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평등 그리고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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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해명 불충분”… 대교협 대학 윤리위
고려대의 2009학년도 입시 논란과 관련,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학교 측의 해명이 불충분하다며 ‘학생부 성적산출’ 전 과정을 소상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고대는 성적산출 과정 공개는 대학 자율권 침해라며 반발해 왔다. 13일 대교협 대학윤리위원회(위원장 이효계 숭실대 총장)는 고대의 해명을 듣고 지난해 수시 2-2 입시 논란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였다. 서태열 고대 입학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상암동 대교협을 방문,1시간30분 동안 입시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대학윤리위원회는 서 처장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적인 소명을 요청했다. 이효계 위원장은 “이번 고대 입학전형 문제로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고 대학 자율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고대 입학처장의 설명은 의문 해소에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대교협이 요청한 추가 소명내용의 핵심은 학생선발 과정에서 적용한 학생부 성적 산출공식이다. 고대는 전국 고교 간 학생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별도의 산출공식을 활용해 왔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 기사원문보기 책 제목 : 자유
저자 : 지그문트 바우만
자본주의의 혁명은 불공평한 등급과 귀찮은 여러 집단이나 종교의 참견에서 벗어난 자유 형태에 대한 대중적 상상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그런 방해물이 부서지고 폐기되자 사람들은 자유란 자기 자신의 자원에 의존해야 할 필연성을 뜻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기댈만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한, 여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항상 패자와 승자가 존재하는) 자본주의 경쟁에서 진정으로 자신들의 자유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는 언제나 극단적으로 제한되어 있다.
—————
요즘 고려대의 입학사정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고려대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려대가 고교등급제를 실행했다고 믿는다. 그 원인에는 일반고보다 외국어고와 같은 특목고가 우대를 받았다고 여겨진다. 나로서는 사실 왜 외국어 고등학교에 우수한 인재를 뽑아야 하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외국어는 머리가 좋은 사람보다 끈기가 있는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과목이다. 왜냐하면 외국어를 할려면 ‘단어’를 외워야 한다. 수만개의 단어와 숙어를 외워야 외국어를 잘 할 수있다. 이것은 기억력과 끈기가 필요한 것이다. 창의력은 한참이나 우선순위에서 뒤떨어져 있는 항목이다. 그런데 그런 과목을 가르치는 고등학교에 중학교의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들의 목표는 ‘서울대 법대’를 최고로 친다. 하지만 ‘법’은 창의성을 바탕으로 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 사회를 지탱해왔던 덕목을 공고히하는 학문이다. 이 것은 우리 사회가 천재성을 낭비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없다. 과학이 천재들의 학문인 것은 인정한다. 그래서 과학고의 존재는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인문계 쪽에서 천재성이 필요한 곳은 문학과 같은 예술분야이다. 나머지 법,경제,경영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천재들은 별로 천재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분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외국어고가 그렇다. 들어가는 데도 집안이 상당한 정도로 밀어주어야 할 만큼 학원비가 많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들어가서도 적지 않은 교육비가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이 사회에서 상류층이 아니면 들어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
그런데 외국어고가 생기기 이전까지만 해도 한 학교에서 잘 난놈과 못난 놈, 집안 좋은 놈과 좋지 않은 놈이 같이 한 교실에서 같이 공부를 했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잘난 놈도 있고, 못난 놈도 있다는 걸 알고, 그리고 같이 부대끼면서 서로 좋아하고 미워하며 살아가는 걸 자연스러워했다. 이제 외국어고는 잘나고 잘사는 사람들의 자식들이 모이는 곳이 되버렸다. 그렇게 격리되어 자란 천재들이 판.검사가 되었을 때 인간에 대한 이해를 얼마나 할까? 왜 사는 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고등학교 시기를 자기 주변의 잘난 놈만 보아야 하는 천재들에게도 그것은 비극이다. 자기 주변에 자기 보다 못난 사람이 있는 것을 볼 수있어야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자부심을 갖게 된다. 못난 놈은 또 못난 대로 잘난 놈을 본받으려고 노력할 동기부여가 된다. 사람에 대한 사랑보다 삶의 치열함만 배워야 하는 천재들만의 고등학교는 별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그런데 고려대에서는 그런 학생들만 뽑으려 하는 가보다.
내가 보건대 고려대는 서울대가 되지 못하여 안달하는 것같다. 촌스러운 막걸리대신에 와인을 마시고 싶은 모양이다. 그것도 ‘학생선발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자유를 누릴 능력있는 사람들이 자유를 갖고자 하니까 그들에게 자유를 주자. 그리고 서울대와 같은 국립대에는 평등을 주자. 입학정원을 3배로 늘리고, 등록금을 1/5로 줄여 돈이 없어 대학교육을 못받는 사람을 없애면 된다. 적지 않은 정부지원이 사립대학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이 비용을 국립대학으로 돌리면 추가비용도 필요없을 것이다.
