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밤의 열기가 끝난 후!
입력
수정
< 프롤로그>
청춘에게 진지한 삶은 하나의 거추장스러운 장식물일 뿐, 꼰대들의 어쭙잖은 훈계보다는 화려하고 환상적인 몸놀림이 가득한 디스코 춤만이 살아가는 에너지이다. 마이너 장르였던 디스코를 정상으로 끌어올린 작품<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1977>의 OST는 24주 연속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춤과 디스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엉덩이를 들썩이게 했다. 오프닝에 비지스 그룹이 노래하는 ‘Stayin Alive(나는 살아있는 거야)’에 맞춰 ‘존 트라볼타’가 으스대는 걸음걸이로 강렬한 붉은색 셔츠, 짝 달라붙은 바지와 굽 높은 붉은 부츠를 신고 브루클린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에서 청춘의 열기를 흠뻑 느낀다. 영화는 신나는 디스코 뮤직과 춤이 중심이지만, 고민이 많으나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몸에 가득 찬 뜨거운 열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세상에 내동댕이쳐질 준비 없는, 인생이라는 무게에 짓눌린 청춘에 대한 이야기이다.<영화 줄거리 요약>
19세 청춘 ‘토니(존 트라볼타 분)’는 브루클린 이태리인 지역에 사는 청년이다. 아버지가 여러 달째 실직 중이라 페인트 가게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보탤 정도로 성실하지만, 집에서는 언제나 신부가 된 첫째 형이 우선이다. 토니가 유일하게 마음을 기댈 곳은 토요일마다 가는 클럽 ‘2001 오딧세이’, 그의 화려한 디스코 춤 덕분에 이미 유명인사 대접을 받고있다. 몇 주 후 클럽에서는 상금이 걸린 댄스 경연 대회가 열리게 되어, 토니를 짝사랑하는 애넷을 파트너로 삼지만, 자꾸 치근덕거리는 ‘애넷’이 싫증이 날 때, 어느 날 클럽에서 우아하게 춤을 추는 ‘스테파니(카렌 린 고니 분)’를 발견하고 그녀를 설득하여 댄스대회 준비를 한다. 그러던 중 친구 ‘거스’가 이웃 스페인계 아이들에게 몰매를 맞아 병원에 눕게 되자, 나머지 친구들은 복수할 기회를 찾다가 큰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한편 맨해튼의 상류사회를 동경하던 스테파니는 자신은 “도시 남자, 성숙한 남자, 똑똑한 남자, 잘나가는 남자”가 좋다며 토니에게 ‘변변치 못한 남자’임을 일깨워준다. 경연대회가 열리는날, 토니팀은 우승을 차지하게 되지만 2등을 한 푸에르토리코 커플이 더 열정적으로 춤을 췄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우승컵을 넘겨준다. 토니는 자신이 스테파니를 단순한 댄스 파트너가 아닌 연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만, 스테파니는 그의 철없는 행동에 실망하고 떠나가게 된다. 한편 토니의 친구 ‘바비’는 여자친구를 임신 시켜 결혼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자신의 얘기를 아무도 들어주지 않음에 절망하여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고 만다. 토니는 친구의 죽음이 자신의 책임인 것만 같아 밤새 지하철을 타고 스테파니를 찾아간다.< 관전 포인트>
A. 영화 공식 포스터의 문구 의미는?
공식 포스터 맨 위에 “Where do you go when the record is over”라는 문구는, 음악이 끝나고 스테이지의 화려한 음악과 조명이 꺼지면 암울하고 칙칙한 현실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청춘 토니의 삶을 상징하기도 한다. 당시 <토요일 밤의 열기>의 등장은 1970년대 대중문화사의 흐름을 바꾼 하나의 사건이었다. 베트남 전쟁과 오일 쇼크로 인한 경제 불황의 늪에 빠진 미국의 젊은이들은 정신적 공황기를 겪어야 했다. 이때 디트로이트나 시카고 등 미국의 몇개 안 되는 도시로부터 유래한 디스코를 뉴욕 한복판으로 들여와 성장시키고 전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도약시킨 것이 이 영화였다. 이 영화는 1998년 뮤지컬로 재탄생하였다.
