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제품의 가치를 다양화시켜라

한 때는 신발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마사이신발이 스스로의 위치를 ‘치료용신발’로 재 포지셔닝하며 틈새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마치 한국의 모든 신발시장을 점령할 듯 했지만, 독특한 모양 때문에 기능적 한계를 갖는 게 문제였다. 그렇다면 원래도 치료적 기능을 하는 신발이 있었을까, 아니면 마사이신발이 새로이 개발한 시장일까? 어쨋거나 MBT는 신발의 새로운 용도를 개발해냈지만, 화려한 시절이 흘러간 요즘에는 최소한 사망은 면해보려고 스스로의 입지를 줄인 것이다.

핸드폰의 경우도 보자. 처음 핸드폰의 기능은 그야말로 전화를 주고 받는 기능이 전부였다. 하지만 문자 송수신이 가능하고, MP3기능이 들어가고, 게임이 들어가고, 카메라가 들어가더니 이제는 컴퓨터의 모든 기능이 들어갔다. 원래 없던 기능이 들어간 것이다. 이제는 컴퓨터가 들어간 핸드폰인지, 핸드폰 기능이 있는 컴퓨터인지 도대체 무엇이 본질인지 알수가 없다.



삼겹살은 어떤가? 여전히 생삼겹살이 대세이긴 하지만 파생된 삼겹살이 얼마나 많은 지 보자. 와인삼겹살, 흙마늘삼겹살, 똥돼지삼겹살, 볏짚삼겹살….. 고기라는 본질자체는 그 대로이지만 끊임없이 변종 삼겹살이 나오고 있다.

이 글을 읽는 분의 다수는 소상공인들이다. 따라서 스스로 제품을 개발하기 보다는 남이 만든 제품을 유통시키는 업에 종사할 것이다. 제조업체가 제공한 개념을 그 대로 사용하면 발전이 없다. 하나의 제품이라도 그 용도는 다양할 수있다. 그 것은 사람이 다양한 모습을 갖고 있듯이 제품도 마찬가지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에스키모에게 냉장고를 팔았던 사례이다. 대우전자로 기억을 한다. 알라스카는 너무 추우니까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 얼지 말라는 용도로 팔았던 것이다.

“상품가치는 바로 소비자의 욕구를 주는 소비자 편익인데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가치기준 또는 선택상의 중시점을 뜻하면, 다음과 같은 4가지로 구성된다.

1) 기능적 가치 : 품질, 성능, 효용등

2) 감각적 가치 : 색상, 형태, 디자인, 맛, 향기, 느낌등3) 의미적 가치 : 고급화, 풍요로움, 긍지등의 기호적 가치

4) 정보적 가치 : 귀속집단, 가지표현등과 같은 의미, 상징등의 전달가치



그런데 소비자 편익으로서의 상품가치는 1->4의 방향으로 변환되어 가지만, 기능적 가치나 감각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고도화된 다음에 의미적 가치나 정보적 가치가 복합되어 강조되어야만 한다.”



물건을 만들어 파는 사람이 자기 물건에 대하여 잘 모르는 것은 애초부터 판매의 가능성을 낮추는 일이다. 하지만 이런 일이 허다하게 벌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런 예가 광고와 가격으로만 공격하려는 경영주가 있을 것이고, 대충 월급만 받고 지내려는 종업원이 그렇다.



그럼 자기 상품을 자기만 잘 알고 있으면 될까? 매일같이 수없이 쏟아지는 “신상품중에서 어떤 제품이 소비자에 의해 수용되는 이유는 그 상품이 가치가 있는 상품이고, 그 가치를 아는 소비자와의 상호 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사회적 현상’이 형성되기 때문인 데, 그 것은 곧 사회적으로 그 상품을 지지하는 장(場), 즉 소비자의 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가치를 내포한 상품과 그 상품을 성립시키는 사회적 장이 형성되고 그것이 점차 끌어들임에 의해 증폭되어 가기 때문에 히트상품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장사에는 타이밍이라는 게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그 것을 실행할만한 생산 기술이 있어야 하고, 생산된 제품을 알아주는 소비자가 있어야 하고, 사회적으로 그 제품의 사용을 충분히 용인할 정도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제품은 시장에 나와 보지도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그런 면에서 제품의 타이밍을 중요시한 책으로 몇가지가 있지만, 내가 가장 자주 인용하는 것은 블루오션과 Fast Second(패스트세컨드)이다. 시장에 가장 먼저 들어가는 가, 아니면 태동기에 있는 시장에 들어가는가? 시장개척의 위험부담을 맏겠는가, 아니면 개발되고 있는 시장에 진출하겠는가? 두 책의 저자들 모두 ‘적절한 시점’이라고 하지만, 그 시점을 누가 알겠는가? 일단 시점은 ‘운’의 요소가 많이 작용한다.



그럼 무엇을 해야하나?

가장 쉬운 것이 기능적 가치나 감각적 가치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내 제품, 내 사업의 가치를 고민해야 한다. 이 제품이 삶에서 어떤 좋은 가치를 부여하는 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고 그 가치를 소비자에게 인식시켜주어야 한다. 그게 끝없는 가격경쟁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다른 제품을 다르게 파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같은 제품을 같이 팔려면 제 살을 깍아먹는 가격경쟁뿐이다. 같은 제품을 다르게 팔아야 한다. 그 건 바로 파는 사람의 가치관의 문제이다.



왜냐하면 하나의 상품이 다양한 용도를 지니고 있거나,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먼저 상품을 만들어 놓고 의미를 부여하는 경우도 많았다. 예를 들면 고급자동차 같은 것은 찻값이 비싸지다 보니, 그 차가 남들에 부러워하는 대상이 되었고 그러다보니 사회적 지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아이콘이 되었다.



지금 내가하는 고민은 ‘걷기’라는 사회적 현상과 ‘필맥스신발의 가치’를 어떻게 접목하는 가이고, 이를 단순히 걷기시장이 아닌 거의 모든 시장으로의 확산할 수 있는 길목을 미리 자리잡는 것이다.

끝없이 자기 제품의 새로운 용도와 가치를 만들어 내야한다. 그게 더 오래살아 더 큰 길을 모색할 수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