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은 골리앗에게 이길 수 있다

애초부터 덩치 큰 골리앗에게 다윗은 적수가 되지 않았다. 그래서 요즘도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의 불가능한 싸움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것에 모두들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의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에서 결국 다윗이 승리를 낚아챈 것처럼 승산 없는 싸움에서도 기적 같은 승리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한가지 의문은 승리이전에 어떻게 다윗이 집채만한 골리앗에게 맞설 생각을 했을까이다. 정답은 다윗의 발상전환에 있었다. 다윗은 골리앗이 덩치가 큰 것을 오히려 “덩치가 크니 맞을 면적이 더 큰 것 아니냐”라고 역발상을 한 것이다. 따라서 창의적 발상전환의 기원은 바로 다윗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발상전환이 없었으면 진짜 누구나 생각하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아직까지도‘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다윗과 같은 힘없는 약자가 골리앗과 같은 강자와는 도저히 승산 없는 게임일 것이라는 비유와 상징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 이러한 불가능한 싸움의 법칙이 흔들리고 있다. 거꾸로 골리앗이 약해지고 다윗이 강해지고 있다.

다윗은 목소리가 커진 소비자이고 골리앗은 그 목소리에 한방에 주저 않는 덩치 큰 기업과 같다. 이번 도요타 자동차의 리콜사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다윗들의 변속기 불량 의문제기에 콧방귀를 뀌던 골리앗 도요타가 상황의 심각성을 알고 고개를 숙였다. 다윗이 결국 골리앗과의 한판승부에서 보기좋게 한방을 먹인 것이다. 이쯤 되면 이제 덩치 큰 골리앗들에게 긴장감이 감돌 것 같다.

앞으로 골리앗 기업들은 함부로 다윗 무시하다가 오히려 진땀빼고 혼쭐꽤나 나게 생겼다. 힘은 없지만 꾀가 많은 다윗들은 힘 있는 창구를 활용하여 골리앗을 지능적으로 괴롭히기도 한다. 제품에 불만이 있으면 각종 매체나‘소비자 고발’ ‘불만제로’ 등의 코너를 통해 한바탕 휘저으면 골라앗들은 깜짝 안하던 두눈까지 깜빡여야 한다 . 몇해 전에 일본의 모 전자업체 A/S담당 직원이 고객의 서비스요구에 무성의하고 무책임하게 응대하여 회사에 막대한 손실을 입힌 사례가 있다. 고객이 담당직원의 불쾌한 서비스를 녹음하여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에 알린것이다.

방만한 골리앗들을 정신차리게 하는 면에서 참 세상 좋아졌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건전한 범위내에서 라면 다윗에게 힘을 실어주는 제도나 장치가 더 많았으면 한다. 더 이상 힘없는 다윗들이 억울한 누명을 쓰고 무고한 희생을 당하지 않도록 말이다.

골리앗 법정이라고 새파랗게 젊은 판사가 연륜 있는 노인에게 막말하는 사태도 바로잡아야 하고, 골리앗 회사 사장이 다윗 직원들에게 지위와 권한을 이용하여 불합리한 지시를 내리고 처사를 하는 것에도 맞서야 하며, 영향력을 미끼로 하여 무리한 요구를 강요하는 이른바 ‘갑’의 횡포도 막아야 하는 것이다. 다윗은 발상의 전환과 함께 긍정적으로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갖고 골리앗의 이마에 정확히 합법적인 돌팔매질을 하여 쓰러뜨렸다. 나의 정당한 인권과 권리가 훼손 된다면 상대가 골리앗이더라도 한번 대적해 보자.
방법이 있지 않을까? 전형적인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옛말이다. 다윗은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분명히 승리할 수 있다.

게다가 좋은 세상은 강자의 편이 아니라 약자의 편을 들어 줄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