인 사업 영역과 브랜드 가치를 갖고 있는 기업들이 수익에 따라 지역별로 인원을 줄이고 끝내는 망할 수도 있다는 소식이 동시에 몇 개씩 실리는 뉴스를 접하면서 개운치가 않다. 오랜 역사와 명성에 걸 맞는 경영을 하면서 영속적으로 존재할 것처럼 보였던 세계 굴지의 회사들이 석유값이 오르고,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흔들린다는 소식은, 역사도 짧고 자원도 없으며 사업기반도 약한 우리나라 기업의 현실과 비교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제적인 경쟁력은 세계 11위에 있지만 정부의 각종 규제와 노사갈등으로 기업경영 환경은 27위인 나라, 교육비는 세계적 최고이면서 교육수준은 세계 100위의 순위에 드는 학교가 한 개도 없는 나라, 말로만 임기를 때우는 지도자들 밑에서 국민들은 한숨만 쉬고 있는 나라. 얻어 쓴 빚도 모자라 술값으로 세금을 채우려는 나라,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으면서 기름값이 치솟아도 아무렇지 않은 듯 태연하게 살고 있는 나라,….



필자는 20년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구조조정 작업에 개입한 바 있다. 공대를 나온 사람이 팔자에 없는 인사업무를 맡아 정말로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였다. 정답도 없고 규정에도 없으며, 두 번 다시 해서는 안될 일을 세 번이나 했다. 그때마다 이력서와 사직서를 동시에 쓰면서 갈등과 고통의 술잔을 들이키며 힘들어 했다.



구조조정이라는 작업은 워크 아웃이나 혁신, 조직의 재편성, 규모를 축소하는 등 다양한 방법(Workout, Restructuring, Reorganization, Outsourcing, Downsizing, etc.)으로 사업 범위와 경영전략을 개선하는 일이라고 하지만, 가장 먼저 와 닿는 느낌은 인원을 줄이는 것만 떠오른다.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하는 고통은, 그 일을 추진하는 경영자나 실무자,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람이나 남게 되는 모두에게, 견딜 수 없이 큰 상처로 남는다. 기업 경영자가 가장 하기 싫은 일이 바로 구조 조정이다. 자주 해서는 안 될 일이기도 하고,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하기 싫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아직은 괜찮다며 머지 않은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게 “급변하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현대인의 부담이다.



그래서 기업 경영자와 근로자, 전문직 종사들 모두는 있을 때 잘 해야 한다. 각자 맡은 업무와 직무에 충실하여 탄탄한 기업을 지속적으로 유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는 건 사회 안정과 국가의 미래에 대한 책무이다. 단순한 월급과 안정적 삶의 차원을 넘어 또 다른 가치가 있다.

해외에서 들려 오는 기업 경영의 어려운 소식이 왜 남의 일로 여겨지지 않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