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벼랑 끝 전술
입력
수정
‘최순실 게이트’ 이후 각종 매체 마다 박근혜 대통령의 수상한 과거 행적들을 파헤치는 특종 기사가 넘쳐흐르고 있다. 전 국민의 하야 물결에도 박 대통령은 현재 검찰 수사도, 퇴진 요구도, 심지어 국회 추천 총리도 수용하지 않을 뜻을 밝혔다. 두 번의 대국민 담화를 통해 스스로 약속했던 바를 어기는 것이기에 국민적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과거 중국 상인과 조선 상인간 벌어지는 협상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당시 중국 상인들이 조선 상인들의 상품 중에서 가장 탐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인삼이다. 약 효과도 좋았지만 조선 상인들이 조선인삼의 명산지인 개성 인삼을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이에 불만을 느낀 중국 상인들이 담함을 하여 조선 상인들의 인삼을 사지 않겠다고 나섰다. 조선에서 천리 길을 넘어 중국으로 가져갔으니 도로 가져갈 일 이 없다고 판단한 중국 상인들의 얄팍한 상술이었다.이에 조선시대의 최고의 장사꾼으로 불리는 임상옥(林尙沃)은 제 값을 받지 못할 바에야 모두 불태워버리겠다고 마음을 먹고 인삼더미에 불을 질렀다. 처음에 설마 했던 중국 상인들은 불길이 점점 인삼더미로 번져갈수록 사색이 되었다. 중국 상인 입장에서는 1년에 겨우 한번 오는 개성 인삼을 사지 않으면 자신들의 장사도 망칠 수 있기 때문에 허겁지겁 달려가 임상옥을 말렸으나 임상옥은 막무가내였다. 결국 두 손을 번쩍 든 중국 상인들은 인삼 값을 작년의 두 배로 쳐서 계산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반쯤 탄 인삼은 인삼이 아닌 도라지였다. 중국 상인들의 담함을 지켜보다 못해 조선 상인들이 도라지를 준비해 간 것이었다.
이를 협상에서는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이라고 한다. 상대의 양보를 받기 위해 서로 좋지 않은 위기상황을 만들어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기 위한 기만전술이다. 이는 주로 북측이 자주 활용하는 전술로 핵무기를 한 손에 쥔 채 상대와 협상을 하는 것과 같다. 북측이 손을 놓아 핵을 발사시키면 남북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 따라서 상대는 벼랑 끝에 선 협상자를 달래기 위해 상당한 양보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북측에게 적잖은 양보를 하지 않았던가.
박근혜 대통령이 처해진 상황은 임상옥과 같이 주어진 위기에서 탈피를 해야 되는 간절한 상황이다. 하지만 임상옥은 벼랑 끝 전술이 먹혀들었지만 박 대통령은 벼랑 끝 전술의 효과가 없다.벼랑 끝 전술이 성공하려면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상대가 보기에 협상자가 위기 상황을 진짜로 조성할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가 겁을 먹고 양보하거나 꼬리를 내린다. 임상옥을 비롯한 조선 상인들이 객사에서 인삼을 불태우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 중국 상인들은 설마하고 이를 가볍게 여겼다. 하지만 계속 인삼을 불태우는 조선 상인들의 확고한 의지를 보고 중국 상인들은 기가 꺾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삼을 불태울 만큼의 무기가 없다. 검찰 수사도, 퇴진 요구도, 심지어 국회 추천 총리도 수용하지 않을 뜻을 밝혀도 국민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는다. 이처럼 확고한 무기와 의지 없이 어설프게 이 전략을 썼다가는 상대의 비웃만 사고 만다. 북측이 굴하지 않는 협상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바로 핵이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일단 위기 상황이 시작되면 협상자 자신도 이를 되돌릴 수 없으니 당장 양보하라고 나서는 것이다. 불길이 일단 인삼더미에 본격적으로 번지면 아무도 이를 끌 수가 없으며 서로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다. 위기에 처해져있는 박 대통령은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다. 전진 할수록 국민의 분노는 더해지고 촛불은 횃불이 되어간다. 왜냐면 국민이 실질적인 갑이며 무엇보다 여러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미천한 장돌뱅이 신분에서 3품 벼슬의 귀성부사까지 오른 파란만장한 생애의 입지적 인물인 상도의 임상옥은 이런 말을 남겼다.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라고. 대한민국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은 권력이나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남기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글.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ijeong13@naver.com)
