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 푸틴 '공개토론' 무산…美·러 갈등 고조되나

러 외무부 "美가 대화 거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고 러시아 외무부가 22일 밝혔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웹사이트를 통해 “미국 측이 누적된 양자 문제와 전략적 안정성 의제 등의 논의를 위해 이달 19일이나 22일에 바이든 대통령과 공개 화상 대화를 하자는 푸틴 대통령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는 미국 측의 책임으로 양국 관계가 처한 교착상태 탈출 방안 모색 가능성이 또다시 무산됐다”며 “이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미국 측에 있다”고 주장했다.지난 18일 푸틴 대통령은 자국 TV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토론을 계속하자고 제안하고 싶다”며 “다만 온라인 생방송으로 하는 조건이어야 한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 26일 푸틴 대통령과 취임 후 첫 통화를 하고 양자 및 국제 현안에 대해 논의한 바 있다.

하지만 러시아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 중독 사건과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히 악화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7일 미국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대통령을 살인자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또 ‘러시아가 2016년에 이어 2020년 미 대선에도 개입했다’는 미국 정보기관의 보고를 근거로 “대가를 치르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지난 2일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정부가 나발니 독살 시도의 배후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러시아 고위 관리와 기업체 등을 제재했다. 이에 러시아는 워싱턴 주재 자국 대사를 본국으로 긴급 소환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