B. 존 트라볼타는 어떤 배우인가?
1970년대 초반 디스코 음악은 동성연애자나 흑인들만이 즐겼던 천대받던 음악이라 경박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존 트라볼타’가 주연한 이 영화 개봉 후 디스코는 전 세계의 밤 문화를 주도했다. 1978년 개봉된 뮤지컬 영화 <그리스/Grease>와 이후 1994년에 개봉한 <펄프 픽션>에서도 매력적인 춤을 선보여 인생에 두 번째 전성기를 가져다준다.
C. 영화의 OST를 성공시킨 비지스는 어떤 그룹인가?
밴드 마스터인 아버지와 밴스내 싱어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모리스 깁, 배리 깁, 로빈 깁 3형제가 브라더스 기브(Gibb)의 약자를 써 1958년 비지스(Bee Gees)를 결성한다. 그들의 음악적 활동과 음악사적 기여 수준이 비틀즈에 버금간다고 할 정도로 슈퍼밴드이다. 그들이 노래 “Stayin Alive’는 빌보드 차트 1위와 디스코 신드롬을 일으켰다. 아름다운 선율의 “How deep is your love”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듣고 있다.[I know your eyes in the morning sun/ I feel you touch me in the pouring rain/ And the moment that you wander far from me/I wanna feel you in my arms again(아침햇살에서 나를 바라보는 당신의 눈길을 발견합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당신의 손길을 느낍니다.그리고 당신이 내게서 떠나 어디론가 멀어지는 순간 다시 내품에 있기를 원하게 됩니다. )And you come to me on a summer/Breeze keep me warm in your love. Then you softly leave me/And it’s me you need to show(그대는 여름날 내게로 다가와 그대의 사랑안에서 나를 따스하게하고 그리고 나를 조용히 떠나가죠 그대여 내 앞에 나타나주세요)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I really mean to learn/ ‘Cause we’re livin’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When they all should let us be. We belong to you and me/ I believe in you/ You know the door to my very soul(그대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저는 정말로 알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리석은 사람들의 세계에 살고있으니까요. 그들은 우리를 그냥 놔두지 않고 파괴하려고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속할뿐 그들에게 속해있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신뢰합니다.우리를 무너뜨리며 그들은 우리가 함께하도록 놓아 두어야 하죠. 우리는 그대와 나에게 속해있어요) You’re the light in my deepest darkest hour/You’re my saviour when I fall/ And you may not think I care for you/When you know down inside/That I really do/And it’s me you need to show/How deep is your love(그대는 가장 절망스럽고 어두울때 나의 빛이었고, 내가 떨어져 내릴때 구원의 손길이었고. 제가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아시죠?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당신을 정말로 사랑한다는것을 , 당신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제게 꼭 보여주세요)]
D. <토요일 밤의 열기>가 다시 인용된 영화는?
70년대 대중문화의 키워드로 <토요일 밤의 열기>는 2018년 스티브 스필버그 감독의 ‘최초의 가상현실 블록버스터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에 존 트라볼타가 춤추던 스테이지의 불빛과 비지스의 Staying Alive가 완벽하게 재현되어 등장한다.