박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는 과거 중국 상인과 조선 상인간 벌어지는 협상의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당시 중국 상인들이 조선 상인들의 상품 중에서 가장 탐내는 것이 있었다. 바로 인삼이다. 약 효과도 좋았지만 조선 상인들이 조선인삼의 명산지인 개성 인삼을 거의 독점하고 있었다. 이에 불만을 느낀 중국 상인들이 담함을 하여 조선 상인들의 인삼을 사지 않겠다고 나섰다. 조선에서 천리 길을 넘어 중국으로 가져갔으니 도로 가져갈 일 이 없다고 판단한 중국 상인들의 얄팍한 상술이었다.이에 조선시대의 최고의 장사꾼으로 불리는 임상옥(林尙沃)은 제 값을 받지 못할 바에야 모두 불태워버리겠다고 마음을 먹고 인삼더미에 불을 질렀다. 처음에 설마 했던 중국 상인들은 불길이 점점 인삼더미로 번져갈수록 사색이 되었다. 중국 상인 입장에서는 1년에 겨우 한번 오는 개성 인삼을 사지 않으면 자신들의 장사도 망칠 수 있기 때문에 허겁지겁 달려가 임상옥을 말렸으나 임상옥은 막무가내였다. 결국 두 손을 번쩍 든 중국 상인들은 인삼 값을 작년의 두 배로 쳐서 계산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반쯤 탄 인삼은 인삼이 아닌 도라지였다. 중국 상인들의 담함을 지켜보다 못해 조선 상인들이 도라지를 준비해 간 것이었다.
이를 협상에서는 ‘벼랑 끝 전술(brinkmanship)’이라고 한다. 상대의 양보를 받기 위해 서로 좋지 않은 위기상황을 만들어 상황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만들기 위한 기만전술이다. 이는 주로 북측이 자주 활용하는 전술로 핵무기를 한 손에 쥔 채 상대와 협상을 하는 것과 같다. 북측이 손을 놓아 핵을 발사시키면 남북 모두가 피해를 입는다. 따라서 상대는 벼랑 끝에 선 협상자를 달래기 위해 상당한 양보를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북측에게 적잖은 양보를 하지 않았던가.
박근혜 대통령이 처해진 상황은 임상옥과 같이 주어진 위기에서 탈피를 해야 되는 간절한 상황이다. 하지만 임상옥은 벼랑 끝 전술이 먹혀들었지만 박 대통령은 벼랑 끝 전술의 효과가 없다.벼랑 끝 전술이 성공하려면 다음의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상대가 보기에 협상자가 위기 상황을 진짜로 조성할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상대가 겁을 먹고 양보하거나 꼬리를 내린다. 임상옥을 비롯한 조선 상인들이 객사에서 인삼을 불태우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 중국 상인들은 설마하고 이를 가볍게 여겼다. 하지만 계속 인삼을 불태우는 조선 상인들의 확고한 의지를 보고 중국 상인들은 기가 꺾였다. 박근혜 대통령은 인삼을 불태울 만큼의 무기가 없다. 검찰 수사도, 퇴진 요구도, 심지어 국회 추천 총리도 수용하지 않을 뜻을 밝혀도 국민은 더 이상 물러서지 않는다. 이처럼 확고한 무기와 의지 없이 어설프게 이 전략을 썼다가는 상대의 비웃만 사고 만다. 북측이 굴하지 않는 협상력을 발휘하는 이유는 바로 핵이라는 무기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일단 위기 상황이 시작되면 협상자 자신도 이를 되돌릴 수 없으니 당장 양보하라고 나서는 것이다. 불길이 일단 인삼더미에 본격적으로 번지면 아무도 이를 끌 수가 없으며 서로 엄청난 손해를 보게 된다. 위기에 처해져있는 박 대통령은 더 이상 전진할 수 없다. 전진 할수록 국민의 분노는 더해지고 촛불은 횃불이 되어간다. 왜냐면 국민이 실질적인 갑이며 무엇보다 여러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미천한 장돌뱅이 신분에서 3품 벼슬의 귀성부사까지 오른 파란만장한 생애의 입지적 인물인 상도의 임상옥은 이런 말을 남겼다.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라고. 대한민국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은 권력이나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남기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글. 정인호 GGL리더십그룹 대표(ijeong13@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