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재화의 무역인문학] 소상공인의 경영은 실시간 복잡적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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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의 경영은 실시간 복잡적응계우리 소상공인들이 처해있는 상황을 보자. 코로나19를 예측한 사람이 있어도, 우리의 일상에 이렇게 큰 영향을 줄지는 몰랐을 거다. 그런데 이런 일련의 상황들이 최근들어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전혀 상상치도 못했던 일, 하얀 줄 알았던 백조에도 검은 백조가 있다는 걸 자꾸 알게 된다. 심지어 이제는 검은 백조라는 말에 놀라는 사람도 없어졌다. 문제는 기업 외적인 환경들이 기업, 특히 맷집이 약한 소상공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복합적으로 끼쳐진다.오프라인 환경으로는 사람들 간의 ‘사회적 거리’가 늘어났다. 잘 만나지도 않지만, 만나도 마스크를 쓰고 만나거나 악수도 꺼려한다. 후배하고 식당에서 저녁을 먹는데, 넓은 식당에 우리 둘만 있어서 마치 전세내고 먹는 기분이었다. 도매상들로 가득찼던 동대문 야시장은 적막감이 나돈다. 날벼락같은 코로나19 때문에 사람들이 ‘집 밖은 위험해’하면서 돌아다니지도 소비하지도 않는다. 덩달아 식당이 한산하고, 길거리 소매상들이 죽을 맛이다. 나도 덕분에 매출이 많이 줄었다. 중국에서 제조업이 중단되어 글로벌 공급망이 약화되었다는 기사도 있고, 배와 비행기가 한국에 들어오기를 싫어하고 중국에 가기를 꺼려해서 운송 기간이 많이 늘었다고 한다. 심지어는 중국에서는 한국 사람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오프라인 환경의 변화는 바로 온라인 환경의 변화로 되먹임한다. 인터넷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옷이나 생활 필수품도 인터넷으로 사들인다. 세상 소식도 아날로그 방송보다는 디지털 방송으로 더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자기 의견을 알린다. 코로나19를 둘러싼 온라인 정치. 경제 토론은 격화되고 있다. 대학들은 개강을 연기하고 온라인 강의로 오프라인 강의를 대체한다. 심지어는 교회와 절 같은 종교 단체들도 절과 교회에서 하는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신하였다.
그런데 사회는 이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분리되어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한국의 정치 경제도 촘촘하게 엮여진 글로벌 환경의 일부분이 되었다. 저멀리 에티오피아의 커피가 풍년이면 한국에서도 원두 커피를 싸게 살 수 있게 될 정도로 되었다. 그렇게 다중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하다보니 무엇이 어떤 것에 영향을 어느 정도 미치는 지를 알 방도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아주 예측 불가능하다거나, 터무니없이 불합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나고 보면 그럴 만한 일이 일어난 데에는 다 그럴 듯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일들은 이른바 복잡계 (Complex system)를 형성하는 요소가 되었다. 그리고 기업들은 그 복잡계에 적응해야 하는 복잡 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를 조직한다. 기업은 외부환경과 동떨어져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열린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회라는 외부환경에 의존하여 성장하고 소멸되어 간다. 따라서 기업은 외부의 변화에 민감해야 하며 그 변화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을 적절히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 중에서도 외부에 영향력이 전혀 없는 소상공인들은 온라인의 변화, 오프라인 변화는 물론이고 그 둘이 합쳐져서 생기는 소소한 변화에도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한다. 종업원과 손님 간의 갈등이 인터넷으로 퍼지면서 한동안 고전했던 어느 식당이 그렇다. 초기에는 종업원이 손님에게 막대한 것으로 동영상이 퍼졌지만, 나중에는 진상 고객과 소심한 종업원 간의 갈등이었다. 아무 잘못이 없지만 그 식당은 실시간으로 타격을 입었다.그렇다면 소상공인들은 이 복잡하고 실시간으로 마구 변하는 복잡계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케네스 포스너는 그의 저작 ‘블랙 스완의 딜레마’에서 자기조직적 임계 (SELF – ORGANIZED CRITICALITY)라는 말을 사용한다. 모래 알갱이를 조금씩 모래언덕에 떨어뜨리면 어느 순간 한 알갱이가 모래사태를 일으키는 역할을 하게된다. 새로운 알갱이들로 증가한 무게가 모래 더미의 압력을 어떻게 변화시켰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면 어느 입자가 위기 시점을 가져왔는 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경제도 마찬가지이다. 경제의 밑바닥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은 그 미세한 분위기를 남들보다 먼저 알 수있다. 하지만, 코로나19나 국제 금융 사태는 미리 소기업들이 알기 어렵다. 세계적인 투자자들도 때로는 큰 손해를 보고, 난다긴다하는 애널리스트들이 500%의 기대이익이 없으면 쳐다보지도 않는 창업 투자사들의 생존율이 일반 기업들보다 높지도 않다. 이런 것을 보면 최고의 컴퓨터로 최대의 정보를 수집한 후 똑똑한 사람들 수만명을 끌어들여 철저하게 분석하며 최상의 대응책이 나올 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보란 수집하면 수집할수록 빈 틈이 생기고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며, 아무리 뛰어난 컴퓨터로 정보를 분석하여도 결국 인간이 그 분석된 자료를 해석해야 한다. 이런 딜레마에 대하여 케네스 포스너는 “더 빠르거나 더 많은 컴퓨터가 우리를 정보과부하로부터 구해주진 않을 것이다. (……) 최선의 길은 어설프나마 대략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중요 원인이 되는 추진 요소들을 누락시킨 채 정밀한 계산을 하는 것보다는 대략적인 판단이 낫다.”
