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를 하자!

나는 지금 친구의 뒷담화를 할 생각이다. 이 친구는 어려서부터 상당히 부유한 집에서 어려움을 모르고 자랐고 결혼을 해서도 그러한 부유한 삶은 계속되어 금전적으로는 무척 편안한 삶을 산 친구다. 그런데 이 친구의 트라우마는 학창시절 공부에 몰두하지 못한 이유로 이름 있는 대학을 나오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부모님이 한 번도 자신에게 공부하라고 말하지 않아서 공부의 소중함을 몰랐기 때문이라고 믿고 있었다. 친구의 이런 생각은 고스라니 하나 있는 자식에게로 향했다. 친구는 아이에게 3살 때부터 가정학습으로 가능한 모든 교육은 다시켰다. 시간대별로 정해놓고 자유시간이 거의 없이 공부가 놀이라고 생각해야 할 만큼 수많은 교육을 시켰다.

그런 아이의 환경은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거의 변함이 없었고 스스로가 학원을 정해서 다니거나 친구들과의 약속을 정해놓고 만나거나, 계획을 세워 자신의 생활을 만들어가는 일은 해 보질 못했고, 모든 것은 친구의 의도대로 진행되었다. 아마도 교육을 위해 아이에게 투자한 시간과 돈을 환산한다면 이 아이는 천재가 되거나 최소한 학급에서 상위권은 가야할 상황이지만 아이의 성적은 늘 하위권수준에 머문다. 나는 친한 친구이면서 상담가지만 친구의 이런 생활에 솔직한 마음으로 말하지 못한다. 아이가 이미 정신병적인 상태에 있었지만 그 상황을 사실대로 말할 수 없을 만큼 친구의 생각이 완고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은 사실 우리가 한 번쯤은 경험할 것이다. 친하기 때문에 그래서 그 사람의 상황을 너무나 잘 알기에 쉽사리 말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이처럼 당사자에게 직접 하지 못하는 말을 또 다른 친한 사람에게 의논을 하고 말 할 기회를 만드는 것은 너무나 긍정적인 뒷담화다. 친구가 만약 이런 얘기를 건네 듣고 자신의 행동을 수정할 수 있다면 이런 뒷담화는 약이 될 것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렇게 마음을 두고 걱정하며 그 사람의 성장을 위해서 나누는 뒷담화 보다는 말하는 사람이 대상자에 대한 시기나 질투, 혹은 분노의 마음을 가지고 순전히 대상자를 웃음거리로 만들 의도로 가십거리를 만드는 뒷담화가 문제다. 이런 경우는 반드시 부작용을 낳는다. 그리고 또 한 경우는 대상자를 잘 아는 사람이 없는 상황에서 제3의 인물로 그 대상자를 거론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는 제3의 인물이므로 자기의 주관대로 해석해서 자신의 질투나 시기나 분노에 대한 심리적 욕구를 함께 자리한 사람으로부터 충족시키기에 아주 용이하다.

옛 말에 “낯 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는 말은 뒷담화를 두고 한 말이다. 뒷담화를 할 때는 먼저 그 대상자를 상대도 잘 알고 있는 사람인지가 제일 중요하다. 상대가 잘 모르는 상태의 사람일 때는 그 사람의 평가가 자신의 주관적 해석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뒷담화의 주제로 거론하면 안 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자신이 거론 하고자 하는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정말 객관적인지, 자신은 정말로 대상자에게 시기나 질투나 미움의 감정이 없는지 반드시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아야 한다. 그런 다음 그 문제의 사안을 내어 놓고 서로 의논하고 고민하는 정도의 말을 하고, 그 다음 그 얘기를 당사자에게 전할 때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는 정도의 말을 하는 수위의 뒷담화여야 한다.

나는 뒷담화를 객관적으로 잘 전해줄 수 있는 친구를 사귀라고 말하고 싶다. 사실 자신의 평가는 그런 뒷담화에서 정확하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뒷담화가 싫은 이유는 자신이 감추고 싶은 치부가 드러나기 때문이다. 사람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단점과 만나는 일에 두려워해서는 안 되며 특히 뒷담화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한다. 자신의 단점과 장점을 가장 잘 들을 수 있는 뒷담화에 마음을 쓴다면 분명히 성장할 수 있다. 자신 앞에서 이러저러한 말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 사람의 인품과 의도를 잘 살펴보아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뒷담화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신뢰할 수 있다. 그 사람들은 어쩌면 이미 객관적인 상황에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는 상대를 파괴시키는 뒷담화가 아닌 성장을 위한 뒷담화를 하자. 앞에서 말하기는 쑥스러운 칭찬과 조언은 많이 하면 할수록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