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무지개 너머 나의 꿈은?

<프롤로그>
영화 <오즈의 마법사(The Wizard), 1939>는 ‘프랑크 배움바움’의 1900년대 동화<위대한 오즈의 마법사/The Wonderful Wizard of OZ>를 영화로 만든 작품이다. 미국 대다수 사람의  정신적 근간을 이루게 하는 home sweet home의 철학이 담겨있기도 한다. 누구나 지루한 일상이나 새로운 것 없는 현실에서 벗어나 동화책이나 꿈에서나 보게 될 ‘무지개 너머’의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현실 속에서의 막연한 권태감을 잊기 위해 멀리 여행을 떠나고 싶어 한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여행하는 동안 두려움을 배우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열망을 품기도 하고, 가장 소중한 건 지금 자기가 있는 곳이며 가장 소중한 사람들은 바로 자기 옆에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기도 한다. 또한, 인지하지 못하고 있던 자신의 숨겨진 능력과 감사하는 마음을 발견하기에 여행은 더욱 소중한 것이다. 오늘 도로시와 같이 노란 벽돌이 깔린 길을 따라 ‘에메랄드 시티’로의 상상 여행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한 감사와 행복을 발견하길 바란다.
<영화 줄거리 요약>
온통 회색빛인 쓸쓸한 캔자스주에서 헨리 삼촌, 엠 아주머니와 함께 사는 금발 머리에  통통하고 붉은 볼을 가진 귀여운 소녀 ‘도로시(주디 갈랜드 분)’는 현실에서 단조롭고 탈출구가 없어 무지개 건너 저편을 동경하던 중, 회오리바람(토네이도)에 휩쓸려 오즈의 나라로 내던져진다.오즈의 나라는 빨강, 노랑, 파랑, 보라, 초록의 다섯 개의 나라로 이루어진 신기한 왕국으로 온갖 이상한 마법을 부리는 마법사와 마녀들이 다스리고 있었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각각 키가 작고 이상한 옷을 입은 쿼들링, 윙키, 뭉크킨, 길리킨 들이다. 도로시는 집으로 되돌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위대한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는 것임을 알고 그를 찾아 긴 여정을 시작한다.

도로시는 애견 토토와 함께 노란 길을 따라 오즈의 마법사가 사는 에메랄드 시티로 향한다. 도중에 만난 제각각 현실에서 불만족스러운 부분이 하나씩 있던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난다. 지능(뇌)을 얻고자 하는 ‘허수아비(레이 볼 거 분)’와 심장을 원하는 ‘양철 나무꾼(잭 헤일리 분)’, 용기를 가지고 싶어 하는 ‘겁쟁이 사자(버트 라 분)’와 함께 오즈의 마법사(프랭크 모간 분)에게 자신들의 소원이 이루어지도록 부탁하기 위해 도로시와 함께 경쾌한 발걸음을 옮긴다.

그러나 가는 도중 많은 문제를 해결해 나감에 있어서, 항상 모든 좋은 생각은 허수아비를 통해서 나오고, 심장이 없어 감정을 못 느낀다는 양철 나무꾼은 캐릭터 중에서 제일 잘 울고, 겁쟁이 사자는 가장 먼저 진격한다. 서쪽 나라 마녀를 물리치고 마침내 만난 오즈의 마법사에 각자의 소원을 이야기하지만 사실 모두 자신이 간절히 원하던 것, 없다고 생각했던 것을 이미 가지고 있었다.알고 보니 평범한 사람이었던 오즈가 커다란 풍선 기구를 만들어서 혼자 날아가 버리는 바람에 허수아비는 에메랄드 시의 왕이 되고, 양철 나무꾼은 서쪽 나라의 나쁜 마녀 대신 윙키의 나라를 다스리기로 한다. 겁쟁이 사자는 동물의 왕이 되어 숲속을 다스린다. 마지막까지 소원을 이룰 수 없었던 도로시는 착한 마녀 글린다의 도움으로 루비 구두를 얻어 뒤꿈치를 세 번 치면서 주문(There is no place like home)을 외워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관전 포인트>
A. 영화 속 나오는 유명한 음악은?
주인공 도로시가 부르는 <무지개 너머/Over the rainbow, 해럴드 앨런 작곡, 하버그가 작사>, <딩동, 마녀는 죽었네/Ding Dong, The Witch is Dead>, <내게 두뇌가 있다면/If Only Had Brain> 등의 노래는 아카데미 삽입곡 상 및 악보 위 2개 부문을 수상했다. 현재에도 어릴 적 동화 같은 꿈에 대한 그리움을 불러일으켜 미국인들이 뽑은 영화음악에서 1위에 올랐다 [Somewhere over the rainbow way up high(무지개 너머 저 하늘 높이 어딘가에) There’s a land that I heard of once in a lullaby(옛날 자장가에서 얘기 들었던 아름다운 나라가 있어요) Somewhere over the rainbow skies are blue(무지개 너무 어딘가에 하늘은 파랗고) And the dreams that you dare to dream really do come true (마음으로 꿈꾸면 정말로 이루어지는 곳이죠)Someday I’ll wish upon a star(언젠가 나는 별을 보고 소원을 빌고)And wake up where the clouds are far behind me (저 하늘의 겹겹이 쌓인 구름 위에서 잠을 깰 거예요)Where troubles melt like lemon drops (근심은 레몬 사탕처럼 녹아버려요) Away above the chimney tops (굴뚝 꼭대기보다 훨씬 높은 그곳에서) That’s where you’ll find me(거기서 날 찾을 수 있을 거예요)Somewhere over the rainbow blue birds fly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파랑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녀요) Birds fly over the rainbow (무지개 너머 어딘가에 새들이 날아다녀요) Why then, oh why can’t I? (그러니 왜,  나라고 날 수 없겠어요?)IF happy little blue birds fly beyond the rainbow(무지개 너머에 귀여운 파랑새들이 행복에 잠겨 날아다니는데)Why oh why can’t I(왜, 나라고 날 수 없겠어요)