< 에필로그>
< 토요일 밤의 열기>는 신나는 음악과 춤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편견 속에서 살아가는 이민자의 고달픈 삶, 반짝이는 무대 위에서만 빛나는 청춘들의 가난한 취향, 신의 존재에 의문을 가지는 젊은 신부 등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토니의 방황과 일탈, 사랑을 통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모습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청춘들에게 공감을 던져주기도 한다. 아무 현실적 욕심 없이 현재를 즐기던 주인공은 결국 고민하던 친구를 잃고, 연인과의 관계도 잘 풀어가지 못한다. 하지만, 신부의 직을 그만두고 돌아온 형이 토니에게 얘기한 “스스로가 옳다고 믿는 일을 하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The only way you’re gonna survive is to do what you think is right)” 처럼 누구나 청춘의 실수와 아픔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한 자신을 발견하고 바른길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청춘에게 진지한 삶은 하나의 거추장스러운 장식물일 뿐, 꼰대들의 어쭙잖은 훈계보다는 화려하고 환상적인 몸놀림이 가득한 디스코 춤만이 살아가는 에너지이다. 마이너 장르였던 디스코를 정상으로 끌어올린 작품<토요일 밤의 열기(Saturday Night Fever), 1977>의 OST는 24주 연속 빌보드 차트 1위를 기록하며, 춤과 디스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들도 엉덩이를 들썩이게 했다. 오프닝에 비지스 그룹이 노래하는 ‘Stayin Alive(나는 살아있는 거야)’에 맞춰 ‘존 트라볼타’가 으스대는 걸음걸이로 강렬한 붉은색 셔츠, 짝 달라붙은 바지와 굽 높은 붉은 부츠를 신고 브루클린 거리를 활보하는 장면에서 청춘의 열기를 흠뻑 느낀다. 영화는 신나는 디스코 뮤직과 춤이 중심이지만, 고민이 많으나 아무도 들어주지 않고, 몸에 가득 찬 뜨거운 열기를 주체하지 못하고, 세상에 내동댕이쳐질 준비 없는, 인생이라는 무게에 짓눌린 청춘에 대한 이야기이다.<영화 줄거리 요약>
19세 청춘 ‘토니(존 트라볼타 분)’는 브루클린 이태리인 지역에 사는 청년이다. 아버지가 여러 달째 실직 중이라 페인트 가게 아르바이트로 생활비를 보탤 정도로 성실하지만, 집에서는 언제나 신부가 된 첫째 형이 우선이다. 토니가 유일하게 마음을 기댈 곳은 토요일마다 가는 클럽 ‘2001 오딧세이’, 그의 화려한 디스코 춤 덕분에 이미 유명인사 대접을 받고있다. 몇 주 후 클럽에서는 상금이 걸린 댄스 경연 대회가 열리게 되어, 토니를 짝사랑하는 애넷을 파트너로 삼지만, 자꾸 치근덕거리는 ‘애넷’이 싫증이 날 때, 어느 날 클럽에서 우아하게 춤을 추는 ‘스테파니(카렌 린 고니 분)’를 발견하고 그녀를 설득하여 댄스대회 준비를 한다. 그러던 중 친구 ‘거스’가 이웃 스페인계 아이들에게 몰매를 맞아 병원에 눕게 되자, 나머지 친구들은 복수할 기회를 찾다가 큰 싸움이 벌어지게 된다. 한편 맨해튼의 상류사회를 동경하던 스테파니는 자신은 “도시 남자, 성숙한 남자, 똑똑한 남자, 잘나가는 남자”가 좋다며 토니에게 ‘변변치 못한 남자’임을 일깨워준다. 경연대회가 열리는날, 토니팀은 우승을 차지하게 되지만 2등을 한 푸에르토리코 커플이 더 열정적으로 춤을 췄다고 생각하여 자신의 우승컵을 넘겨준다. 토니는 자신이 스테파니를 단순한 댄스 파트너가 아닌 연인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지만, 스테파니는 그의 철없는 행동에 실망하고 떠나가게 된다. 한편 토니의 친구 ‘바비’는 여자친구를 임신 시켜 결혼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자신의 얘기를 아무도 들어주지 않음에 절망하여 브루클린 브리지에서 뛰어내려 자살하고 만다. 토니는 친구의 죽음이 자신의 책임인 것만 같아 밤새 지하철을 타고 스테파니를 찾아간다.< 관전 포인트>
A. 영화 공식 포스터의 문구 의미는?
공식 포스터 맨 위에 “Where do you go when the record is over”라는 문구는, 음악이 끝나고 스테이지의 화려한 음악과 조명이 꺼지면 암울하고 칙칙한 현실로
돌아갈 수밖에 없는 청춘 토니의 삶을 상징하기도 한다. 당시 <토요일 밤의 열기>의 등장은 1970년대 대중문화사의 흐름을 바꾼 하나의 사건이었다. 베트남 전쟁과 오일 쇼크로 인한 경제 불황의 늪에 빠진 미국의 젊은이들은 정신적 공황기를 겪어야 했다. 이때 디트로이트나 시카고 등 미국의 몇개 안 되는 도시로부터 유래한 디스코를 뉴욕 한복판으로 들여와 성장시키고 전 세계적인 문화 현상으로 도약시킨 것이 이 영화였다. 이 영화는 1998년 뮤지컬로 재탄생하였다.
