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R협회] 나이 듦과 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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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듦과 요리
요리는 종합예술이다. 요리는 창작이다. 요리는 스토리가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를 보자. 제한된 시간에 한정된 재료로 냉장고 주인이 원하는 주제에 맞는 요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쉐프는 조리법대로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조리법을 창작하는 것이다. 새로운 음식은 결과물일 뿐이다. 새로움이 탄생하는 것이다. 음식은 엄마의 손맛이라고 했다. 그 날 컨디션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오묘한 것이 요리이다. 매 번 달라진다는 것은 재미를 가미할 수 있다. 재미는 흥미와 관심의 대상이다. 단순히 먹기 위해 요리하는 생리적 차원에서 벗어나 보자. 나이 들면서 요리하는 재미를 느껴 보면 어떨까 싶다.언제부터인가 가정에서 요리는 여자의 몫이 되었다. 최근에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요리는 아내 또는 엄마가 ‘해야만 하는 일’로 남겨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에 대한 영역이 허물어졌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있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노년이 되어도 부부의 사회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남자는 경제 활동에 치중하고, 여자는 집안일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이분법적 논리는 말하지 말자. 시대가 바뀌었다. 양성평등을 입에 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졌다. 잘하는 사람이 또는 하고 싶은 사람이 앞치마를 두르면 된다. 시간이 허락되면 도마 앞에서 요리에 도전해 보자. 요즘 요리학원 또는 문화센터 요리교실에 50 넘은 남자분들의 참여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고무적인 현상이다. 남자는 나이 들면 요리는 해야 한다.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이유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나이 들면서 요리를 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치매는 현대병이다. 노인 세 명 중 한 명은 치매 환자, 한 명은 잠재적 환자라고 할 만큼 치매는 피할 수 없는 현대병이 되었다. 의사들은 치매 예방으로 걷기를 추천한다. 걷기와 더불어 요리를 하면 효과가 배가 될 것이다. 요리는 창의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 기존의 조리법을 비틀고, 쪼개고, 섞어서 자기만의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기존의 조리법에 ‘왜’라는 물음표를 달아보자. 물음표가 느낌표가 될 때 전혀 다른 음식이 탄생하게 된다. 보람과 희열을 느낀다.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려면 늘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요리는 손가락을 사용한다. 손과 발에는 두뇌 세포와 연결되어 있다. 손을 사용한다는 것은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이다. 생각하고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은 치매 예방에 좋은 습관임에 틀림없다.
둘째, ‘아빠표 밥상‘은 대화의 소재거리다. 나이 들면 가족 간의 대화도 의무 방어전이 될 수 있다. 속 깊은 이야기보다 식상한 대화도 뜨문뜨문 이루어질 때가 있다. 이때 대화의 물꼬를 터주는 것이 ’아빠표 밥상‘이다. ’엄마표 밥상‘에 익숙한 자녀들이 한 마디씩 거들 재료가 생긴 것이다. 아내는 365일 연중 일터로 자리매김한 주방에서 해방되었기에 말문이 트이게 된다. ’아빠표 밥상‘이 자주 차려지면 ’밥상 대화‘는 점점 길어진다. 형식적 대화에서 찰진 대화로 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부모 자식, 부부 상호 간에 진정성 있는 인정과 배움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다. ’아빠표 밥상‘은 가족의 분위기를 전환하는데 금상첨화이다.셋째, 요리는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는 요술램프이다. 나이 들어서도 신혼처럼 부부가 늘 함께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부분 나이 든 부부가 합의가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다. 귀촌생활이다. 남자는 노년이 되면 시골을 동경한다. 여자는 여전히 도심 생활을 좋아한다. 시골은 환경적으로 여러 가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오랜 시간 도심 생활에 익숙한 사람이 시골의 아날로그 방식의 삶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완전히 도심 생활을 접고 귀촌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타협점으로 도심과 시골을 왕래하는 것이다. 어느 한쪽에 정착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오가는 것이다. 이때 혼자 있으려면 먹는 것이 문제이다. 매 끼 사 먹을 수도 없다. 매 끼 간편식으로 해결할 수도 없다. 스스로 음식을 할 수 있어야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요리를 잘하는 남자도 있을 것이다. 다만, 대부분 중장년층의 남자들은 요리에 서툴다. 해 보지 않았기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면 된다. 이제는 나이 들면서 요리는 가야만 하는 길이다. 나이 들면 입맛도 변한다. 변한 입맛에 맞게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 보자. 첫 술에 배부를 수가 있겠는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음식 맛은 깔끔해지고 풍성해진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자. 인정할 때 가르침의 손길이 다가온다. 인정할 때 요리 실력도 일취월장한다. 치매도 예방하고, 가족 간의 말문도 트이고,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요리에 적극 도전해 보자.