B. 1939년의 개봉 영화로는 놀라운 점은?
‘캔자스에 사는 도로시라는 현실적인 공간’은 흑백으로 처리하고, ‘오즈의 나라라는 환상의 공간’은 천연색으로 처리하는 판타지적인 설정은 상당히 획기적인 아이디어였다. 뮤지컬 영화라는 점에서도 상당히 독특한 느낌이 들고, 오즈의 공간과 그 안에 펼쳐지는 환상적인 세계는 마치 70년 뒤의 영화인<찰리와 초콜릿 공장, 2005>을 떠 올리게 할 만큼 굉장히 매력적이며 환상적이다. ‘월터 살레스’ 감독의 로드무비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2004>와 같이 캔자스에 있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마법사를 찾아가는 도로시의 여정과 함께한 세친구가 서로를 돕고 믿고 의지하는 여정에서, 소중한 경험을 얻고 그런 것들이 주인공들의 내면의 깨달음을 통해 성장하게 만들어 준다.C. 밝혀진 오즈의 마법사 실체는?
서쪽 마녀의 빗자루를 가지고 오면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했던 오즈의 마법사는 약속을 미루려고 한다. 그에 강아지 토토가 오즈가 숨어 있던 커튼을 들춰내자 그는 실상 열기구를 타고 마법의 나라에 잘못 들어온 평범한 사람으로 특수효과와 영사기를 사용해 정체를 속여오다가 들통납니다. 하지만 오즈는 허수아비에게 박사학위를 수여 하고, 양철 나무꾼에게는 하트모양의 시계를 선사하고, 사자에게는 훈장을 수여 하여 그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지혜와 마음과 용기를 치하하며 소원을 들어준다.

D. 이 영화와 같이 상상력을 주는 작품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팀버튼, 2010>: 1865년 영국의 동화작가 루이스 캐럴이 쓴 동화로 토끼굴 아래로 굴러떨어진 주인공 앨리스가 이상한 약을 마시고 몸이 줄어들거나 커지기를 반복하면서 땅속 나라를 여행하는 이야기다. 빅토리아 시대의 사회적, 문화적 배경들이 절묘하게 반영된 말장난을 비롯해 어린이들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판타지 세계와 유머들이 작품 곳곳에 녹아 있다.
@ <해리 포터 시리즈, 1997>: 영국의 작가 조앤 롤링이 쓴 판타지 소설로 한 소년의 성장기 통과 의례를 다룬 고전적 이야기이다. 악을 이기는 선의 승리, 우정과 인간관계에 있어 신뢰와 안전, 사랑의 영원성, 다양성의 수용, 편견과의 투쟁, 성인의 유년기 동심 유발 같은 기본적인 욕구를 채워주는 스토리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 미야자키 하야오, 2004>: 19세기 말,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고 있는 유럽의 마을 앵거리를 무대로 삼아, 마녀의 저주로 인해 90세 노인이 된 18세 소녀 소피를 통해 진정한 인생과 사랑의 의미를 전하는 애니메이션이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 팀 버튼, 2005>: 1964년 영국의 작가 로알드 달이 쓴 아동소설. 유명한 거대 초콜릿 공장의 주인인 윌리 웡카의 공장을 견학하게 된 소년 찰리 버킷의 모험 이야기이다.

E. 뮤지컬 영화로 만들어진 배경은?
뮤지컬 영화의 산실로 거듭나고자 했던 제작사 MGM은 1937년 월트디즈니의 뮤지컬 애니메이션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의 흥행을 보며 이를 뛰어넘을 작품을 만들고자 했다. <오즈의 마법사>가 오랜 세월 동안 생명력을 이어오는 이유는, 독특한 상상의 세계를 통해 인간 세상을 은유한 점, 또한 지혜, 사랑, 용기 같은 인간의 기본가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에필로그>
각박한 현실사회 속에서 자신을 결핍을 가진 존재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영화 주인공들은 여정을 통해 서로에 대한 유대감이 생기고 상처와 결핍들을 이해하게 된다. 주인공들은 여행 도중 위기 상황에 몰리면 서로를 구하기 위해 자신에게 결핍되어 있던 것을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꺼내게 된다. 자신의 약점은 결핍이 아닌 관점의 전환으로 회복할 수 있는 장애물임을 깨닫고(도로시는 자신을 기다리는 집(회귀할 공간)이 있었고, 사자는 성에 침투할 때 선봉장으로 용기를 보여주고, 양철 나무꾼은 눈물을 흘리는 따뜻한 감성을, 허수아비는 마녀의 성에 침투할 작전을 짜는 등 지혜를 가지고 있었음) 오즈의 마법사 도움 없이도 스스로 행복한 존재로 다시 태어난 것처럼, 불교에서 얘기하는 일체유심조(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의 철학같이, 결국 자신의 행복과 자신감은 스스로 생각의 관점으로 되찾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요즘과 같은 혼돈의 세상에서 용기를 주는 것은,  사악한 마녀가,  화가 난 도로시가 퍼부은 물벼락에 맞고 황설탕처럼 녹아버렸듯, “착한 힘은 악한 힘보다 강하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