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호의 영화로 보는 삶] 거절할 수 없는 제안!

<프롤로그>
코로나 사태 이후 사람들은 자신의 패밀리가 아니면 모두 거리 두기로 배척하면서 점점 지구촌이 삭막해지고 있다. 강대국 간의 심각한 무역장벽과 백신 전쟁 국내 모든 부문에서의 이기심과 불신의 현상은 언젠가 코로나보다 더 무서운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타격할 것이다. 영화<대부(The Godfather), 1972>에서 자신의 조직(패밀리)의 제안을 따르지 않으면 이유를 불문하고 모두 무자비하게 제거하는 모습은  현실 사회의 모습과 겹쳐 보인다. 지금 무소불위의 힘을 가졌다고 일방통행하게 되면 언젠가 똑같은 이치로 먼지처럼 사라지게 될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화 줄거리 요약>
1945년, 비토 꼴레오네(말론 브랜도 분)의 딸 코니의 결혼식에는 많은 하객이 몰려드는데, 비토는 뉴욕 마피아 조직의 우두머리로서 주도면밀하게 뒤탈이 없이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이다. 막내아들 마이클(알 파치노 분)도 2차대전에서 해병대 장교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다. 한편 나탈리아 가문의 마약밀매 조직 두목 버질 솔로조가 비토를 찾아와 자신의 마약 사업에 돈을 투자하고 정치적 연줄을 써서 보호해 달라고 부탁하지만 비토는 마약 사업에 뛰어들면 정치적 연줄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판단해 거절한다.수상함을 느낀 비토는 자객을 보내 이들의 속셈을 알아낼 것을 지시하지만 오히려 솔로조에게 살해당한다. 그리고 얼마 뒤 솔로조 패거리는 비토를 총으로 습격한다. 이후 비토의 아들 마이클이 병원에서 아버지를 2차 암살하려는 시도를 저지하고 큰형 소니는 브루노 타탈리아에 대한 살인 청부로 보복한다. 마이클은 솔로조와 부패한 뉴욕 경찰 맥클러스키를 죽일 계획을 세운 뒤 브롱크스의 식당으로 불러내고는 화장실에 전날 숨겨 둔 총으로 그들을 살해한다. 이에 뉴욕의 다섯 마피아 가문은 전면전에 돌입하고, 마이클은 이탈리아 시칠리아로 피신한다.

카를로가 동생 코니를 폭행하자 소니는 카를로를 거리에서 때리고 한 번만 더 그랬다간 죽이겠다고 경고한다. 그런데도 카를로가 또다시 코니를 폭행하자 소니는 차를 몰고 그들의 집으로 가다가 고속도로 요금소에 매복한 경쟁조직에 살해당한다. 시칠리아로 피신한  마이클은 시골 처녀 아폴로니아를 만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지만, 자신을 죽이려던 자동차 폭탄 때문에 아폴로니아가 대신 죽고 만다. 비토는 아들 마이클을 보호하기 위해 타탈리아 조직의 헤로인 사업에 대한 반대를 철회하고 소니의 죽음에 대해 복수하지 않겠다고 다른 마피아 가문에 약속한다.

마이클은 집으로 돌아와 집안의 사업에 입문하고 첫사랑 케이와 결혼한다. 이후 마이클은 가문의 우두머리가 된다. 아버지인 비토는 심장마비로 죽고 장례식날 비토가 생전에 경고했던 배신의 신호를 감지한 마이클이 뉴욕 마피아 5대 가문의 보스들을 제거하자 꼴레오네 가문의 조직원들은 마이클을 ‘돈 꼴레오네’라 부르며 경의를 표하며 명실공히 마피아의 대부로 자리 잡는다.
<관전 포인트>
A. 대부의 의미는?
누군가 어려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대부인 내가 먼저 당신한테 은혜를 베풀어 준다. 그것은 돈을 받고 해주는 일이 아니라 나의 정의이며 우정으로 베푸는 것이다. 대신 내가 필요할 때 당신도 나를 도와야 한다”라는 악마의 거래를 한다. 즉 대부의 은혜를 입는 순간, 그는 대부의 지배와 조종 아래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돈 꼴레오네는 이런 식으로 세상에 드러나지 않는 저 깊은 어둠의 세계에서 꼭두각시들을 조종하는 권력의 손이 되는 것이다. 꼭두각시를 조종하는 손은 바로 우리 삶 속에서 존재하는 검은 거래를 암시하기도 한다.