어차피 소상공인들의 경영 방식은 대충이다.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자니 골치 아프고, 너무 적은 것을 고려하자니 세상이 복잡하다. 결국 그 사이에서 내가 아는 정도로 적당한 선에서 늦지 않게 변수를 고려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럼 그 걸 어떻게 해야 오차를 줄일까? 각자 나름대로 소상공인 사장들이 공부하여 적용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장사꾼도 열심히 세상 공부하고 나름대로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소상공인의 경영전략에 대하여 이렇게 쓰는 이유도 필맥스 볼넓은 맨발신발의 성장을 위하여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한 노력 중의 하나이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오프라인 환경의 변화는 바로 온라인 환경의 변화로 되먹임한다. 인터넷으로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옷이나 생활 필수품도 인터넷으로 사들인다. 세상 소식도 아날로그 방송보다는 디지털 방송으로 더 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유튜브에 자기 의견을 알린다. 코로나19를 둘러싼 온라인 정치. 경제 토론은 격화되고 있다. 대학들은 개강을 연기하고 온라인 강의로 오프라인 강의를 대체한다. 심지어는 교회와 절 같은 종교 단체들도 절과 교회에서 하는 예배를 온라인 예배로 대신하였다.
그런데 사회는 이제 오프라인과 온라인이 분리되어 단독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한국의 정치 경제도 촘촘하게 엮여진 글로벌 환경의 일부분이 되었다. 저멀리 에티오피아의 커피가 풍년이면 한국에서도 원두 커피를 싸게 살 수 있게 될 정도로 되었다. 그렇게 다중적으로 연결된 네트워크를 형성하다보니 무엇이 어떤 것에 영향을 어느 정도 미치는 지를 알 방도가 없어졌다. 그렇다고 아주 예측 불가능하다거나, 터무니없이 불합리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도 아니다. 지나고 보면 그럴 만한 일이 일어난 데에는 다 그럴 듯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일들은 이른바 복잡계 (Complex system)를 형성하는 요소가 되었다. 그리고 기업들은 그 복잡계에 적응해야 하는 복잡 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를 조직한다. 기업은 외부환경과 동떨어져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열린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회라는 외부환경에 의존하여 성장하고 소멸되어 간다. 따라서 기업은 외부의 변화에 민감해야 하며 그 변화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다양한 정보들을 적절히 받아들여야만 한다. 그 중에서도 외부에 영향력이 전혀 없는 소상공인들은 온라인의 변화, 오프라인 변화는 물론이고 그 둘이 합쳐져서 생기는 소소한 변화에도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한다. 종업원과 손님 간의 갈등이 인터넷으로 퍼지면서 한동안 고전했던 어느 식당이 그렇다. 초기에는 종업원이 손님에게 막대한 것으로 동영상이 퍼졌지만, 나중에는 진상 고객과 소심한 종업원 간의 갈등이었다. 아무 잘못이 없지만 그 식당은 실시간으로 타격을 입었다.그렇다면 소상공인들은 이 복잡하고 실시간으로 마구 변하는 복잡계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까?
케네스 포스너는 그의 저작 ‘블랙 스완의 딜레마’에서 자기조직적 임계 (SELF – ORGANIZED CRITICALITY)라는 말을 사용한다. 모래 알갱이를 조금씩 모래언덕에 떨어뜨리면 어느 순간 한 알갱이가 모래사태를 일으키는 역할을 하게된다. 새로운 알갱이들로 증가한 무게가 모래 더미의 압력을 어떻게 변화시켰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면 어느 입자가 위기 시점을 가져왔는 지도 이해하기 어렵다. 경제도 마찬가지이다. 경제의 밑바닥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은 그 미세한 분위기를 남들보다 먼저 알 수있다. 하지만, 코로나19나 국제 금융 사태는 미리 소기업들이 알기 어렵다. 세계적인 투자자들도 때로는 큰 손해를 보고, 난다긴다하는 애널리스트들이 500%의 기대이익이 없으면 쳐다보지도 않는 창업 투자사들의 생존율이 일반 기업들보다 높지도 않다. 이런 것을 보면 최고의 컴퓨터로 최대의 정보를 수집한 후 똑똑한 사람들 수만명을 끌어들여 철저하게 분석하며 최상의 대응책이 나올 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 정보란 수집하면 수집할수록 빈 틈이 생기고 더 많은 정보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며, 아무리 뛰어난 컴퓨터로 정보를 분석하여도 결국 인간이 그 분석된 자료를 해석해야 한다. 이런 딜레마에 대하여 케네스 포스너는 “더 빠르거나 더 많은 컴퓨터가 우리를 정보과부하로부터 구해주진 않을 것이다. (……) 최선의 길은 어설프나마 대략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다. 중요 원인이 되는 추진 요소들을 누락시킨 채 정밀한 계산을 하는 것보다는 대략적인 판단이 낫다.”
어차피 소상공인들의 경영 방식은 대충이다.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자니 골치 아프고, 너무 적은 것을 고려하자니 세상이 복잡하다. 결국 그 사이에서 내가 아는 정도로 적당한 선에서 늦지 않게 변수를 고려해서 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럼 그 걸 어떻게 해야 오차를 줄일까? 각자 나름대로 소상공인 사장들이 공부하여 적용하는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장사꾼도 열심히 세상 공부하고 나름대로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소상공인의 경영전략에 대하여 이렇게 쓰는 이유도 필맥스 볼넓은 맨발신발의 성장을 위하여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리기 위한 노력 중의 하나이다.
홍재화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