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벼랑(Edge)에서 탈출할 수 있는 당신의 생존능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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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
현대 문명의 발전은 인류에게 극도의 편리함과 안락함을 안겨 주게 되었다. 하지만 점점 고도화된 분업을 통한 생활방식이 전문화되면서 스스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어, 극한상황에서는 과거 문명이 없던 원시인들보다 생존하기 힘들게 되었다. 영화 <디 엣지/The Edge, 1997>에서 눈 덮인 알래스카 오지 한가운데에 불시착한 백만장자 찰스의 생존기를 통해, 현대사회라는 벼랑 끝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생존 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또한 비록 죽을만큼 미워하는 관계라도, 죽음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우정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는 교훈도 배울 수 있다.< 영화 줄거리 요약>
백만장자이자 독서광인 ‘찰스 모어스(안소니 홉킨스 분)’와 모델인 그의 아내 ‘미키(엘레 맥퍼슨 분)’, 사진작가 ‘밥 그린(알렉 볼드윈 분)’이 미키의 사진 촬영으로 함께 알래스카 여행길에 오른다. 찰스는 젊고 건강한 사진작가 밥에게 미키와의 관계나 자신의 재산, 생명에 있어서 마음속에 위협을 느낀다. 그러던 중 찰스는 밥에게 “알래스카에 아직도 홀로 숲속을 누비며 곰사냥을 하는 전설적인 인디언에 대한” 사진 촬영에 동행 제의를 받고 함께 경비행기로 떠나게 되는데, 비행 중 철새 떼에 부딪혀 알 수 없는 로키산맥 호수에 추락하게 된다. 조종사는 즉사하고 찰스, 밥 그리고 조수 스티븐 세 사람이 간신히 목숨을 건졌으나, 추위와 배고픔으로 고생하던 중 식인 곰(그리즐리 베어 회색곰)이 사는 산에서 찰스 일행은 곰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고 함께 싸운다. 조수 스티븐이 곰에게 죽고, 찰스가 위험에 처하자 밥이 그를 구해준다. 이로 인해 찰스는 자신이 밥에게 가졌던 경계의 감정을 지우게 된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산장을 발견하고 찰스가 불을 피우려던 시계영수증에서 밥의 배신의 증거를 발견하게되자 밥은 찰스에게 총을 겨누게 된다.< 관전 포인트>
A. 영화에서 백만장자인 찰스와 사진작가 로버트의 상반된 모습은?
@찰스: 중년의 부자, 지적이고 지혜로우나, 의심이 많고 여신 같은 젊은 부인으로 인해 항상 긴장감과 젊음에 대한 열등감이 강하다. 그의 다양한 독서의 경험으로 위기상황에서도 클립을 이용해 나침반을 만들기, 회중시계 줄과 스웨터 실로 낚싯대 만들기 등 생존을 위한 진가를 보이게 된다.
@밥: 열정과 본능, 젊음은 있으나 상대적으로 부자인 찰스에게 적대감이 강하다. 찰스에게 “큰 부자로 산다는 것은 누가 친구이며 누가 적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없이 많은 책임만 떠맡아야 하는 인생일 테니 얼마나 외롭고 고달프겠냐고”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인디언들이 카누를 저을 때 사용하는 노 한 면에는 “검은 표범”이 조각되어 있고 다른 면에는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있는 토끼”가 새겨져 있다. 인디언은 용기만 있는 표범보다 지혜로운 토끼가 더 강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영화에서 표범은 젊은 밥을, 늙었지만 지혜로운 찰스는 토끼에 비유하기도 한다.B. 추락 후 찰스가 두 사람을 리더하는 방식은?
찰스는 숲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이 어떻게 죽는지 아느냐 “어쩌다 내가 이런 지경에 빠지게 됐지? 나 바보 아냐? “라며 그들은 수치심을 곱씹으며 절망 속에서 죽어간다고, 그런데 그들이 한가지 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데 바로 깊이 생각하는 일이라고 일깨워준다. 즉 위기상황일수록 이성적이고, 영리하고 지혜롭게 상황을 직시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교훈이다. 그들은 인디언의 통나무집이 있는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순찰기가 그쪽을 살피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서다. 할 수 있는 한 구조대의 눈에 띌 수 있는 산의 봉우리 쪽으로 올라가 그곳에서 불을 피워 연기를 낼 계획이다. 간신히 도착한 그곳에는 오랜 세월 사람이 있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몇 자루의 총과 카누가 있어 희망을 갖게 된다.