B. 마이클은 어떤 사람인가?
마이클 꼴레오네는 조직범죄라는 가업에서 벗어나 2차 대전에 대위로 참전한 후 돌아온다. 아버지 비토는 그가 암흑가의 보스가 아닌 상원의원이나 주지사가 되어 권력자의 꼭두각시가 아닌 떳떳한 리더로 살아가길 기대했다. 하지만 아버지가 총격에 쓰러지면서 결국 지하세계의 힘과 생존이라는 피와 야망의 폭력적 저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패밀리 수장의 역할을 물려받게 된다.

C. 영화가 아카데미상을 휩쓴 이유는?
이 영화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각본상을 받았다. 그리고 레진 덩이를 어금니 사이에 물고 마피아 보스를 실감 나게 연기한 말론 브랜도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대부>는 가장 위대한 미국 영화 중 하나이며 꼴레오네라는 인물의 표현을 좋아한 사람뿐 아니라 이 영화를 지혜의 샘으로 여긴 사업가까지 남녀불문하고 모두 좋아하는 영화이다. 코폴라 감독은 침대에 놓인 죽은 말머리, 소니의 살해 장면, 햇살 좋은 돈 꼴레오네의 안마당에서 열리는 결혼식 파티, 새로운 꼴레오네의 세례가 이루어지는 동안 암살이 진행되는 마지막 장면 등 대담하고 직감적이며 장엄한 장면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시민 케인>과 함께 영화사의 전설이 되었다. 비토의 젊은 시절을 연기한 로버트 드니로가 출연한 <대부2, 1974, 아카데미6 개 부문 수상>, 알파치노의 60대 연기를 담은 <대부3, 1990>가 개봉되었다.D. 비토 꼴레오네의 잔혹한 경고는?
유명 가수인 비토의 대자인 조니는 영화에 출연하려고 비토의 도움을 받고 싶어 한다. 비토는 자신의 고문 변호사 헤이건을 보내 영화 제작사 사장인 잭 월츠를 설득하지만 월츠는 거부한다. 이튿날 깨어난 그는 침대에 자신이 아끼는 종마의 목이 잘려 놓여 있는 것을 보고 기겁하여 바로 비토의 제의를 수락하게 된다. 이렇게 비토는 항상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통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냈다. 그러면서 그는 <친구는 가까이에, 적은 더 가까이에 두어야 한다>, <적이 절대 너의 생각을 알지 못하게 해라>, <적을 미워하지 마라, 판단력이 흐려진다>라며 주도면밀한 전략을 통해 암흑가의 대부로 군림한다.

E. 부인 케이가 기대한 마이클은 ?
부인 케이는 마이클이 합법적인 사업을 하기를 기대하고, 이에 마이클도 5년 내로 집안의 모든 사업을 합법적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피의 복수는 계속되고, 나중에는 자신의 형인 소니를 죽게 하는데 가담한 처남 카를로의 살해를 지시하게 되면서 동생의 원한을 사게 되고 잔혹한 대부로 변하게 되자 부인은 그를 증오하게 된다.
<에필로그>
엄숙하고 고상한 척 권력과 돈을 휘두르는 사람들의 뒷모습에는 무서운 음모와 잔인한 복수가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폐지를 팔아 모은 돈으로 대학교에 장학금을 희사하는 그런 따뜻한 마음은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사람은 언젠가 생을 마감한다는 진리를 잊지 않는다면, 자신의 힘과 돈을 탐욕과 술수에 쓰지 않고 인류애를 빛낼 수 있는 곳에 의미 있게 쓸 수 있다. 자신을 추종하는 패밀리가 아닌 사람과는 소통과 설득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제거해 버리는 그런 비인간적 삶은 영원할 수 없다. 영화의 OST(Speak softly love)처럼 사랑이 삶의 소중한 가치임을 다시 한번 생각해본다.

서태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