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오르자 3월에만 5600억…채권 인버스 ETF로 돈 몰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들어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채권 가격이 떨어질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채권 인버스 ETF로 돈이 몰리고 있다. 채권 금리가 올라가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기 때문에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달 들어 국내에서 설정액이 가장 많이 늘어난 ETF 두 종목은 모두 채권 가격이 떨어질 때 수익을 볼 수 있는 채권 인버스 ETF였다. 채권 인버스 ETF 두 종목의 설정액은 3월 들어서만 5600억원 증가했다. 국채 선물 지수를 거꾸로 추종하는 ‘KBSTAR 국고채3년 선물인버스’에는 3489억원, ‘KODEX 국채선물10년인버스’에는 2201억원이 몰렸다. 올해 들어 ETF 중 개인 순매수 4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TIGER 차이나전기차SOLACTIVE’ 보다도 설정액이 많이 늘어났다. 이 ETF는 중국 전기차 관련 기업을 담는 주식형 ETF로, 같은 기간 설정액이 1159억원 증가했다.

ETF 시장에서 채권 인버스 상품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의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를 때 채권 가격은 떨어진다. 채권 가격이 하락할 때 위험을 분산하고자 하는 수요가 채권 인버스 상품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올해 초 0.9%대였으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로 급격히 상승하며 지난 19일(현지시각) 1.732%까지 올랐다. 국내 채권 금리도 덩달아 올랐다. 시장금리의 지표가 되는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2일 1.154%를 기록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02% 수준이었으나 3월 들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해 지난 15일에는 1.238%를 기록했다. 1년 새 최고치였다.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외 채권금리는 오르고 채권 가격은 떨어지면서 채권상품의 위험을 분산시키려는 수요가 집중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채권 인버스 ETF는 대부분 은행 창구에서 순매수했다. 전 연구원은 “은행신탁에서 채권수익률을 보전하기 위해 채권선물인버스 상품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서 채권 인버스 ETF의 가격도 상승했다. ‘KBSTAR 국고채3년선물인버스’는 22일 9만9705원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해 11월 이후 9만9400원대를 횡보했으나, 3월 들어 가격이 치솟았다. 'KODEX 국채선물10년인버스’도 지난 19일 장중 4만7840원을 기록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