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환의 인사 잘하는 남자] 왜 인사부서의 말을 듣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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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부서는 일의 원칙이 있는가?
왜 HR부서의 말을 듣지 않는가?A과장은 인사부서의 개인평가하라는 공문을 보자마자 화를 낸다. 이미 다 정해 놓고 무슨 구색을 갖추느냐는 식이다. 사실 이 회사의 평가제도는 A과장이 입사하여 지금까지 8년동안 8번 바뀌었다. 인사부서장이 바뀌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이 평가제도이다. 개악이라고 했나? A과장이 보기에는 거기가 거기인데 평가개선 T/F를 구성하고, 설문과 인터뷰를 하고 떠들썩하게 한 후 내용을 보면 몇 년 전의 내용이다. 조직장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개인이 아무리 역량이 높고 높은 성과를 창출했다고 해도, 조직장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결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상사와의 코드를 맞추고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다들 인식하고 있는데, 인사부서는 자신의 실적을 전부 e-hr에 입력하라고 한다. 상사는 전산 시스템에 들어가는 적이 없다. 모든 승진은 어느 날 저녁자리에서 결정되고, 성과가 높은 사람의 보상이 높은 것이 아니다. 구성원들은 올 해 누가 승진할 것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 성과가 높은 김과장이 아닌 본부장과 같은 편에 있는 이과장이 된다는 것을. 현장 관리자는 인사부서가 보낸 업무협조를 보면 짜증이 난다. 무슨 기밀이라고 임박하여 면접관으로 참석해라, 강사로 참석해라, 설문과 인터뷰에 응해달라, 노사간담회에 참석하라는 등 요청이 아닌 강요이다. 자신들은 무원칙이면서 현장에 대해서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라고 한다. 일이 있어 재직 증명서나 소득 증명서 한 장이라도 받으려면 무슨 잘못이나 한 것처럼 바라보며 꼬치 꼬치 캐묻는다. 조직원의 인적사항은 인사부서에 묻기 보다는 개개인을 불러 확인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올 해도 평가 개선을 한다고 한다. ‘그래 그것이라도 해야지 일한다고 하지’하는 심정이다. 어떤 결과가 도출되어도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아니 기대도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되면 인사부서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
채용은 현업에서 총액 인건비 하에서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사람을 뽑으면 된다. 평가는 할 필요가 없고, 보상은 조직장이 인건비 하에서 알아서 주면 된다. 승진 역시 마찬가지이고, 타 부서 이동은 조직장끼리 만나 이야기 나누면 된다. 정년이 되면 퇴직하고 중간에 누군가가 퇴직한다면 다른 사람을 뽑으면 된다. 인사부서가 없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책임경영을 하다보니 성과가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인사부서는 존재 의미가 없다. CEO의 전략적 파트너로 전사적 관점에서 사업을 리딩하는 전략적 업무를 담당해야 할 인사부서가 전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아무도 근무하고 싶지 않은 부서로 전락하게 된다.인사부서가 일을 하는데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은 크게 4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1) 회사 전략실행(성과)을 위한 인사의 Ground Rule 2) 향후 현업중심의 인사 심화와 현업 인사담당자 공동의 행동 기준 3) 인사본연의 역할에 대한 점검과 추진 의지의 표명 4) 향후 제도를 통한 구체화로 실행력/일관성 확보이다. 이러한 4단계는 단기적으로는 인사 원칙을 정해 제반 HR 제도 수립/유지, 검증의 기준으로 활용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사업부 및 각 사 인사운영의 일관된 활용,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현장 관리자/임원의 원칙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예 1] HR 원칙 수립 모델
HR 원칙 수립 사례 및 고려사항
국내 대기업의 경우, HR의 원칙과 전략을 정해 일관성 있게 이끌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많다. S그룹의 경우, HR원칙을 하나의 모델화하여 독자적으로 운영하지는 않는다. 대신, 경영이념이나 핵심가치에 공정한 인사, 성과중심 인사, 현장 중심 인사 등의 원칙을 정하고, 채용에서 퇴직에 이르는 HR영역에 철저하게 반영하여 추진해 나간다. 반면, L그룹의 경우에는 인사의 미션, 방향 및 원칙, 전략과 각 영역별 중요 과제에 연계하여 ‘HR가치체계’를 정립하고 구성원들과 소통한다.HR의 원칙을 정하는데 있어 다음 7가지 항목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HR원칙을 수립하는 궁극적 목적은 회사의 지속 성장이다.
