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을 지은 이들(복희와 공자의 상에 대해서)

주역의 괘를 그렸다고 하는 복희(伏犧)씨. 원래는 사람의 머리에 뱀의 몸이라는 전설이 있다. 그래서 복희씨는 대개 의관을 정체한 모습이 아닌 풀잎으로 몸을 가리거나 뿔을 가진 야생적 형태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다. 이는 원시 상고시대의 인류문명의 시원을 상징화한 형상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단군영정에 풀잎을 그리는 것 역시 복희의 경우처럼 상고시대를 나타내는 의미라고 할 수 있다.
복희와 여와씨가 결합한 모습. 여와씨는 천지가 창조될 때 하늘에난 구멍을 오색 돌로 막았다는 전설의 여신이다. 복희와 여와는 본래 발생계통이 다른 두가지 신화였으나, 후대에 양자를 짝지워 결합시키는 경향이 생겨났다. 그림의 위에는 태양이 아래에는 태음(달)이 그려져있고, 뱀의 몸이 서로 엉켜있는 모습으로서 음양의 결합을 상징한다.
공자 만년에 주역을 좋아해서 주역을 맨 죽간의 가죽끈이 세번이 끊어졌다는 위편삼절의 고사와 함께, 공자가 주역을 깊이 연구해서 주역의 열가지 편인 십익(十翼)을 지었다는 설이 <사기>에 전해지고 있다.
공자의 상은 일반적인 학자의 형상과는 다르게 그려진다. 우리의 선입관과는 달리 곱상한 문인의 모습보다는 오히려 우락부락한 무인에 가까운 모습인데, 이는 전통시대 국교(國敎)의 상징으로서의 권위를 보여주려는 이유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