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헌의 마중물] 리더로서 자신을 소개하기

 
 조직 리더로서 자기 자신을 상사, 부하, 동료에게 어떻게 소개하는가? 임원 코칭을 하면서 묻는 질문이다. 아주 평범해 보이는 질문이지만 대개 머뭇거린다. 일부는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강력한 질문이었다고 피드백 하기도 한다. 다음 다섯 가지 중에서 임원에게 선택하도록 해서 답변을 유도한다. 이 답변에서 그들이 진정으로 추구하는 목적 가치와 정체성을 느낄 수 있다.   그 다섯 가지는 다음과 같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내가 조직과 함께 이루고자 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비전을 어떻게 이루기를 원하는가? ▪나는 조직에 어떤 헌신을 할 것인가? 이 질문은 스토웰 박사가 개발한 내용의 일부이다. 이는 결국 임원다운 임원으로서 자리 매김을 위한 것이다. 필자가 임원들과 대화 과정에서 감명 깊게 들은 내용 중 일부를 소개한다.

   A 임원은 해당분야 전문가로서 외부에서 스카웃 되어 영입된 케이스다. 그는 자신은 승부욕이 강하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최고가 되고자 하며, 남에 대한 배려를 하고, 명분과 원칙으로 행동하고자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조직과 함께 이루고 싶은 것은 수직이 아닌 수평적 소통을 통해 조직원의 역량을 강화하고, 힘든 일도 즐겁게 할 수 있는 유쾌한 조직문화를 이루겠다고 하였다.

  B 임원은 자기 자신은 항상 원칙주의자이며, 솔직하고 투명한 것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임원으로서 상위조직을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자신이 변화시킬 수 있는 조직 내에서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 시스템에서 성장한 조직 구성원들이 인재가 되어 조직을 변화시키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행복하고 세상을 이롭게 하는 후배들을 양성하는데 헌신하겠다고 했다.   C 임원은 자신의 고객인 청소년들이 미래 주인공으로서 꿈과 희망을 설계하는데 작은 힘을 보태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직에 어떻게 헌신할 것인가에 대해 부하직원과 조직의 목표공유, 프로세스 혁신, 고객관심 제고를 위한 홍보 기획 등 조직기능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고 조직의 활력을 위해 견인차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위 사례를 보면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어떤 임원이 되고 싶은가? 를 느낄 수 있다. 임원다운 임원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논어 안연편에 나오는 군군, 신신, 부부, 자자 (君君 臣臣 父父 子子)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고전(古典)의 가르침을 자기 직책과 관련하여 무엇을 실천할 것인가? 지금 시점에 다시 재정립해 보면 미래가 더 희망적일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가진 역량과 가능성을 점검하고 조직이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성찰하는 일이다.

  마스터풀 코칭을 창시한 하그로브 박사이야기다.  그는 경영자나 조직의 책임자인 리더들에게 2가지 게임을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나는 불가능해 보이는 미래를 설정하여 달성하는 게임체인저가 되거나, 조직 미션을 달성하는 외적인 게임에서 이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게임이든 혼신을 다해 마침내 자기계발과 성장을 경험하는 내적인 게임에서 승리하는 것이다. 이 두가지 게임에서 모두 승리하려면 겸손함과 지혜 그리고 구성원과 진정성 있게 공감하는 자세가 요구된다.   이 게임 과정에서 리더는 구성원과 함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의 관심을 사로잡아야 비로소 변화가 시작되고 꿈을 이룰 수 있다. 워렌 베니스는 “위대한 꿈을 실현하는 것은 위대한 리더 혼자가 아니라 위대한 집단이며 역사적으로 항상 그래왔다” 고 이야기 했다. 예를 들면 ‘시스티나 성당’ 그림을 미켈란젤로 혼자가 한 것이 아니라 뛰어난 예술가 13명과 200 여명의 노력이 함께한 것처럼 말이다.

  이제 경영자나 조직 책임자인 리더들은 자신의 건강한 신념과 철학을 명확히 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구성원에게 선언하고 공유하여 함께 실천해야 한다. 그래야 직책에 걸 맞는 리더다운 리더가 될 수 있다. 진정한 리더는 이렇게 탄생하는 것이다.

  <김영헌 / 경희대 겸임교수, 前 포스코 미래창조아카데미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