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넌 나의 친구야(Friend in me)!

<프롤로그>
누구나 꿈을 향해 달려가다가 예상치 못한 장벽에 부딪히면 좌절하고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당신은 소중한 사람이고, 항상 곁에서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는 친구가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 (You’ve got a friend in me: 넌 나의 친구야). <토이 스토리(Toy story), 1995>는 최초의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영화 속 주인공은 앤디의 장난감들로, 그중 카우보이 인형인 우디가 메인 주인공이다. 어느 날 앤디는 장난감 ‘버즈 라이트 이어’를 선물 받는다. 버즈는 자신이 Z 대마왕으로부터 우주의 평화를 지키는 전사 ‘버즈 라이트 이어’라고 굳게 믿는다.  곧 우디와 앤디의 장난감들을 만나며 자신이 고작 장난감 인형이라는 것을 깨닫고 큰 실의에 빠진다. 이에 우디는 “그래 넌 고작 장난감이야. 하지만 네가 장난감이기에 널 기다리는 앤디가 있잖아?”라며 따뜻하게 위로해 준다. 모든 고난에 무릎 꿇고 실패자가 될지라도, 그 과정 자체로 힘겹게 버텨온 당신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  “하늘을 날 수는 없는 우리가 생각하는 기적이란 결국 <멋지게 떨어지는 것>과 같은 노력의 보너스라는 것”을 잊지 말고 살아가야 한다.
<영화 줄거리 요약>
우디(톰 행크스 목소리 연기)는 주인인 앤디가 여러 장난감 친구 중에서도 가장 아끼는 카우보이 인형이다. 그러던 어느 날 유행하는 멋진 날개와 레이저를 가진 최신 액션 인형 버즈(팀 알렌 목소리 연기)를 생일 선물로 받게 된다. 앤디의 관심이 버즈로 옮겨가며 우디는 실의에 빠진다. 한편, 기세등등한 버즈는 자신이 장난감이 아닌, 외계에서 불시착한 우주 전사라고 믿는다. 우디와 버즈는 엄마와 함께 피자집에 가려던 앤디의 동행 파트너로 선택되려고 다투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그들은 앤디가 간 피자 플래닛의 인형뽑기 기계에서 장난감을 난폭하게 다루기로 악명높은 아이 시드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된다. 시드를 벗어나기 위한 위기의 과정을 통해 우디와 버즈는우정과 신뢰가 쌓여 전우가 된다. 한편 버즈는 자신이 진짜 우주 전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실의에 빠지게 되나, 우디의 도움과 격려로 장난감으로서의 진짜 가치를 깨닫게 된다. 현재 <토이 스토리> 시리즈는 철학이 있는 애니메이션으로 4편까지 제작되어 남녀노소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관전 포인트>
A. 장난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장난감들은 자신의 주인인 어린이에게 최고의 사랑을 받다가, 버림받는 걸 가장 두려워한다. 앤디에게 무한한 사랑을 받던 우디는 자신의 자리를 버즈에게 뺏기면서 그 상실감이 더 컸다. 이것은 인간사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인간도 가족이나 조직에서 역할이 미약해지고, 결국은 버려질 것만 같아 하염없이 불안해한다.

B. 자신을 우주 전사로 생각했던 버즈가 자신의 실체를 깨달은 사건은?
자신을 우주 전사로 굳게 믿고 있던 버즈는, 악동 시드의 집에서 TV 속 광고 화면(Not a flying toy: 날지는 못하는 인형)을 통해 자신이 그저 장난감이라는 사실을 알고 좌절하게 된다. 하지만 우디의 도움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깨닫고 또 다른 존재 의미를 찾아 살아갈 용기를 낸다.

