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선입견과 후광효과-박영실박사 칼럼

메라비안 차트로 본 이미지 파워 점수

미국 UCLA의 명예교수인 앨버트 메라비안에 의해 알려진 ‘메라비안 차트’에 의하면 사람과 대화를 할 때 느껴지는 이미지는 표정, 옷차림, 자세 등 시각적인 이미지가 55%, 음성, 말 속도, 억양 등 청각적인 이미지가 38% 그리고 말의 내용이 7% 영향을 미친다. 결국 좋은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폰에 대해 프레젠테이션을 한 스티브 잡스 말의 내용보다는 그의 진지한 표정과 검은 터틀넥에 편안한 청바지 그리고 자신감 넘치는 자세의 이미지 파워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음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지 않은가!그런데 우리가 느끼는 그 무엇에 대한 이미지는 사실 실제와 늘 같지는 않다. 그래서 혹자는 이미지가 실제보다 강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애플의 CEO’라는 타이틀이 스티브 잡스의 그 한결같은 드레스코드를 우리에게 ‘매력적인 그만의 코드’로 인식시켰을지도 모른다는 얘기다. 만일 그가 그저 뉴욕거리에서 돌아다니는 행인이었다면 그의 이미지가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매혹적이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지가 확고하면 후광효과를 얻는다!

예를 들어서 와인도 마찬가지다. 제 아무리 고품질 와인이라고 해도 어떻게 설명을 하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지고 와인을 담는 와인 병에 따라서 평가가 변하기 때문이다. 54명의 와인 전문가를 초청해서 와인 테스트를 했는데첫 번째 와인은 ‘이 와인은 최고급 와인입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한 눈에 보기에도 무척 고급스러운 병에서 따랐다. 이에 많은 와인 전문가들은 입맛을 마시며 더 후한 점수를 주었다.반면에 두 번째 와인은 “이 와인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하우스와인입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평범한 와인 병에서 따른 와인은 인상을 쓰며 낮은 점수를 주었다.

사실 이 두 와인은 모두 같은 와인이었던 것이다. 보르도 대학 인지 신경과학 연구원이었던 프레데릭 브로셰(Frederic Brochet)가 1998년에 한 이 실험은 와인 전문가의 능력을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 아니다. 그럼 무엇을 말하고자 한 것일까? 바로 ‘이미지 선입견’이 얼마나 강한지에 대한 검증 실험인 셈이다. 다시 말해서 많은 사람들이 처음에 지각한 이미지를 토대로 판단을 하는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많은 명품 브랜드들이 다른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명품 대우를 받는다. 루이뷔통 시계 컬렉션은 도입된 지 20년도 안되었지만 루이뷔통 상표를 달았다는 이유만으로도 고객들에게 명품 대우를 받는다. 이것은 그동안 쌓아놓은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신뢰 때문에 이루어진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기존에 쌓인 이미지가 확고하면 모든 평가에 ‘후광 효과(Halo effect)’를 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