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Z백신 혈전 논란 일단락됐지만…전문가들 "불안감 해소가 관건"

내일부터 요양병원 65세 이상 AZ 접종 시작…대통령도 접종
"혈전-백신 연관성 없다" 발표에도 불안감 남아…고령층 접종 동의율 77% 그쳐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의약품청(EMA)에 이어 우리나라 예방접종전문위원회(접종위)까지 22일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과 혈전 생성 간의 연관성이 없다"고 발표함에 따라 혈전 관련 안전성 논란은 일단락됐다.정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없이 진행하라'는 국내외 보건당국의 판단에 따라 당장 23일부터 요양병원·시설 등의 65세 이상 입소자 및 종사자 약 28만8천명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에 들어간다.

문재인 대통령도 65세 접종 첫날인 23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는다.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참석에 대비하는 차원이지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를 둘러싼 논란을 조기에 불식하겠다는 정책적 고려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보건당국이 공식 판단이 나왔는데도 접종을 둘러싼 불안감이 일거에 해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MA가 백신 접종 후 혈전증인 파종성혈관내응고장애(DIC)와 뇌정맥동혈전증(CVST) 발생한 경우에 대해서는 추가 분석이 필요하다고 했고, 국내 접종위에서도 두 질병의 발생 보고에 대해서는 정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여지를 뒀기 때문이다.

두 질병 모두 인구 100만명 당 1명 내외고 발생하는 '매우 드문 병'이라고는 하지만 유럽과 마찬가지로 국내에서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20대 남성이 CVST로 진단됐다.여기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신고된 아나필락시스 1건과 고열·경련을 동반한 혈압 저하 이상반응 1건도 백신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이날 발표됨에 따라 당분간 이상반응을 둘러싼 우려는 지속될 전망이다.

불안감은 접종률 하락을 이끌 수 있다.

정부가 희망하는 '11월 집단면역'과 '사망 피해 최소화'를 위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실시되는 초기 예방접종의 참여율이 높아야 한다.접종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의 접종 동의율은 76.9%로 집계됐는데, 이는 앞서 65세 미만 입소자 및 종사자의 동의율 93.7%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
정은경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이에 대해 "이 동의율에는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과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65세 고령 어르신의 건강 상태가 반영된 것으로 본다"며 "국민이 백신과 이상반응에 대해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상세한 정보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사회 저명인사들이 (먼저) 접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는 말이 있는데, 그런 방법을 다양하게 강구해보겠다"라고도 밝혔다.

전문가들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지속적인 접종이 국민 보호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불안감 해소를 위한 다각적 노력을 주문했다.

최은화 접종위 위원장은 "현재 우려하는 이상반응은 100만명 중 1명 내외로 극히 드물게 나는데 '확인된 위험'이 아니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접종을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백신 정보와 주의사항, 이상반응에 대한 대처방안 등을 국민의 눈높이에서 안내하고, 접종의료기관에서도 예방접종 전에 혈액 응고 장애와 관련된 올바른 정보와 주의사항에 관해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예방접종피해조사반 위원인 서은숙 순천향대 의대 교수도 "접종 후 생기는 두통과 고열 등의 이상반응은 우리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서 교수는 "사망이나 중증 사례도 백신과 관련성이 경우가 훨씬 많기에 백신 접종은 실보다 득이 훨씬 크다"며 "질병청이 백신의 부작용이 심각하지 않다는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해야 한다"고 견해를 피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