고려대의 2009학년도 입시 논란과 관련,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학교 측의 해명이 불충분하다며 ‘학생부 성적산출’ 전 과정을 소상히 밝힐 것을 요구했다. 그동안 고대는 성적산출 과정 공개는 대학 자율권 침해라며 반발해 왔다. 13일 대교협 대학윤리위원회(위원장 이효계 숭실대 총장)는 고대의 해명을 듣고 지난해 수시 2-2 입시 논란에 대해 진상조사를 벌였다. 서태열 고대 입학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상암동 대교협을 방문,1시간30분 동안 입시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하지만 대학윤리위원회는 서 처장의 해명이 충분하지 않다며 추가적인 소명을 요청했다. 이효계 위원장은 “이번 고대 입학전형 문제로 사회적 물의가 빚어지고 대학 자율화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며 “고대 입학처장의 설명은 의문 해소에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대교협이 요청한 추가 소명내용의 핵심은 학생선발 과정에서 적용한 학생부 성적 산출공식이다. 고대는 전국 고교 간 학생부 격차를 줄이기 위해 별도의 산출공식을 활용해 왔다.
성선화 기자 doo@hankyung.com ☞ 기사원문보기 책 제목 : 자유
저자 : 지그문트 바우만
자본주의의 혁명은 불공평한 등급과 귀찮은 여러 집단이나 종교의 참견에서 벗어난 자유 형태에 대한 대중적 상상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그런 방해물이 부서지고 폐기되자 사람들은 자유란 자기 자신의 자원에 의존해야 할 필연성을 뜻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기댈만한 자원을 가지고 있는 한, 여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항상 패자와 승자가 존재하는) 자본주의 경쟁에서 진정으로 자신들의 자유를 실행할 수 있는 사람들의 수는 언제나 극단적으로 제한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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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려대의 입학사정이 문제가 되고 있다. 고려대는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고려대가 고교등급제를 실행했다고 믿는다. 그 원인에는 일반고보다 외국어고와 같은 특목고가 우대를 받았다고 여겨진다. 나로서는 사실 왜 외국어 고등학교에 우수한 인재를 뽑아야 하는 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내 경험으로 비추어 보면 외국어는 머리가 좋은 사람보다 끈기가 있는 사람에게 더 어울리는 과목이다. 왜냐하면 외국어를 할려면 ‘단어’를 외워야 한다. 수만개의 단어와 숙어를 외워야 외국어를 잘 할 수있다. 이것은 기억력과 끈기가 필요한 것이다. 창의력은 한참이나 우선순위에서 뒤떨어져 있는 항목이다. 그런데 그런 과목을 가르치는 고등학교에 중학교의 가장 우수한 학생들이 들어간다. 그리고 그들의 목표는 ‘서울대 법대’를 최고로 친다. 하지만 ‘법’은 창의성을 바탕으로 시대를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 사회를 지탱해왔던 덕목을 공고히하는 학문이다. 이 것은 우리 사회가 천재성을 낭비하고 있다고 밖에 볼 수없다. 과학이 천재들의 학문인 것은 인정한다. 그래서 과학고의 존재는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인문계 쪽에서 천재성이 필요한 곳은 문학과 같은 예술분야이다. 나머지 법,경제,경영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는 학문이다. 그런데 우리의 천재들은 별로 천재성을 필요로 하지 않는 분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외국어고가 그렇다. 들어가는 데도 집안이 상당한 정도로 밀어주어야 할 만큼 학원비가 많이 들어가기도 하지만, 들어가서도 적지 않은 교육비가 필요로 한다. 그래서 이 사회에서 상류층이 아니면 들어갈 엄두도 나지 않는다.
그런데 외국어고가 생기기 이전까지만 해도 한 학교에서 잘 난놈과 못난 놈, 집안 좋은 놈과 좋지 않은 놈이 같이 한 교실에서 같이 공부를 했다. 그러면서 세상에는 잘난 놈도 있고, 못난 놈도 있다는 걸 알고, 그리고 같이 부대끼면서 서로 좋아하고 미워하며 살아가는 걸 자연스러워했다. 이제 외국어고는 잘나고 잘사는 사람들의 자식들이 모이는 곳이 되버렸다. 그렇게 격리되어 자란 천재들이 판.검사가 되었을 때 인간에 대한 이해를 얼마나 할까? 왜 사는 지,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고등학교 시기를 자기 주변의 잘난 놈만 보아야 하는 천재들에게도 그것은 비극이다. 자기 주변에 자기 보다 못난 사람이 있는 것을 볼 수있어야 자기가 잘난 줄 알고 자부심을 갖게 된다. 못난 놈은 또 못난 대로 잘난 놈을 본받으려고 노력할 동기부여가 된다. 사람에 대한 사랑보다 삶의 치열함만 배워야 하는 천재들만의 고등학교는 별로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그런데 고려대에서는 그런 학생들만 뽑으려 하는 가보다.
내가 보건대 고려대는 서울대가 되지 못하여 안달하는 것같다. 촌스러운 막걸리대신에 와인을 마시고 싶은 모양이다. 그것도 ‘학생선발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자유를 누릴 능력있는 사람들이 자유를 갖고자 하니까 그들에게 자유를 주자. 그리고 서울대와 같은 국립대에는 평등을 주자. 입학정원을 3배로 늘리고, 등록금을 1/5로 줄여 돈이 없어 대학교육을 못받는 사람을 없애면 된다. 적지 않은 정부지원이 사립대학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 데 이 비용을 국립대학으로 돌리면 추가비용도 필요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