박창동 HRD박사(KDB산업은행 전문위원/한국HR협회 칼럼니스트)
요리는 종합예술이다. 요리는 창작이다. 요리는 스토리가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라는 프로를 보자. 제한된 시간에 한정된 재료로 냉장고 주인이 원하는 주제에 맞는 요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쉐프는 조리법대로 요리를 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조리법을 창작하는 것이다. 새로운 음식은 결과물일 뿐이다. 새로움이 탄생하는 것이다. 음식은 엄마의 손맛이라고 했다. 그 날 컨디션에 따라 맛이 달라질 수 있다. 그만큼 오묘한 것이 요리이다. 매 번 달라진다는 것은 재미를 가미할 수 있다. 재미는 흥미와 관심의 대상이다. 단순히 먹기 위해 요리하는 생리적 차원에서 벗어나 보자. 나이 들면서 요리하는 재미를 느껴 보면 어떨까 싶다.언제부터인가 가정에서 요리는 여자의 몫이 되었다. 최근에는 많이 달라졌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요리는 아내 또는 엄마가 ‘해야만 하는 일’로 남겨진 이유는 무엇일까? 일에 대한 영역이 허물어졌다. 맞벌이 부부가 증가하고 있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노년이 되어도 부부의 사회활동이 계속되고 있다. 남자는 경제 활동에 치중하고, 여자는 집안일에 조금 더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이분법적 논리는 말하지 말자. 시대가 바뀌었다. 양성평등을 입에 담는 것조차 부담스러워졌다. 잘하는 사람이 또는 하고 싶은 사람이 앞치마를 두르면 된다. 시간이 허락되면 도마 앞에서 요리에 도전해 보자. 요즘 요리학원 또는 문화센터 요리교실에 50 넘은 남자분들의 참여가 부쩍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고무적인 현상이다. 남자는 나이 들면 요리는 해야 한다.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이유에는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나이 들면서 요리를 하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치매는 현대병이다. 노인 세 명 중 한 명은 치매 환자, 한 명은 잠재적 환자라고 할 만큼 치매는 피할 수 없는 현대병이 되었다. 의사들은 치매 예방으로 걷기를 추천한다. 걷기와 더불어 요리를 하면 효과가 배가 될 것이다. 요리는 창의적 사고를 필요로 한다. 기존의 조리법을 비틀고, 쪼개고, 섞어서 자기만의 음식을 만드는 것이다. 기존의 조리법에 ‘왜’라는 물음표를 달아보자. 물음표가 느낌표가 될 때 전혀 다른 음식이 탄생하게 된다. 보람과 희열을 느낀다.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려면 늘 생각하고 고민해야 한다. 요리는 손가락을 사용한다. 손과 발에는 두뇌 세포와 연결되어 있다. 손을 사용한다는 것은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이다. 생각하고 뇌에 자극을 주는 것은 치매 예방에 좋은 습관임에 틀림없다.
둘째, ‘아빠표 밥상‘은 대화의 소재거리다. 나이 들면 가족 간의 대화도 의무 방어전이 될 수 있다. 속 깊은 이야기보다 식상한 대화도 뜨문뜨문 이루어질 때가 있다. 이때 대화의 물꼬를 터주는 것이 ’아빠표 밥상‘이다. ’엄마표 밥상‘에 익숙한 자녀들이 한 마디씩 거들 재료가 생긴 것이다. 아내는 365일 연중 일터로 자리매김한 주방에서 해방되었기에 말문이 트이게 된다. ’아빠표 밥상‘이 자주 차려지면 ’밥상 대화‘는 점점 길어진다. 형식적 대화에서 찰진 대화로 질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부모 자식, 부부 상호 간에 진정성 있는 인정과 배움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다. ’아빠표 밥상‘은 가족의 분위기를 전환하는데 금상첨화이다.셋째, 요리는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어 주는 요술램프이다. 나이 들어서도 신혼처럼 부부가 늘 함께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대부분 나이 든 부부가 합의가 안 되는 것이 하나 있다. 귀촌생활이다. 남자는 노년이 되면 시골을 동경한다. 여자는 여전히 도심 생활을 좋아한다. 시골은 환경적으로 여러 가지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오랜 시간 도심 생활에 익숙한 사람이 시골의 아날로그 방식의 삶에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완전히 도심 생활을 접고 귀촌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지만,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타협점으로 도심과 시골을 왕래하는 것이다. 어느 한쪽에 정착하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오가는 것이다. 이때 혼자 있으려면 먹는 것이 문제이다. 매 끼 사 먹을 수도 없다. 매 끼 간편식으로 해결할 수도 없다. 스스로 음식을 할 수 있어야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요리를 잘하는 남자도 있을 것이다. 다만, 대부분 중장년층의 남자들은 요리에 서툴다. 해 보지 않았기에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면 된다. 이제는 나이 들면서 요리는 가야만 하는 길이다. 나이 들면 입맛도 변한다. 변한 입맛에 맞게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해 보자. 첫 술에 배부를 수가 있겠는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음식 맛은 깔끔해지고 풍성해진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인정하자. 인정할 때 가르침의 손길이 다가온다. 인정할 때 요리 실력도 일취월장한다. 치매도 예방하고, 가족 간의 말문도 트이고, 자신만의 시간을 만들 수 있는 요리에 적극 도전해 보자.
박창동 HRD박사(KDB산업은행 전문위원/한국HR협회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