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어디로 가나?

정치는 어디로 가나?
민주당이 신당 창당을 두고 내분이 일어나 몸싸움이 벌어졌다. 그리고 한나라당은 지도부 다수가 사퇴하는 바람에 지도체제가 사실상 와해되고 있다. 민주당은 신당 지도부 경선 룰 싸움에서 비롯된 통합 찬성·반대파 간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일부 참석자가 피를 흘리기도 했다. 이에 따라 11일로 예정된 전당대회에서도 양측 간 유혈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홍준표 대표가 8일 당 쇄신안을 발표했지만 오히려 당내 반발이 커졌다. 총 9명의 최고위원회의 구성원 중 선출직인 유승민·원희룡·남경필 최고위원이 7일 사퇴한 데 이어 이들 3명마저 불참하게 되면 최고위원회의가 열려도 무엇 하나 결정할 수 없게 된다.



아마 지금 한국사회에서 가장 의견일치를 보이고 있는 곳은 ‘트위터 세상’일 것이다. 이 곳은 여지없이 현 정부에 대한 반대의견만이 보일 뿐, 그 밖의 의견은 거의 눈에 띠지 않는다. 140자로 세상을 판단하기를 즐겨하는 사람들만이 트위터에서 자신의 의견을 마음껏 말하고 있다. 우파에서 보면 민주당이 하고있는 꼬락서니가 고소할 것이요, 좌파에서 보면 한나라당의 붕괴가 고소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상황을 보는 나로서는 가슴치며 답답해하기 보다는 점점 불안감이 커져간다. 도대체 제네들은 왜 저래? 그런데 이게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에서는 1%대 99%의 문제가 일어나고 있고, 유럽에서는 경제문제로 불안한데다 정치가들의 부패와 불륜까지 겹쳐서 연일 시위가 일어나고 있다. 중동에서는 오랜기간 통치하던 독재자들의 비참한 최후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은 이미 20년째 불황인 데다 원전사태까지 겹쳤지만 국가 차원에서 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치의 종말, 이제껏, 책에서는 수많은 종말을 예고하였다. 노동의 종말, 성장의 종말, 과학의 종말, 세계화의 종말 ……. 조만간 정치의 종말에 관한 책이 나올 법하다. 만일 내가 그 책을 쓴다면 뭐라 쓸까?



기술의 발달이 불러온 정치의 과잉이 정치의 종말을 불러왔다고 쓰겠다. 인터넷과 무선 통신기술은 개별적인 의견을 사회에 말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각 개인은 언제든지 블로그와 같은 인터넷상에서, 또는 트위터와같은 SNS상에서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토론할 수있게 되었고, 이전처럼 국회를 통한 대의민주주의가 자신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고 불만을 드러낸다. 그리고 약간의 정치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한다. 전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거르는 과정이 없어진 셈이다. 각자는 스위스의 직접민주주의를 이상으로 꼽지만, 사실상 그 것을 실행시킬 만한 나라는 이제는 없다. 그러면서 불만은 커지고, 정치는 불안정해지고. 정치권과 정부에서는 이제 해결책을 내놓기가 점점 어려워진다. 그럼 그 끝은 어딜까?



어쩌면 경제불안도 그런 정치상황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아도 더 악화된 경제가 얼마나 악화되어야 할지 끝을 가늠할 수가 없다. 어쩌면 이제는 정치도 패션처럼 복고풍으로 가야할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모든 소통수단들을 없애버리는 것. 소통과잉의 수단을 제거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