C. 알래스카의 황량한 겨울 산에서 만난 회색곰을 어떻게 물리치나?
배고픈 곰은 결국 다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로버트의 조수 스티븐을 잡아먹고, 쫓기던 두 사람은 계속 따라오는 곰을 죽이기로 한다. 불가능하다고 징징대는 밥을 어르고 달래서 독서를 많이 한 찰스는 옛 인디언의 지혜를 빌린다. 먼저 죽창을 단단히 꽂을 수 있는 바위가 쌓인 곳으로 백 킬로가 넘는 불곰을 유인 후, 창과 함께 싸울 듯이 가까이서 성질을 돋우다가 놈이 덮치려는 순간 재빠르게 죽창을 바위틈에 꽂고 바닥에 납작 엎드린다. 이때 달려오던 곰이 자기의 무게에 의해 스스로 죽창에 찔리게 하여 곰을 잡고야 만다. 곰사냥으로 식량과 의복이 해결됨은 물론 적과 같았던 두사람의 우정이 돈독해 지게 된다.
D. 찰스가 놀라게 되는 두 가지 사건은?
식인 곰에게 쫓겨 폭포 밑으로 떨어져 죽을 상황에서 밥이 구해주자 감격하여 “당신이 날 살려줬어!,”라며 목숨을 건진 일보다는 아내에게 배신당하지 않았다는 감격에 기뻐했다. 하지만 오두막에서 불을 피우려고 종잇조각을 찾던 찰스는 자기의 주머니 안에서 밥이 자신의 아내와 연인관계라는 확실한 증거인 메시지가 담긴 명품시계 영수증 하나를 발견하고 절망에 빠지게 된다.D. 밥이 죽게 되는 이유는?
미키와의 관계가 발각되자 당황한 밥은 찰스에게 총을 겨눈다. 그러나 배신에 절망한 찰스는 피하지 않고 밥을 향해 똑바로 다가가자, 뒷걸음치던 밥은 곰을 잡기 위해 파놓은 오두막 옆의 웅덩이에 빠졌고 웅덩이 속에 박아 놓은 죽창에 다리가 부러지는 큰 사고를 당한다. 찰스가 밥을 응급조치해 주자 강기슭 바위 위에서 밥은 찰스에게 자기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자신이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이 이렇게 끝나는 자신의 운명이 억울하다고” 인생의 회한을 이야기하고 죽어간다.
E. 정찰기에 구조된 찰스가 돌아와 전한 말은?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찰스에게 기자들이 “당신의 친구들은 어떻게 죽은 거죠?”라고 묻자, 그는 구차한 설명 대신 “친구들이 자기를 구하기 위해 대신 죽었다.”라며 모든 것을 우정으로 감싸 안으며 밥의 비겁했던 행동을 영원히 덮는다.< 에필로그>
우리는 영화<디 엣지>에서,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게 많은 사람과 싸우고 원망하며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과 용서로 진정한 우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죽음 같은 벼랑(Edge) 위에서 같이 곰과 싸우고, 마음 속의 원한을 녹여내면서 소중한 인생의 의미를 체험하게 된다. 또한 백만장자 찰스는 혹한의 오지에서도 평소 쌓아둔 그의 지혜로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장면에서 많은 영감을 얻게 된다. 그것은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주인공 톰 행크스가 불을 피우기 위해 손바닥에 피를 흘렸던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오늘날 모든 것을 문명과 타인에 지나치게 의존해서 살아가는 우리가 스스로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과연 극복할 수 있는 생존능력은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세상으로부터 어떤 사람이 성취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을것인가?”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현대 문명의 발전은 인류에게 극도의 편리함과 안락함을 안겨 주게 되었다. 하지만 점점 고도화된 분업을 통한 생활방식이 전문화되면서 스스로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능력이 현저하게 저하되어, 극한상황에서는 과거 문명이 없던 원시인들보다 생존하기 힘들게 되었다. 