올바른 가치관이 인재중심의 기본이다.
현업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현업중심의 인사가 되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 있는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
인사의 공정성을 통한 구성원의 수용도와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회사 전략과 인사 전략은 연계해야 한다.
성과지향의 인사가 되어야 한다.
[예] KT&G의 HR 원칙 수립
HR 원칙의 활용방안
인사원칙은 조직과 구성원이 인사를 이해하고 실천하는데 있어 지침이 된다. 사업전략과 인재상과 연계하여 인사원칙을 개인의 창의와 자율 존중, 성과에 따른 보상, 공정한 인사, 장기적 관점이라고 정했으면, 이러한 원칙이 인사전략과 연계되어 HR의 각 기능(채용~퇴직)은 이 원칙에 따라 제도가 수립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고 원칙을 정하고는 연봉 1억을 받는 부장 레벨에서 평가 S등급을 받은 부장과 D등급을 받은 부장의 연봉 차이가 50만원도 안 된다면 누가 이 원칙을 믿고 따르겠는가? 제도의 측면에서 인사부서는 제도를 수립하고 운영하고 점검하며 개선하는 부서이다. 제도의 수립과 점검 및 개선은 인사부서가 주 역할이지만, 운영은 현장의 조직장에 의해 좌우된다. 이러한 HR원칙이 인사부서뿐만 아니라 현업의 조직장 나아가 전임직원이 공유하고 실천하도록 안내와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성원 설문 조사, 제도 모니터링 등을 통해 각 제도의 설계와 운영이 HR 원칙에 의해 추진되는 가를 모니터링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왜 HR부서의 말을 듣지 않는가?A과장은 인사부서의 개인평가하라는 공문을 보자마자 화를 낸다. 이미 다 정해 놓고 무슨 구색을 갖추느냐는 식이다. 사실 이 회사의 평가제도는 A과장이 입사하여 지금까지 8년동안 8번 바뀌었다. 인사부서장이 바뀌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이 평가제도이다. 개악이라고 했나? A과장이 보기에는 거기가 거기인데 평가개선 T/F를 구성하고, 설문과 인터뷰를 하고 떠들썩하게 한 후 내용을 보면 몇 년 전의 내용이다. 조직장의 영향력이 워낙 크다 보니 개인이 아무리 역량이 높고 높은 성과를 창출했다고 해도, 조직장이 인정해 주지 않으면 결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상사와의 코드를 맞추고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다들 인식하고 있는데, 인사부서는 자신의 실적을 전부 e-hr에 입력하라고 한다. 상사는 전산 시스템에 들어가는 적이 없다. 모든 승진은 어느 날 저녁자리에서 결정되고, 성과가 높은 사람의 보상이 높은 것이 아니다. 구성원들은 올 해 누가 승진할 것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다. 성과가 높은 김과장이 아닌 본부장과 같은 편에 있는 이과장이 된다는 것을. 현장 관리자는 인사부서가 보낸 업무협조를 보면 짜증이 난다. 무슨 기밀이라고 임박하여 면접관으로 참석해라, 강사로 참석해라, 설문과 인터뷰에 응해달라, 노사간담회에 참석하라는 등 요청이 아닌 강요이다. 자신들은 무원칙이면서 현장에 대해서는 기본과 원칙을 지키라고 한다. 일이 있어 재직 증명서나 소득 증명서 한 장이라도 받으려면 무슨 잘못이나 한 것처럼 바라보며 꼬치 꼬치 캐묻는다. 조직원의 인적사항은 인사부서에 묻기 보다는 개개인을 불러 확인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올 해도 평가 개선을 한다고 한다. ‘그래 그것이라도 해야지 일한다고 하지’하는 심정이다. 어떤 결과가 도출되어도 변화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아니 기대도 하지 않는다.
이런 상황이 되면 인사부서가 존재해야 할 이유가 없다.