B. 존 트라볼타는 어떤 배우인가?
1970년대 초반 디스코 음악은 동성연애자나 흑인들만이 즐겼던 천대받던 음악이라 경박하다는 선입견이 있었다. 그러나 ‘존 트라볼타’가 주연한 이 영화 개봉 후 디스코는 전 세계의 밤 문화를 주도했다. 1978년 개봉된 뮤지컬 영화 <그리스/Grease>와 이후 1994년에 개봉한 <펄프 픽션>에서도 매력적인 춤을 선보여 인생에 두 번째 전성기를 가져다준다.
C. 영화의 OST를 성공시킨 비지스는 어떤 그룹인가?
밴드 마스터인 아버지와 밴스내 싱어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모리스 깁, 배리 깁, 로빈 깁 3형제가 브라더스 기브(Gibb)의 약자를 써 1958년 비지스(Bee Gees)를 결성한다. 그들의 음악적 활동과 음악사적 기여 수준이 비틀즈에 버금간다고 할 정도로 슈퍼밴드이다. 그들이 노래 “Stayin Alive’는 빌보드 차트 1위와 디스코 신드롬을 일으켰다. 아름다운 선율의 “How deep is your love”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듣고 있다.[I know your eyes in the morning sun/ I feel you touch me in the pouring rain/ And the moment that you wander far from me/I wanna feel you in my arms again(아침햇살에서 나를 바라보는 당신의 눈길을 발견합니다. 쏟아지는 빗속에서 당신의 손길을 느낍니다.그리고 당신이 내게서 떠나 어디론가 멀어지는 순간 다시 내품에 있기를 원하게 됩니다. )And you come to me on a summer/Breeze keep me warm in your love. Then you softly leave me/And it’s me you need to show(그대는 여름날 내게로 다가와 그대의 사랑안에서 나를 따스하게하고 그리고 나를 조용히 떠나가죠 그대여 내 앞에 나타나주세요)How deep is your love/ How deep is your love. I really mean to learn/ ‘Cause we’re livin’ in a world of fools. Breakin’ us down/ When they all should let us be. We belong to you and me/ I believe in you/ You know the door to my very soul(그대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저는 정말로 알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어리석은 사람들의 세계에 살고있으니까요. 그들은 우리를 그냥 놔두지 않고 파괴하려고 하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속할뿐 그들에게 속해있지 않습니다. 나는 당신을 신뢰합니다.우리를 무너뜨리며 그들은 우리가 함께하도록 놓아 두어야 하죠. 우리는 그대와 나에게 속해있어요) You’re the light in my deepest darkest hour/You’re my saviour when I fall/ And you may not think I care for you/When you know down inside/That I really do/And it’s me you need to show/How deep is your love(그대는 가장 절망스럽고 어두울때 나의 빛이었고, 내가 떨어져 내릴때 구원의 손길이었고. 제가 그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아시죠? 제 마음속 깊은 곳에서는 당신을 정말로 사랑한다는것을 , 당신의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제게 꼭 보여주세요)]
D. <토요일 밤의 열기>가 다시 인용된 영화는?
70년대 대중문화의 키워드로 <토요일 밤의 열기>는 2018년 스티브 스필버그 감독의 ‘최초의 가상현실 블록버스터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Ready Player One)>에 존 트라볼타가 춤추던 스테이지의 불빛과 비지스의 Staying Alive가 완벽하게 재현되어 등장한다.
< 토요일 밤의 열기>는 신나는 음악과 춤으로 포장하고 있지만, 그 속을 찬찬히 들여다 보면 편견 속에서 살아가는 이민자의 고달픈 삶, 반짝이는 무대 위에서만 빛나는 청춘들의 가난한 취향, 신의 존재에 의문을 가지는 젊은 신부 등 사회적인 메시지가 담겨 있다. 토니의 방황과 일탈, 사랑을 통해 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모습에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청춘들에게 공감을 던져주기도 한다. 아무 현실적 욕심 없이 현재를 즐기던 주인공은 결국 고민하던 친구를 잃고, 연인과의 관계도 잘 풀어가지 못한다. 하지만, 신부의 직을 그만두고 돌아온 형이 토니에게 얘기한 “스스로가 옳다고 믿는 일을 하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유일한 방법(The only way you’re gonna survive is to do what you think is right)” 처럼 누구나 청춘의 실수와 아픔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한 자신을 발견하고 바른길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