영화 <디 엣지/The Edge, 1997>에서 눈 덮인 알래스카 오지 한가운데에 불시착한 백만장자 찰스의 생존기를 통해, 현대사회라는 벼랑 끝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생존 능력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한다. 또한 비록 죽을만큼 미워하는 관계라도, 죽음이라는 극한의 상황 속에서 우정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다는 교훈도 배울 수 있다.< 영화 줄거리 요약>
백만장자이자 독서광인 ‘찰스 모어스(안소니 홉킨스 분)’와 모델인 그의 아내 ‘미키(엘레 맥퍼슨 분)’, 사진작가 ‘밥 그린(알렉 볼드윈 분)’이 미키의 사진 촬영으로 함께 알래스카 여행길에 오른다. 찰스는 젊고 건강한 사진작가 밥에게 미키와의 관계나 자신의 재산, 생명에 있어서 마음속에 위협을 느낀다. 그러던 중 찰스는 밥에게 “알래스카에 아직도 홀로 숲속을 누비며 곰사냥을 하는 전설적인 인디언에 대한” 사진 촬영에 동행 제의를 받고 함께 경비행기로 떠나게 되는데, 비행 중 철새 떼에 부딪혀 알 수 없는 로키산맥 호수에 추락하게 된다. 조종사는 즉사하고 찰스, 밥 그리고 조수 스티븐 세 사람이 간신히 목숨을 건졌으나, 추위와 배고픔으로 고생하던 중 식인 곰(그리즐리 베어 회색곰)이 사는 산에서 찰스 일행은 곰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고 함께 싸운다. 조수 스티븐이 곰에게 죽고, 찰스가 위험에 처하자 밥이 그를 구해준다. 이로 인해 찰스는 자신이 밥에게 가졌던 경계의 감정을 지우게 된다. 하지만 아무도 없는 산장을 발견하고 찰스가 불을 피우려던 시계영수증에서 밥의 배신의 증거를 발견하게되자 밥은 찰스에게 총을 겨누게 된다.< 관전 포인트>
A. 영화에서 백만장자인 찰스와 사진작가 로버트의 상반된 모습은?
@찰스: 중년의 부자, 지적이고 지혜로우나, 의심이 많고 여신 같은 젊은 부인으로 인해 항상 긴장감과 젊음에 대한 열등감이 강하다. 그의 다양한 독서의 경험으로 위기상황에서도 클립을 이용해 나침반을 만들기, 회중시계 줄과 스웨터 실로 낚싯대 만들기 등 생존을 위한 진가를 보이게 된다.
@밥: 열정과 본능, 젊음은 있으나 상대적으로 부자인 찰스에게 적대감이 강하다. 찰스에게 “큰 부자로 산다는 것은 누가 친구이며 누가 적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수없이 많은 책임만 떠맡아야 하는 인생일 테니 얼마나 외롭고 고달프겠냐고”비아냥거리기도 한다.
@인디언들이 카누를 저을 때 사용하는 노 한 면에는 “검은 표범”이 조각되어 있고 다른 면에는 “파이프 담배를 피우고 있는 토끼”가 새겨져 있다. 인디언은 용기만 있는 표범보다 지혜로운 토끼가 더 강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영화에서 표범은 젊은 밥을, 늙었지만 지혜로운 찰스는 토끼에 비유하기도 한다.B. 추락 후 찰스가 두 사람을 리더하는 방식은?
찰스는 숲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들이 어떻게 죽는지 아느냐 “어쩌다 내가 이런 지경에 빠지게 됐지? 나 바보 아냐? “라며 그들은 수치심을 곱씹으며 절망 속에서 죽어간다고, 그런데 그들이 한가지 하지 않는 것이 있다는데 바로 깊이 생각하는 일이라고 일깨워준다. 즉 위기상황일수록 이성적이고, 영리하고 지혜롭게 상황을 직시하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교훈이다. 그들은 인디언의 통나무집이 있는 서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순찰기가 그쪽을 살피고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서다. 할 수 있는 한 구조대의 눈에 띌 수 있는 산의 봉우리 쪽으로 올라가 그곳에서 불을 피워 연기를 낼 계획이다. 간신히 도착한 그곳에는 오랜 세월 사람이 있었다는 흔적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몇 자루의 총과 카누가 있어 희망을 갖게 된다.