채용은 현업에서 총액 인건비 하에서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사람을 뽑으면 된다. 평가는 할 필요가 없고, 보상은 조직장이 인건비 하에서 알아서 주면 된다. 승진 역시 마찬가지이고, 타 부서 이동은 조직장끼리 만나 이야기 나누면 된다. 정년이 되면 퇴직하고 중간에 누군가가 퇴직한다면 다른 사람을 뽑으면 된다. 인사부서가 없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책임경영을 하다보니 성과가 높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면 인사부서는 존재 의미가 없다. CEO의 전략적 파트너로 전사적 관점에서 사업을 리딩하는 전략적 업무를 담당해야 할 인사부서가 전혀 부가가치를 창출하지 못하고, 아무도 근무하고 싶지 않은 부서로 전락하게 된다.인사부서가 일을 하는데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이러한 원칙은 크게 4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1) 회사 전략실행(성과)을 위한 인사의 Ground Rule 2) 향후 현업중심의 인사 심화와 현업 인사담당자 공동의 행동 기준 3) 인사본연의 역할에 대한 점검과 추진 의지의 표명 4) 향후 제도를 통한 구체화로 실행력/일관성 확보이다. 이러한 4단계는 단기적으로는 인사 원칙을 정해 제반 HR 제도 수립/유지, 검증의 기준으로 활용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사업부 및 각 사 인사운영의 일관된 활용, 인사담당자뿐 아니라 현장 관리자/임원의 원칙으로 정착되어야 한다.
[예 1] HR 원칙 수립 모델
HR 원칙 수립 사례 및 고려사항
국내 대기업의 경우, HR의 원칙과 전략을 정해 일관성 있게 이끌어 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많다. S그룹의 경우, HR원칙을 하나의 모델화하여 독자적으로 운영하지는 않는다. 대신, 경영이념이나 핵심가치에 공정한 인사, 성과중심 인사, 현장 중심 인사 등의 원칙을 정하고, 채용에서 퇴직에 이르는 HR영역에 철저하게 반영하여 추진해 나간다. 반면, L그룹의 경우에는 인사의 미션, 방향 및 원칙, 전략과 각 영역별 중요 과제에 연계하여 ‘HR가치체계’를 정립하고 구성원들과 소통한다.HR의 원칙을 정하는데 있어 다음 7가지 항목을 사전에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HR원칙을 수립하는 궁극적 목적은 회사의 지속 성장이다.
올바른 가치관이 인재중심의 기본이다.
현업과의 소통을 기반으로 현업중심의 인사가 되어야 한다
글로벌 경쟁력 있는 전문성 확보가 시급하다.
인사의 공정성을 통한 구성원의 수용도와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회사 전략과 인사 전략은 연계해야 한다.
성과지향의 인사가 되어야 한다.
[예] KT&G의 HR 원칙 수립
HR 원칙의 활용방안
인사원칙은 조직과 구성원이 인사를 이해하고 실천하는데 있어 지침이 된다. 사업전략과 인재상과 연계하여 인사원칙을 개인의 창의와 자율 존중, 성과에 따른 보상, 공정한 인사, 장기적 관점이라고 정했으면, 이러한 원칙이 인사전략과 연계되어 HR의 각 기능(채용~퇴직)은 이 원칙에 따라 제도가 수립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성과에 따른 보상이라고 원칙을 정하고는 연봉 1억을 받는 부장 레벨에서 평가 S등급을 받은 부장과 D등급을 받은 부장의 연봉 차이가 50만원도 안 된다면 누가 이 원칙을 믿고 따르겠는가? 제도의 측면에서 인사부서는 제도를 수립하고 운영하고 점검하며 개선하는 부서이다. 제도의 수립과 점검 및 개선은 인사부서가 주 역할이지만, 운영은 현장의 조직장에 의해 좌우된다. 이러한 HR원칙이 인사부서뿐만 아니라 현업의 조직장 나아가 전임직원이 공유하고 실천하도록 안내와 교육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마지막으로, 구성원 설문 조사, 제도 모니터링 등을 통해 각 제도의 설계와 운영이 HR 원칙에 의해 추진되는 가를 모니터링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홍석환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