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野당직자에도 '지지 호소 문자'…번호 불법수집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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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당직자들에게 박영선 지지호소 문자 발송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연고자 센터'를 운영하며 민주당을 지지하는 서울·부산 지역 지인들 연락처를 수집하는 가운데 야당 당직자들에게까지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유권자 센터 운영하며 지인 연락처 수집하는 與
'동의 없는 연락처 수집'으로 논란 일으키기도
민주당 "박영선 캠프에 물어보라…캠프 측 "입장 없다"
당사자 사전 동의 없이 연락처를 확보한 정황이 뚜렷이 드러난 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가 있는 대목이다.22일 <한경닷컴> 취재 결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소속 당직자들은 지난 19일 박영선 후보 지지를 호소하는 내용의 문자를 받았다.
국민의힘-국민의당 당직자들에게 지지호소 문자 발송
민주당이 발신한 해당 문자에는 "박영선입니다. 사랑하는 서울시민 여러분, 서울시장 후보 등록을 마쳤다"라며 "여러분의 응어리진 마음, '서울시 대전환'으로 보답하겠다"는 내용이 담겼다.이어 "일상이 편리한 디지털 서울, 삶이 건강한 그린 서울, 남녀노소 책임지는 돌봄 서울 만들겠다"면서 "여러분의 뜨거운 분노, '강하고 유능한 리더십'의 박영선이 풀어드리겠다"고 썼다.이어 "불의와 맞서 싸웠던 박영선,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결단력과 추진력을 발휘하겠다. 일 잘하는 후보, 정의로운 후보 박영선과 함께 미래 100년의 새로운 좌표를 찍어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연고자 센터를 통해 지인 추천을 받는 과정에서 우선 번호를 수집하는 당사자가 지인에 1차 동의를 구하고 다음 단계에서 각 시도당과 중앙당을 거치며 '필터링'을 거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민주당 "박영선 캠프에 물어보라"…캠프는 "입장 없다"
그러나 해당 문자를 받은 야당 소속 당직자들은 민주당이 언급한 '필터링' 과정에 해당하는 어떠한 절차도 없었다고 반박했다.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에 따르면 정보 주체의 동의를 받는 등 일정 요건에 해당해야만 개인정보를 수집, 활용할 수 있다. 이 법 2항에는 '개인정보처리자는 제1항 제1호에 따른 동의를 받을 때는 다음 각호의 사항을 정보 주체에게 알려야 한다.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의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이를 알리고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특히 △개인정보의 수집·이용 목적 △수집하려는 개인정보의 항목 △개인정보의 보유 및 이용 기간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 및 동의 거부에 따른 불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그 불이익의 내용 등에 대한 내용 고지가 있어야 한다.민주당 소속 한 의원실 비서는 지난 18일에도 동의를 얻지 않은 채 민주당에 지인들 연락처를 전달했다고 공지해 문제 제기가 나왔다. (제목 : [단독] 민주당, 동의 안 받고 연락처 수집…'법 위반' 의혹)이에 대해 민주당 중앙당 측은 "당이 아닌 캠프 차원에서 보낸 문자다. 박영선 후보 선거 캠프 측에 문의하라"고 말했고, 박영선 후보 캠프 측은 "사실관계 확인이 되지 않는 내용"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