C. 알래스카의 황량한 겨울 산에서 만난 회색곰을 어떻게 물리치나?
배고픈 곰은 결국 다리를 다쳐 피를 흘리는 로버트의 조수 스티븐을 잡아먹고, 쫓기던 두 사람은 계속 따라오는 곰을 죽이기로 한다. 불가능하다고 징징대는 밥을 어르고 달래서 독서를 많이 한 찰스는 옛 인디언의 지혜를 빌린다. 먼저 죽창을 단단히 꽂을 수 있는 바위가 쌓인 곳으로 백 킬로가 넘는 불곰을 유인 후, 창과 함께 싸울 듯이 가까이서 성질을 돋우다가 놈이 덮치려는 순간 재빠르게 죽창을 바위틈에 꽂고 바닥에 납작 엎드린다. 이때 달려오던 곰이 자기의 무게에 의해 스스로 죽창에 찔리게 하여 곰을 잡고야 만다. 곰사냥으로 식량과 의복이 해결됨은 물론 적과 같았던 두사람의 우정이 돈독해 지게 된다.
D. 찰스가 놀라게 되는 두 가지 사건은?
식인 곰에게 쫓겨 폭포 밑으로 떨어져 죽을 상황에서 밥이 구해주자 감격하여 “당신이 날 살려줬어!,”라며 목숨을 건진 일보다는 아내에게 배신당하지 않았다는 감격에 기뻐했다. 하지만 오두막에서 불을 피우려고 종잇조각을 찾던 찰스는 자기의 주머니 안에서 밥이 자신의 아내와 연인관계라는 확실한 증거인 메시지가 담긴 명품시계 영수증 하나를 발견하고 절망에 빠지게 된다.D. 밥이 죽게 되는 이유는?
미키와의 관계가 발각되자 당황한 밥은 찰스에게 총을 겨눈다. 그러나 배신에 절망한 찰스는 피하지 않고 밥을 향해 똑바로 다가가자, 뒷걸음치던 밥은 곰을 잡기 위해 파놓은 오두막 옆의 웅덩이에 빠졌고 웅덩이 속에 박아 놓은 죽창에 다리가 부러지는 큰 사고를 당한다. 찰스가 밥을 응급조치해 주자 강기슭 바위 위에서 밥은 찰스에게 자기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자신이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이 이렇게 끝나는 자신의 운명이 억울하다고” 인생의 회한을 이야기하고 죽어간다.
E. 정찰기에 구조된 찰스가 돌아와 전한 말은?
구사일생으로 구조된 찰스에게 기자들이 “당신의 친구들은 어떻게 죽은 거죠?”라고 묻자, 그는 구차한 설명 대신 “친구들이 자기를 구하기 위해 대신 죽었다.”라며 모든 것을 우정으로 감싸 안으며 밥의 비겁했던 행동을 영원히 덮는다.< 에필로그>
우리는 영화<디 엣지>에서,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게 많은 사람과 싸우고 원망하며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결국 사랑과 용서로 진정한 우정을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 죽음 같은 벼랑(Edge) 위에서 같이 곰과 싸우고, 마음 속의 원한을 녹여내면서 소중한 인생의 의미를 체험하게 된다. 또한 백만장자 찰스는 혹한의 오지에서도 평소 쌓아둔 그의 지혜로 슬기롭게 헤쳐나가는 장면에서 많은 영감을 얻게 된다. 그것은 영화 <캐스트 어웨이>에서 주인공 톰 행크스가 불을 피우기 위해 손바닥에 피를 흘렸던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오늘날 모든 것을 문명과 타인에 지나치게 의존해서 살아가는 우리가 스스로 위기 상황에 직면했을 때 과연 극복할 수 있는 생존능력은 있을지를 생각하게 된다.“세상으로부터 어떤 사람이 성취할 수 있고, 살아남을 수 있을것인가?”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