C. 라이벌이던 우디와 버즈가 친해지는 계기는?
친구와의 우정, 질투, 화해, 불신, 잊힘에 대한 공포와 불안, 자아 찾기 속에서 버즈와 우디가 화합하게 된다. 버즈가 자신이 장난감임을 받아들이는 그 순간 우디의” 그건 나는 게 아니라 그냥 멋있게 떨어지는 거야”라는 말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고 멋진 우정이 완성된다. 또한, 버즈가 최고의 장난감임을 우디가 인정하는 순간 서로 뜨거운 화해가 이루어진다. 이는 버즈의 우주로 대표되는 미래와 우디의 서부로 대표되는 역사의 교감이 이루어 진 것이다.D. 영화에 나오던 장난감들은?
영화 속에서 장난감들은 비록 어린이를 위한 놀이 기구이지만 정의와 사랑을 아는 소중한 존재로 나온다. 특히 앤디의 장난감들이 우디가 버즈를 질투하여 그를 해코지 하려 한다는 것을 알고, 우디를 절대 도와주지 않는 장면에서 한 번의 실수로 친구들에게 신뢰를 잃기 쉽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앤디의 장난감>
@햄:돼지 저금통이며 충성스러운 우디의 친구
@렉스:좀 멍청하고 둔하지만, 마음 약한 공룡
@보핍: 램프 인형, 우디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녀
@Mr. Potato: 손, 발, 모자, 눈 할 것 없이 모두 분리 가능한 감자
@슬링키: 길게 늘어나는 매력적인 스프링 강아지
@군인 대장: 대단한 리더십으로 무장한 군인 대장
@레니(망원경): 인간의 동태를 잘 살펴 장난감들을 위기에서 구함

E. 장난감을 학대하는 악동 시드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던 전략은?
우디와 버즈는 시드가 학대한 장난감들을 규합하여 시드를 혼내주고, 이사를 하는 앤디의 차로 옮겨타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우디와 버즈가 탄 미니카의 배터리가 다 되어 움직일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한다.  때마침 시드의 폭죽에 태양열로 인한 불이 붙게 되면서 마침내 우디와 버즈는 폭죽을 타고  앤디의 차로 무사히 도착하게 된다.

F. 실의에 빠진 버즈를 설득할 수 있었던 것은?
우디가 “앤디는 널 최고로 생각해. 네가 우주 전사이기 때문이 아니라, 장난감이기 때문에!”라고 일깨운다. 이에 버즈는 자신의 신발 바닥에 새겨진 “앤디”라는 이름을 보고 “서둘러 보안관, 앤디는 우리가 필요하다.”라며 말을 한다. 우리도 자신의 능력이 무엇이든 간에 누군가의 소중한 존재임을 절대 잊어선 안 된다.
<에필로그>
서유석의 노래 <아름다운 나의 사람아>의 가사 중 “장난감을 받고서 그것을 바라보고 얼싸안고 기어이 부숴버리는 내일이면 벌써 그를 준 사람조차 잊어버리는 아이처럼/당신은 내가 드린 내 마음의 고운 장난감처럼 조그마한 손으로 장난하고 내 마음이 고민에 잠겨있는 돌보지 않는 나의 여인아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나의 사람아”를 보면 사람은 자신 이외의 모든 사람과 사물은 오직 자신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으로 착각할 때가 많다. 하지만 주변의 사람들도 쉽게 상처를 받고 사랑받기를 원하는 존재임은 분명하다. 영화 <토이 스토리>에서도 누군가에게 버려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장난감들을 보면서 따뜻한 눈길로 주변의 사람들을 돌아보고 아낌없는 사랑과 배려를 베풀 수 있는 장난감 주인이 되길 기대한다. <토이 스토리 3, 2010>에서 앤디는 성장 후 대학으로 떠나면서, 자신이 아끼던 우디를 옆집 소녀 보니에게 선물하며 아쉬운 이별을 한다. 하지만 그의 마음속엔 어릴 적 꿈을 함께 키웠던 소중했던 친구들과의 추억이 살아 숨 쉬고 있을 것이다.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To infinity and beyond)”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